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경기 구리경찰서는 "인명피해가 크고, 사고원인이 명확하지 않아 황씨에 대한 사전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황민은 지난 27일 오후 11시 13분쯤 경기 구리시 강변북로 남양주 방향 토평나들목 인근에서 만취 상태로 크라이슬러 닷지 SRT 헬캣 스포츠카를 몰고 가다 갓길에 정차 중이던 25톤(t) 화물차를 들이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황민이 운전한 차량의 블랙박스도 공개됐다. 해당 블랙박스 영상에서 황민은 차선을 변경하며 차들을 추월, 빠른 속도로 주행했다. 황민은 1차선에서 2차선으로 차선을 이동, 앞서가던 버스를 추월하기 위해 갓길로 차선을 변경한 순간 갓길에 세워 둔 25톤 화물차를 그대로 들이받았다. 황민의 차량은 화물차와 1차 충돌 후 화물차 앞쪽에 주차된 작업차량과 2차로 충돌한 뒤에야 멈춰 섰다.
이 사고로 황민이 운전하던 차량에 타고 있던 5명 가운데 A(20·여)씨와 B(33)씨 등 2명이 숨지고 황민을 비롯한 3명이 부상을 입었다.
사고 당시 황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04%로 면허 취소에 해당하는 수치였다. 황민과 동승자들은 이날 공연 때문에 모였다가 함께 술을 마신 뒤 이동하다가 사고가 난 것으로 조사됐다.
동승자 4명은 박해미가 운영하는 해미뮤지컬컴퍼니 소속 배우인 것으로 알려졌다. 황민은 아내 박해미와 함께 해미뮤지컬컴퍼니를 운영 중이었다. 황민 일행은 이날 뮤지컬 공연 관련으로 모였다가, 함께 아시안게임 8강전을 관람하며 음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황민 일행은 '2차' 음주 장소를 가려고, 운전대를 잡았다고 사고가 났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황민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을 분석하는 한편 화물차량의 갓길 정차가 불법인지도 살펴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블랙박스에 내부 음성이 녹음되어 있지 않아 구체적인 사고 경위를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생존자들이 회복하는 대로 조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박해미 남편 황민은 캐나다 교포 출신의 공연 연출가다. 초등학교 졸업 이후 캐나다에 이민을 갔던 그는 한국에 들렀다가 박해미가 출연했던 1인극 ‘각시 품바’를 보고 팬이 됐다. 두 사람은 1995년 결혼했다. 황씨는 박해미보다 9세 연하다.
사고소식을 접한 박해미는 지난 28일 "내가 죽어서라도 용서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경찰 조사는 물론 장례식, 보상 등의 문제에 있어서 내 모든 것을 내놓고 성실하게 임하겠다"는 심경을 밝혔다. 박해미는 예정돼 있던 뮤지컬 ‘오! 캐롤’ 프레스콜에 불참했다.
뉴스웨이 김선민 기자
minibab35@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