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회장, 중장기 전략 준비 당부할 듯LG그룹 이끌 차새대 사업 찾기에 집중사업 평가 뒤 연말 인사에도 영향 미쳐
26일 재계 등에 따르면 LG그룹은 29일부터 약 한 달간 각 계열사의 하반기 사업보고회를 진행한다. LG화학을 시작으로 LG생활건강,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유플러스 등 주요 계열사 CEO들이 구 회장과 독대를 통해 사업 보고 및 전략을 논의할 예정이다.
LG는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누어 사업보고회를 진행하는데 상반기에는 중장기 사업전략을 논의하고 하반기에는 사업에 대한 평가와 내년도 전략을 세우는데 집중한다. 또 이때의 사업 평가는 연말 임원인사를 앞두고 진행되는 마지막 평가단계이기도 하다.
이번 사업보고회는 구 회장이 지난 6월 회장으로 취임한 후 처음으로 주재하는 것인 만큼 어느때보다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구 회장은 사업보고회와 이어지는 연말 정기 인사 등을 통해 ‘구광모 체제’를 본격화 할 것이란 예상이다.
그동안 구 회장은 대외 활동 대신 그룹 현안 점검과 업무 파악, 미래 구상 등에 집중하면서 경영 보폭을 넓혀왔다. 지난 9월 LG R&D의 중심인 마곡 사이언스파크를 방문하는가 하면 최근에는 평양회담 특별수행단에 포함돼 평양을 다녀오는 등 총수로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조용히 경영활동을 넓혀온 구 회장이 지난 4개월간 LG그룹을 이끌기 위한 청사진을 그렸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번 사업보고회를 기점으로 구 회장이 구상하고 있는 LG의 밑그림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흘러나오는 이유다.
구 회장은 이번 보고회에 각 계열사의 투자 현황과 신규 사업 추진 현황 등을 중심으로 단기 성과보다는 중장기적인 전략 위주로 준비 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보고회의 첫 주자인 LG화학은 전지사업과 생명과학 사업 등을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 사업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LG화학은 중장기적인 그룹의 투자를 요청할 것이란 예상이다. 2020년 중국 정부가 중국 업체에 지원하는 보조금 제도가 사라지고 난 뒤 경쟁을 하기 위해서는 생산능력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다. 그룹차원의 투자 지원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LG전자의 경우 올해 인공지능과 로봇사업, 전장 등에 주력해온 만큼 이에 대한 성과를 공유하고 미래 투자 계획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올해 모든 가전에 AI를 탑재하고 ‘LG 씽큐’ 브랜드 강화에 힘을 쏟았다. 또 전장 사업에서는 오스트리아 전장 기업 ZKW를 인수했으며 로봇 사업에서는 로보스타, 보사노바 로보틱스 등에 투자를 단행했다. LG전자의 아픈 손가락인 스마트폰 사업 전략도 주요 이슈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3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3분기 만에 영업적자에서 탈피했지만 중장기 전략이 중요한 때다. LCD 수익성 확보다 OLED 사업 경쟁력 강화 등 중장기 전략이 핵심 내용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사업보고회 이후 이어질 연말 인사와 그룹 사업구조 재편에도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서는 변화의 속도를 내기 위한 방안으로 LG그룹 인사가 빠르게 이뤄질 것이란 예상을 내놓기도 했다. 지난 7월 깜짝 인사로 LG유플러스에서 LG로 자리를 옮긴 권영수 부회장의 역할도 주목된다.
LG 관계자는 “인사 폭이나 시기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면서 “다만 시기는 지난해와 비슷한 시점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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