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능력 되는데 대출 왜 막나"···청년 사다리와 집값 사이 '규제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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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 되는데 대출 왜 막나"···청년 사다리와 집값 사이 '규제 딜레마'

등록 2026.07.15 17:32

문성주

  기자

15일 부동산 금융 정책 국민 토론회···대출 규제 두고 찬반 갈려2030 실수요자 완화 요구···전문가들은 "집값 재자극 우려"이억원 '부동산·금융 절연' 재확인···일률적 총량관리 보완 과제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15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학계·전문가, 금융/주택·건설업계, 일반 국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한 부동산 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부동산정책 전반에 대해 논의했다. 사진=금융위원회이억원 금융위원장이 15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학계·전문가, 금융/주택·건설업계, 일반 국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한 부동산 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부동산정책 전반에 대해 논의했다. 사진=금융위원회

"시드 모아서 집을 사라고 하는데 악착같이 모아도 반년 만에 (집값이) 수천만원, 수억원이 오릅니다. 능력이 되고 대출을 받고 싶으면 대출을 받을 수 있게 해주세요. 왜 자꾸 희망을 없애고 사다리를 걷어 차는 겁니까?"

"가계대출 관리 기조를 이어가는 이유가 나라 빚이 많아서 그렇다는 건 알겠습니다. 그런데 이전 세대들이 무리해서 받은 대출을 왜 우리한테 떠넘기는 건지 이해가 안 가네요. 이전 세대들은 전세 갭투자 등으로 집을 마련하곤 했는데, 지금 2030 세대는 전세도 없애고 대출도 규제하니 어떻게 내집마련을 할까요?"

15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부동산 금융 정책 국민 의견 경청토론회'에서는 청년 등 실수요자 대출, 전세대출, 정비사업 이주비대출 규제를 놓고 찬반 의견이 맞붙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6·27 대책 이후 '부동산과 금융의 절연'을 목표로 가계대출의 양과 질을 관리해 왔다고 밝혔다. 다주택자 주택담보대출과 사업자대출의 용도 외 유용 등 투기적 대출 수요에는 엄정 대응하는 한편 생애최초 주택구입자와 정책모기지 이용자의 주거 기회는 보호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 위원장은 가계부채 관리와 실수요자 보호를 함께 풀어야 할 과제로 제시했다. 가계부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도 청년과 무주택자의 주거 사다리를 보호하고, 실수요와 투기 수요를 정교하게 구분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청년대출을 둘러싼 시각은 엇갈렸다. 이대열 대한주택건설협회 정책본부장은 지원이 없으면 상환 능력보다 부모의 자산이 주택 구입을 좌우해 청년층 내부 격차가 커진다고 봤다. 반면 박선영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공급이 제한된 상태에서 금융 지원만 늘리면 청년이 사야 할 집값까지 오른다며 이를 "목마른데 급하다고 소금물 마시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서영수 SK증권 상무는 청년이라는 이유만으로 일괄 지원하기보다 실수요자를 다시 정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강남 주택을 산 2030의 자금조달계획을 보면 상당액을 부모나 조부모에게 의존하는 만큼, 자산 배경을 따지지 않은 지원은 또 다른 가격 상승을 낳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김영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논의를 총량규제의 한계로 확장했다. 그는 "대출의 양을 줄이는 정책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다"며 고가주택·다주택자·고액 대출자에게 거시건전성 관리부담금을 차등 부과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저가주택 실수요자는 보호하고 사회적 자본인 대출을 과도하게 쓰는 차주에게 추가 비용을 물리자는 취지다.

전세대출도 복지와 집값 사이에서 갈렸다. 김미루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보증부 전세대출이 월세보다 낮은 주거비를 가능하게 하지만 전셋값 상승 부담도 키운다며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 상무도 비투기지역과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하되 투기지역의 확대는 시장 불안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주비대출은 공급 문제와 맞물렸다. 이대열 본부장은 다주택자 이주비대출 제한이 조합원의 금융 부담과 분담금을 키워 결국 분양가 상승과 정비사업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장은 반대로 규제를 풀면 서울 고가 지역과 실거주하지 않는 조합원에게 혜택이 집중될 수 있다며 원칙 유지를 주문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15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학계·전문가, 금융/주택·건설업계, 일반 국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한 부동산 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부동산정책 전반에 대해 논의했다. 사진=금융위원회이억원 금융위원장이 15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학계·전문가, 금융/주택·건설업계, 일반 국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한 부동산 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부동산정책 전반에 대해 논의했다. 사진=금융위원회

결국 관건은 대출규제를 풀지 말지의 양자택일이 아니라 누구를 실수요자로 볼지, 어떤 주택과 지역에 예외를 둘지를 구체화하는 데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날 제기된 의견을 오는 23일 대통령 주재 부동산 대토론회에서 다시 논의해 정책 보완에 활용할 계획이다.

끝으로 이 위원장은 "부동산 문제는 실타래처럼 많이 얽혀 있고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서 여러 면이 보인다"라며 "한쪽에서는 여러 이유로 대출을 풀자, 다른 쪽에서는 현재 부동산 상황을 고려해 규제를 더 강화해야 한다 등 여러 의견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복잡한 실타래를 풀어가며 마지막에 더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무엇인가를 살펴가는 과정"이라며 "의견들을 모아 23일 대토론회에서 충분히 논의하고 더 나은 우리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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