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직후 그룹2인자 권영수 부회장 임명LG사이언스파크·평양 방문으로 외부행보연말 임원인사도 한달가량 앞당길 가능성삼촌인 구본준 부회장과의 계열분리 남아
지난 6월28일 LG그룹 총수에 오른 구 회장은 6일로써 취임 100일을 맞았다. 40대 젊은 총수인 구 회장은 당초 올 연말까지는 조용한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지만 예상보다 빠른 경영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먼저 구 회장은 취임 직후 그룹 내 2인자로 꼽히는 ㈜LG의 대표이사를 하현회 부회장에서 권영수 부회장으로 교체했다.
LG그룹이 연말 임원인사가 아닌 수시 인사를 단행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꼽힌다. 구 회장은 자신을 보좌할 오른팔로 권 부회장을 낙점하고 과감하게 인사를 단행한 것이다.
구 회장은 그룹 운영과 전략에 대한 새로운 방향을 설정하는 과정에서 그룹내 대표적인 재무통이자 주력계열사인 전자·화학·통신을 두루 거친 권 부회장의 능력을 높이 산 셈이다.
주요 계열사 사정에 정통한 권 부회장은 구 회장을 보좌하면서 미래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인수합병(M&A)과 사업구조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임원인사에서도 ‘구광모 체제’를 강화하기 위한 대대적인 물갈이가 예상되고 있다. 특히 LG그룹은 통상 11월 말 단행했던 연말인사를 한달가량 앞당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구 회장은 취임식도 생략하면서 올해 연말까지는 외부 노출도 최소화할 것으로 예상됐었다. 하지만 지난달부터 본격적인 대외행보에도 나서고 있다.
먼저 지난달 12일 서울 마곡지구에 있는 LG사이언스파크를 방문한 사실을 알리면서 취임 후 처음으로 외부 활동을 소화했다. 이후 같은달 18일에는 남북 정상회담 수행원 자격으로 평양을 방문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구 회장이 그룹 현안에 대한 파악을 끝내고 총수로서의 위상을 보여주기 위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구 회장은 적극적인 투자와 사업재편을 추진하면서 총수로서의 역할에 대한 적응이 이미 끝마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LG그룹은 LG화학의 대규모 투자를 발표한 데 이어 일감몰아주기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서브원의 MRO(소모성 자재구매 부문) 사업 투자유치와 물류계열사 판토스의 오너일가 지분매각도 추진하고 있다.
구 회장은 임원인사 이후 사업재편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권 부회장이 LG전자·LG화학을 비롯해 주요 계열사의 사업부문의 교통정리를 시작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취임 100일을 맞은 구 회장에게 삼촌인 구본준 부회장과의 계열분리와 아버지인 고 구본무 회장의 지분을 상속하기 위한 재원 마련이 남은 과제가 될 전망이다.
구 부회장은 구 회장이 총수로 취임함에 따라 LG그룹에서 독립해야 하는데 아직까지 구체적인 계획이 알려지지 않았다. LG그룹은 임원인사 이후 구 부회장의 거취를 발표할 전망이다.
또한 구 회장은 고 구본무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LG 주식 1945만8169주(11.28%)를 모두 물려받으면 9000억원 이상의 상속세를 마련해야 할 것으로 추정된다. 구 회장은 판토스 지분 매각 자금 등을 상속세에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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