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kWh 초과시 산업용전력 사용하는 약관 위배과거 지적에도 시정조치 미흡, 시정조치 강화해야
16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이훈 의원(서울 금천구, 더불어민주당)이 한전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의하면 지난 2013년부터 2017년까지 농사용전력을 사용하는 고객 20곳에서 산업용전력을 사용해야 함에도 분리계약을 통해 농사용전력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5년간 182억8400만원 가량의 전기요금 혜택도 누렸던 것으로 밝혀졌다.
한전의 기본공급약관 시행세칙 제10조에 따르면 전력계약은 기본적으로 하나의 사용자가 1개의 전기사용장소에서 1개의 공급전력으로 계약이 이뤄져야 한다. 기본공급약관에서도 사용자가 다르거나, 계약종별이 다르지 않는 한 분리계약이 될 수 없도록 규정돼 있다.
기본공급약관 제60조에는 농사용전력(을)의 경우 계약전력 1,000kW 미만은 농사용전력(을)을 사용할 수 있지만, 1000kW이상이 되면 산업용전력(을) 적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예외적으로 농·축·수산물 협동조합이나 어촌계에서 운영하는 보관시설이나 냉동시설에 대해서는 1000kW가 넘어도 농사용(을)전력을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 의원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농사용(을)을 사용하는 고객 20곳에서 고객명, 상호명, 사업자번호 및 전기사용장소가 동일함에도 농사용전력을 분리해서 계약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고객들은 협동조합이나 어촌계와는 무관한 개인 또는 기업명의 고객으로 분리된 계약용량을 모두 합하면 1,000kW가 넘었다.
이 고객들이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간 농사용전력을 사용하고 납부한 요금은 총 127억4840만원으로 나타났다. 반면 이 고객들이 정상적으로 산업용전력요금을 적용받았다면 납부했어야 할 전기요금은 총 310억3240만원으로 산출됐다. 즉, 182억8400만원 가량의 전기요금이 계약관리 미흡에 의해 면탈되고 있었던 것이다.
한전 측은 계약용량이 1000kW를 넘어갈 정도면 이는 기업농으로 볼 수 있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사행위를 위한 전력사용보다는 사실상 농수산품 가공공장의 형태로 전력을 사용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농사용전력이 분리계약된 한 고객의 경우 양돈기업으로서 양돈장과 폐수처리장을 각각 990kW 용량으로 농사용 계약을 하고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종별요금을 규정한 한전의 공급약관 준수여부에 대한 점검도 허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분리된 계약용량을 합치면 1000kW는 넘지 않지만, 같은 고객명에 같은 전기사용장소임에도 농사용전력이 분리계약되어 있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한전은 이에 대해 2012년까지 존재했던 농사용(병)전력이 폐지되고 농사용(을)로 전부 전환되면서, 당시 농사용(병)도 계약을 하고 있던 고객들이 (을)로 바뀐 뒤에 농사용(을)전력계약을 2개 이상으로 보유하게 된 경우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한전은 이와 같은 분리된 농사용전력 계약 사례를 지난해 한 차례 지적받았으나, 해당 지적사례의 고객만 올해 산업용으로 변경했을 뿐 다른 사례들에 대해선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훈 의원은 “농민들의 부담을 낮추기 위해 산업용전력보다 값싸게 공급하는 농사용전력에 일부 기업농이 요금혜택을 보고 있다”며 “한전이 이러한 분리계약을 방치하는 것은 농사용전력을 운영하는 취지를 훼손하는 행위이자 성실히 산업용전력을 쓰는 기업농에 대한 차별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한전에서는 공급약관을 위반한 사례들에 대해 상시적 감사체계를 운영 중이라고 설명하지만 정말 실질적인 행동이 뒤따랐는지에 대해 의문이 든다”며 “농사용전력처럼 특히 값싸게 공급되는 전력종별에 대해선 공급약관에 위배되는 사례들이 있는지 더욱 꼼꼼히 감사해 잘못된 계약에 대해서는 시정조치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주혜린 기자
joojoosky@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