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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를 경제로 풀던 서별관회의⋯부활인가, 기능조정인가

정치를 경제로 풀던 서별관회의⋯부활인가, 기능조정인가

등록 2018.12.10 16:15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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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김수현, ‘원팀’ 빠른 성과 내려 의기투합정책조정회의 부활⋯“‘서별관’ 명칭 사용 안해”

청와대 풍경. 사진=연합뉴스 제공청와대 풍경. 사진=연합뉴스 제공

대한민국 경제정책을 좌우하는 경제관료들이 참석해 비공개로 진행되는 ‘서별관회의’가 부활한다. 문재인 정부 1기 경제팀 역시 ‘서별관회의’ 성격의 정·청 정책협의회의를 개최했지만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 간 갈등으로 인해 꾸준히 열리지 않았다.

10일 청와대 등 에 따르면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후보자,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 등 2기 경제팀은 경제정책 혼선을 줄이고 빠른 성과창출을 위해 정책조정회의를 운영하기로 했다. 홍 후보자가 임명장을 받고 업무를 시작하면 빠른 시일 내 첫 회의를 열 예정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홍 신임 경제부총리가 임명장을 받고 김수현 정책실장과 호흡을 맞춰 일하게 되면, 보다 적극적으로 소통을 하고 속도감 있게 이를 진척시켜 나가기 위해서 경제 관련 장관님들과 수시로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근 고용위기 상황이 계속되고, 경기 둔화를 알리는 각종 지표가 연이어 발표되면서 문재인 정부에서도 서별관회의 같은 정책 협의체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에 따라 새로 만들어지는 회의체는 서별관회의와 같은 경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전망이다.

서별관회의는 청와대 본관 서쪽의 회의용 건물인 서별관에서 열려 붙여진 이름이다. 경제부총리, 청와대 수석, 경제부처 장관 등 경제정책을 좌우하는 핵심관료들이 참석하며 때로는 한국은행 총재나 국책은행장도 참석한다.

서별관회의가 시작된 것은 1997년 김영삼 정부 때부터다. 강경식 당시 부총리가 쓴 회고록 ‘강경식의 환란일기’를 보면 “97년 5월 4일 저녁 한은 총재(이경식), 청와대 경제수석(김인호)과 내가 모여 서별관에서 회의했다”는 내용이 등장한다.

서별관회의 전신은 장기영 전 부총리(64~67년 재임)가 시작한 녹실회의(경제장관회의)다. 회의 장소인 경제기획원 접견실 가구와 양탄자 등이 녹색이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1990년대 후반 이후 청와대가 주도하는 서별관 회의가 존재감을 키우면서 녹실회의는 자연히 사라졌다는 게 관가의 평가다.

김영삼 정부 이후에도 서별관회의는 조정·결정 기능을 적극 수행했다. 김대중 정부 때 대우차 제일은행 하이닉스의 운명이 결정됐고, 노무현 정부 때도 여기서 조율된 안건이 국무회의에 올라갔다. 이명박 정부 때는 매주 화요일 열릴 정도로 활성화됐다.

20년 가까이 한국 경제 방향타를 결정하는 역할을 했음에도 서별관회의는 철저하게 베일에 싸여져 왔다. 개최 사실 자체가 외부에 알려지지 않으며, 당연히 회의록도 작성되지 않는다. 정권이 바뀌고 수년이 흘러서야 전직 경제관료의 회고록 등을 통해 일부 드러났다. 특히 회의에 대한 법적 근거가 없어 ‘밀실회의’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김 대변인은 다만 “(이 같은 만남에)‘서별관 회의’란 이름을 붙이는 것은 적절치 않아 보인다”며 “과거에 특정 장소에 모여 그런 이름이 붙었으나, 일단 그 장소도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서별관회의가 과거 문제가 됐던 것은 한국은행 총재가 그 자리에 참석했기 때문으로 안다”며 “그런 성격의 만남은 아닐 것이라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앞서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도 경제투톱 교체 당시 “이번 인사에서 몇가지 특징적인 키워드라면 바로 포용국가, 원팀, 그리고 실행력, 정책조율 능력, 이 네 가지”라고 설명했다. 특히 ‘원팀’으로 ‘정책조율’을 통해 ‘실행력’을 갖추는 무대가 문재인정부 버전의 서별관회의가 될 전망이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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