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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마 투자’ 삼성바이오, ‘대마불사’ 논리는 위험하다

‘묻지마 투자’ 삼성바이오, ‘대마불사’ 논리는 위험하다

등록 2018.11.22 07:31

김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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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들 삼바 지분 14%대 들고 있는 것으로 추정국민연금, 삼바 분식 의혹 와중에도 꾸준히 매입상폐되면 피해 확산 커져···“상폐 가능성 희박해”상폐 가능성 일축하는 분위기가 문제란 말도나와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의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에 대한 고의적 분식 회계 판정 결론이 나왔지만 상장폐지로까지 갈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분위기다. 개인투자자들과 국민연금이 삼성바이오의 지분을 많이 보유하고 있어 만일 상폐된다면 이들의 피해규모를 감당할 수 있겠냐는 판단때문이다.

이에 금투업계에서는 삼성바이오가 받는 처벌은 거래정지 1년과 과징금 처벌 수준으로 끝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삼성바이오가 무조건 상폐가 안된다는 지금의 ‘대마불사(大馬不死)’의 논리가 오히려 위험하다며 경고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1일 금투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수는 960만2442주로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14.3%를 들고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즉 일반 소액투자자의 보유지분 가치는 2조원 안팎에 이르는데 삼성바이오가 상폐된다면 소액주주들이 2조원에 이르는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구체적 분석이 나오고 있다.

또 직접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을 사지 않았더라도 펀드에 가입한 사람들 가운데 상당수도 손실을 입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여기에 최근에는 국민연금마저 삼성바이오가 분식회계 의혹이 완전히 풀리지 않았음에도 주식을 꾸준히 매입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파장은 더 커지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유재중 자유한국당 의원실에 따르면 현재 국민연금은 삼성바이오 주식을 거의 300만 주 가까이 보유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는데 문제는 금융감독원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2015년 회계처리 변경 과정에서 고의의 분식회계가 있었다는 의견서를 금융위원회에 낸 다음에도 국민연금이 꾸준히 삼성바이오의 주식을 매입했다는 데에 있다.

이런 분석들이 나오면서 거래소가 삼성바이오를 결국 상장 폐지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한층 힘을 얻고 있다. 즉 현재 삼성바이오는 국민연금과 투자자들의 볼모지가 됐다는 설명이다.

더군다나 김용범 증권선물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14일 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 혐의 심의 결과를 발표한 자리에서 분식회계를 저질렀다는 이유만으로 삼성바이오를 상폐하기는 어렵다는 뜻을 내비쳐 상폐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쪽에 무게가 더 실리고 있다.

즉 투자자 보호 차원과 과거 사례에 비춰 삼성바이오의 상폐 가능성이 낮다고 점치고 있다. 2015년 이후 터진 대우조선해양, 한국항공우주산업 분식회계 사건들도 결국 상폐는 면했다. 때문에 삼성바이오가 받는 처벌은 몇푼의 과징금과 1년간의 거래정지에서 끝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전례가 없다는 사실만으론 면죄부가 될 수 없으며, 상폐 가능성을 일축하는 지금의 분위기는 문제가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일단 삼성바이오의 회계기준 위반이 상장 이전부터 이뤄졌다는 점이다. 기준을 어긴 채 작성한 장부로 상장 절차를 진행했고, 투자자를 모집했다는 것이 핵심인데 분식회계의 목적이 상장이었던 것이다. 일단 적자 상태로는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할 수 있었을지 여부가 불투명했고, 공모 흥행 역시 단언하기 어려웠다.

이에 삼성바이오는 상장을 위한 몸만들기 작업을 벌이기 위해 2012~2014년 사이의 회계 장부에 조작을 했고 이 부분이 상장폐지 실질심사에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즉 삼성바이오는 2011년 설립 이후 적자에 허덕였지만 상장 직전인 2015년 회계처리를 변경하면서 흑자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바꿔 말하면 분식회계가 아니었으면 상장하지 못했을 기업이 상장했다는 것이다. 반대로 대우조선해양과 한국항공우주 등 분식회계를 일으킨 기업은 삼성바이오처럼 기업공개(IPO)가 이뤄진 시점부터 회계 장부가 훼손된 상태는 아니었다는 얘기다.

여기에 4조5천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회계 분식 규모에 비해 처벌 수준이 경미하다는 비난도 나온다. 분식회계는 자본시장의 근간을 흔드는 문제로 경영진의 배임이나 횡령보다 더 무거운 범죄이기 때문에 더욱 엄정한 잣대를 들이대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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