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Herstory」 기획전시 공모전에 선정된 1개 팀 전시성폭력·차별 피해 경험 후 살아남은 여성들의 생채기와 삶 조명
광주여성재단(대표이사 염미봉)은 재단 8층 여성전시관에서 ‘After After THAT : 이후의 이후’ 전시회를 오는 31일부터 10월 31일까지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 전시는 여성문화예술콘텐츠 자원을 발굴하고 작가 및 기획자의 창작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광주여성재단이 올해 처음 추진한 제1회 「Herstory」 기획전시 공모전에 선정된 3개 팀 가운데 1개 팀이 선보이는 자리다.
전시는 가정폭력과 성폭력 등 여성으로 살아오며 겪은 크고 작은 폭력을 조명하고, 폭력을 당한 뒤 그녀들이 살아온 이야기들을 담아낸다. ‘살아남은 우리는 어떻게 살아오고 있는가’를 부제로 삼은 이 전시는 폭력에 대한 경험 이후의 삶에 대해 고찰하는 방식으로 전개될 예정이다.
참여작가는 민경과 레레, 혜라 등 ‘여성작가’라고 이름 붙여진 청년예술가 3명이다. 이들은 작가이기 이전에 ‘여성’이란 이름으로 성폭력과 가정폭력, 동성애 등에 대한 경험과 상처를 지니게 됐고 이를 바탕으로 해 예술작가 활동을 벌이고 있다. 해서 이들은 부모 혹은 타인이 지어준 성(姓)과 이름을 버리고 스스로 이름을 지어 살아남아서 영상과 평면회화, 조각, 출판과 디자인 등 다양한 장르에서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며 예술작품 활동 중이다.
이들은 지난 5월 서울 합정동 ‘탈영역 우정국’에서 진행된 2018한국여성아트페어 제1회 ‘여성이 여성을 되찾다’ 전시에서 만난 뒤 이번 기획전을 준비해 광주여성재단의 문을 두드렸다.
이번 전시에서는 레레의 도자기와 조각, 헤라의 출판 디자인물, 민경의 영상작품과 회화, 관객 참여형 프로젝트물 등을 만날 수 있다. 전시를 통해 작가들은 여성폭력 피해에 대한 왜곡된 사회적 시선을 고발하고 피해자와 소수자들의 생채기에 주목함으로써 ‘평등’과 ‘인권’에 대한 가치 공유를 메시지로 던질 것이다.
실제로 레레는 가슴과 심장이 뻥 뚫려 공허한 모양새를 하고 있는 인체 조각을 통해 여성이기에 겪었던 추행 등의 폭력이 준 상처를 드러낼 방침이다. 자신이 겪은 일들이 추행임을 인식한 이후부터 흐트러진 일상의 파편을 조각으로 승화시켰다. 흙을 굽고 구워진 흙을 다시 녹여 식히며 엉겨 붙게 하는 과정을 통해 레레는 폭력이 주는 심리적 외상의 치유와 수습을 반복한다.
또 혜라는 자신을 순종적인 여성으로 길러내려는 엄마를 거부하며 발생한 충돌을 시작점으로 해 소수자들의 삶을 노래하는 작업까지 선보이고자 한다. 2018한국여성아트페어의 기획자이자 동동출판사 대표이기도 한 혜라는 여성과 퀴어에 관한 작업을 이어오고 있는 작가다. 소수자로서 살아남음에 대해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기록하는 과정을 작품화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민경은 성폭력을 당한 여성, 집에서 탈출한 장녀, 성소수자 등 사회적 약자들의 정체성 이야기를 화두로 하는 작품들을 전시할 방침이다. 20호 캔버스 9개와 마스킹테이프로 완성한 작품 ‘아버지가 딸에게 용돈처럼 준 것들과 그것으로 딸이 사먹은 것들’, 영상 ‘계란으로 바위치기’ 등을 선보이며 여성폭력이라는 불편한 진실을 직설적으로 발화하게 된다.
작가들은 “사람들은 종종 폭력에 대한 피해 사실에 관해 지나치게 집중한 나머지 피해당사자들의 삶에 관해서는 잊어버린다”며 “피해 사실 이후에 당사자들은 어떻게 살아남고 있는가를 우리는 더 지켜보고 응원해야 한다는 생각에 작업을 하게 됐고 전시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또 이들은 “작가이기 이전에 여성폭력 당사자이기도 한 우리의 삶을 바탕으로 한 작품들을 통해 가장 사적인 이야기들을, 가장 공적인 자리에서, 가장 예술적으로 외치며 우리는 이렇게 살아남아 이렇게 살아가고 있다고 외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이번 전시 오픈식은 31일 오후 2시 광주여성재단 여성전시관에서 진행된다.
염미봉 광주여성재단 대표이사는 “여성 관련 문화예술콘텐츠 자원을 발굴하고 작가 및 기획자의 창작활동 지원과 미술전시문화 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해 기획전시 공모전을 올해 처음 추진해 전시를 열게 됐다”며 “이를 통해 광주여성재단 여성전시관과 연계한 예술인들의 교류와 참여가 증진되고 다양한 전시문화를 시민이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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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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