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배제’ 놓고 공방···이달 처리 불투명규제 완화 맞춰 증자하려던 케이뱅크 ‘울상’ 건전성 확보 차원서 상품 판매·중단 되풀이 후속 증자 추진하지만 특례법 없인 어려워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1소위원회는 지난 24일과 27일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 처리방안을 논의했지만 여야간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했다.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보유 한도를 현행 10%(의결권은 4%)에서 34% 수준까지 상향하자는 데는 어느 정도 뜻을 모았으나 세부 사항에 대한 이견으로 인해 막판까지 진통을 겪고 있는 탓이다.
쟁점은 은산분리 완화 범위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재벌 사금고화를 막으려면 자산 10조원 이상의 대기업(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을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자유한국당은 모든 산업자본에 허용해야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인터넷은행 특례법의 8월 임시국회 통과가 어려워졌다. 경우에 따라서는 9월 정기국회로 넘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를 바라보는 케이뱅크 측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례법 처리가 무산돼 자본 확충이 어려워진다면 경영에 차질을 빚을 수 있어서다. 케이뱅크 측은 지금도 건전성 유지를 위해 일부 대출 상품과 마이너스통장의 판매 중단을 반복하고 있다. 이 가운데 후속 증자가 조속히 이뤄지지 않는다면 최악에는 대출 영업이 중단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특히 특례법 처리를 놓고 정치권이 공방을 거듭하면서 케이뱅크의 후속 증자도 두 달 넘도록 갈피를 잡지 못하는 실정이다. 규제 완화와 함께 주요 주주인 KT를 앞세워 대규모 자본 확충에 나설 것으로 예상됐으나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자 각 주주가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케이뱅크는 당초 1500억원 규모로 계획했던 2차 유상증자에서 300억원만을 수혈하는 데 그쳤다. 일부 주주의 이탈이 점쳐지면서 추가 자금 확보가 제한적이라는 판단에 따라 KT와 우리은행, NH투자증권 등 3대 주주만 의결권이 없는 전환주를 떠안는 방식으로 급한불을 끈 것이다. 이는 20곳에 달하는 모든 주주가 지분율대로 참여하지 않으면 증자가 어려운 주주구성 그리고 은산분리 규제에 기인한다.
일단 케이뱅크 측은 올 하반기를 목표로 앞서 불발된 1200억원 규모의 추가 유상증자를 추진한다는 입장이지만 국회에서 ‘특례법’이 처리되지 않는다면 그마저도 성공을 낙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물론 규제가 완화되더라도 KT의 ‘공정거래법 위반 전력’이라는 장애물이 남아 있지만 최소한의 여건조차 만들어지지 않는다면 주주사가 선뜻 자금을 내어주지 않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은 결코 케이뱅크에 결코 긍정적이지 않다는 게 금융권의 중론이다. 상품 판매 중단과 재개가 반복된다면 경쟁력과 신뢰가 크게 떨어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게다가 케이뱅크 측은 자금 사정으로 부동산 대출 상품 출시나 신용카드 등 신사업을 추진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산분리 규제 완화 없이는 케이뱅크를 둘러싼 불확실성도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며 “인터넷은행에 성장 토대를 마련해준다는 취지를 살려 정치권이 조속히 타협점을 찾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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