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징금 80억원·대표 해임 권고 처분‘삼성 내부 문건’ 스모킹건으로 작용당분간 거래정지···시장 충격파 우려삼바 “정부 상대 행정소송 진행할 것”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회계 기준을 고의적으로 위반해 4조5000억원 규모의 분식회계를 저지른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해 과징금 80억원과 대표이사 해임 권고 조치를 부과하고 회계 처리 기준 위반 내용을 검찰에 고발키로 했다고 14일 밝혔다.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겸 증권선물위원장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증선위 정례회의를 주재하고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부정 의혹에 대한 제재안을 심의했고 7시간여의 회의 끝에 오후 4시 30분 제재 심의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회의를 통해 금감원의 재감리 결과 논의와 이해관계자 소명을 대심 형식으로 함께 진행한 증선위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난 2012년에서 2014년 사이 삼성바이오에피스를 단독 지배하는 것으로 회계 처리한 것을 위법한 회계 처리로 판단했다.
또 2015년 삼성바이오에피스 주식의 공정가치 평가 차익 인식에 대해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5년에 삼성바이오에피스 주식을 지분법으로 회계처리하면서 대규모 평가 차익을 인식한 것을 잘못됐다고 판단하고 공정가치 평가에 대한 취소를 지시했다.
증선위는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지분법 회계처리를 해야 한다고 판단한 근거를 바이오젠과의 조인트 벤처 합작계약서 내용에서 찾았다.
해당 계약서에는 신제품 추가나 판권 매각 등과 관련해 바이오젠이 보유한 동의권이 있는데 이러한 내용을 종합적으로 판단한다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바이오젠이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배력을 공유한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여러 정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면 2012년부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분법으로 회계처리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는데 이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점을 위법의 근거로 제시했다.
증선위는 금감원의 추가 조사 내용과 증거자료로 제출된 삼성 내부문건 등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5년 지배력 변경의 정당성을 확보하고자 회계원칙에 맞지 않게 회계 처리 기준을 자의적으로 해석·적용해 이를 고의로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특히 김용범 부위원장은 내부 문건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삼성 내부에서 작성된 문건이 이번 재감리 결과 논의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증거로 작용했다”며 “삼성바이오 측에서도 이 문건의 진위 여부에 대해서는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증선위는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해 김태한 대표이사의 해임을 권고하고 회사에 대해서는 과징금 80억원을 부과하고 회계 처리 기준 위반 내용을 검찰에 고발키로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증선위에 의해 검찰 고발됨에 따라 한국거래소에서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를 받아야 하는 대상 기업이 됐다.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기업은 당분간 유가증권시장 내 매매가 정지되며 심사 여부에 따라 상장폐지 여부가 결정된다.
거래소가 2009년 실질심사 제도를 도입한 후 현재까지 16개 회사가 심사 대상에 오른 적이 있지만 지금까지 회계 처리 기준 위반 혐의로 유가증권시장에서 상장폐지 처분을 받은 기업은 아직까지 한 곳도 없다.
증선위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외부 회계 감리를 맡았던 삼정회계법인에 대해서는 중과실 위반 혐의로 1억7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당해 회사 감사 업무를 5년간 제한하며 회계사 4명에 대해서는 직무정지를 건의키로 했다.
아울러 또 다른 외부감사인인 안진회계법인은 과실에 의한 위반으로 당해 회사 감사 업무를 3년간 제한키로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과징금 부과는 부과액이 5억원을 넘어섰기 때문에 자본시장법과 공인회계사법에 따라 공인회계사 직무정지 처리안과 함께 오는 21일 열릴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이와 별도로 김용범 부위원장은 삼성물산(삼성바이오로직스 모회사)을 대상으로 한 증선위의 추가 감리 필요성에 대해 이번 증선위 결정에 따라 달라질 삼성물산의 재무제표를 면밀히 검토한 후 삼성물산에 대한 감리 필요성을 검토해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증선위의 제재안 통보 직후 증선위 결정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회계 처리 과정의 적법성을 입증하기 위해 정부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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