해양 플랜트 수주 끊기며 ‘온산 2공장’ 매각 추진 LNG 가스선 선도로 돌파?···강 사장 해법에 이목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최근 이사회를 열어 울산 울주군 온산해양2공장을 매각하기로 했다. “유휴자산 매각 차원”이라는 설명이 따랐지만 해양플랜트 수주가 끊기면서 2년 전 가동이 중단된 데 따른 예견된 조치다. 2012년에 문을 연 이 공장은 한때 1000명이 넘는 근로자가 근무했지만 조선 업계 불황에 따라 6년 만에 빈터로 남게 됐다.
이번 매각은 강 사장을 비롯해 조선 업계에도 예상했던 사안이다.
업계 특성상 2~3년 전의 수주 물량에 따라 현재 추산이 가능한 만큼 부지 매각이 시간문제란 시각이 우세했다. 일각에선 유가 상승으로 업계가 화황일 때 해양플랜트 수주 물량이 증가하면서 현대중공업이 온산 공장을 ‘임시 방편’으로 사용했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온산 공장에서 관련 장비를 임대로 활용하고 암벽 등은 다른 회사와 계약을 맺어 수주 물량 증가에 대응했다. 밖에서 보는 만큼의 큰 충격은 없다는 설명이 나온다.
다만 일자리 창출과 지역 경제면에서는 우려가 제기된다. 현대중공업은 조선업 불황으로 ‘조직 슬림화’를 단행하면서 이 공장 근무자 중 필수인력을 제외한 상당수 인력을 무급순환휴직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노조에 제시했다. 무급순환휴직이 실제로 시행되면 1974년 창사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울산시의회는 ‘현대중공업 살리기’ 일환으로 오는 21일 청와대와 국회를 직접 찾아가 ‘현대중공업 공공입찰 참가 제한 유예촉구 건의문’을 제출할 계획이다. 이는 현대중공업이 과거 ‘원전부품 납품청탁’ 사건에 따라 ‘부정당업자’로 등록돼 공공선박 발주 사업에 참여할 수 없게 된 것을 풀어달라는 요청이다. 정부가 지난 4월5일 ‘조선산업발전전략’을 발표하면서 조선업에 5조5000억원 규모의 공공선박을 내년까지 발주했는데 이를 수주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셈이다. 앞서 울산 지역 정치권과 재계를 중심으로 조선 경기를 살리기 위해 현대중공업의 입찰참가 제한을 유예해 달라는 목소리가 꾸준했다.
올해 초부터 강환구 사장이 어려움을 예상했던 것에서 해결책을 제시할 것이란 목소리도 높다. 강 사장은 올 신년사에서 “우리 앞에는 매출 감소, 일감 부족, 시황 회복 지연 등 수많은 난관이 놓여있다”며 “물량은 더욱 줄어들어 힘든 한 해를 보내야 한다”며 “특히 해양사업은 몇 달 후면 일감이 완전히 바닥을 드러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생존을 건 치열한 수주 경쟁 속 가장 중요한 요소는 가격”이라며 “모든 불요불급한 경비를 축소하는 긴축 경영을 통해 원가경쟁력을 높여 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위기 인식 속 LNG(액화천연가스)선을 포함한 새로운 시장 선도가 해법으로 평가받고 있다. LNG선은 국내 조선사들이 한발 앞선 기술력과 건조 경험으로 전 세계 발주를 싹쓸이 하고 있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올해 발주된 대형 LNG선 32척 모두 한국 조선사들이 수주했다. 현대중공업 14척, 대우조선해양 12척, 삼성중공업 6척 순으로 나타났다. 강 사장은 “친환경 기술에 대한 R&D를 확대해 더욱 다양한 선종의 LNG연료 추진선을 개발함으로써 새로운 시장에서도 선도적 위치를 다져 나가겠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분기 매출액 3조1244억원에 영업손실 175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시장이 예상한 매출 3조1314억원에 영업손실 1146억원을 대폭 하회한 성적이다.
다만 현대중공업의 7월 말 기준 신규수주 누계는 79억 달러로 목표인 132억달러 대비 59.8%의 달성률을 기록했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LNG와 LPG 등 가스선 중심의 영업으로 현대중공업의 강점이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전문가들 사이에선 당분간 조선 업계 어려움이 지속할 것이란 전망이 있다”면서 “해양 플랜트가 어렵다고 하면 다른 곳에 비중을 높여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뉴스웨이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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