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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또 ‘유상증자 카드’···동부제철도 해외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또 ‘유상증자 카드’···동부제철도 해외로?

등록 2019.01.07 18:04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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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제철 매각 재추진···다음달 본입찰‘유상증자’로 신주 발행해 경영권 이전 작년 금호타이어와 ‘판박이’ 이번에도? “나설 국내업체 없어···해외서 찾을 듯”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연초 동부제철의 매각 작업에 착수하면서 5년 만에 무거운 짐을 덜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특히 ‘금호타이어 매각’ 때와 같은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을 채택해 이미 해외에서 인수 후보가 나타난 게 아니냐는 관측도 흘러나오고 있다.

7일 동부제철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이날 동부제철의 매각 공고를 냈다. 매각주관사 크레디트스위스(CS)는 이달말까지 국내외 업체로부터 인수의향서(LOI)를 접수받은 뒤 이르면 다음달 본입찰에 나설 계획이다.

동부제철 매각은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거쳐 이뤄진다. 최대주주의 지분을 넘기는 게 아니라 신규 자본 유치로 신주를 발행함으로써 경영권을 이전하는 방식이다.

현재 산업은행(39.1%)과 NH농협은행(14.9%) 등 채권단은 동부제철 지분 85% 정도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인수 후보가 약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함으로써 동부제철 지분 50% 이상을 확보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동부제철은 지난 2014년 경영악화로 산업은행과 워크아웃(자율협약)을 체결하면서 채권단의 관리 하에 놓였다. 매각이 성사될 경우 약 5년 만에 채권단을 떠나게 된다.

채권단의 매각 시도가 처음은 아니다. 성사되지 않았을 뿐 그간에도 패키지 딜과 당진 전기로 설비 분리 매각 등 다양한 방안을 추진해왔다. 지난 2017년엔 이란의 카베스틸이 인수 의향을 드러냈으나 대(對) 이란 제재와 가격에 대한 이견 등으로 불발됐다. 업계가 채권단의 움직임에 관심을 모으는 이유이기도 하다.

눈여겨볼 부분은 산업은행이 이번에도 ‘제3자배정 유상증자’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점이다. 지난해 금호타이어가 중국에 넘어갔을 때와 비슷하다. 당시 더블스타는 유상증자 참여로 금호타이어 지분 45%를 6463억원에 취득하면서 인수를 마무리했다. 회사의 재무상황을 감안했을 때 ‘매각’과 ‘경영정상화’란 현안을 동시에 풀어내려면 ‘자본 유치’가 최선이라는 채권단의 판단이 작용한 결과다. 대신 우리은행(지분율 7.78%)과 산업은행(7.43%)은 각각 금호타이어의 2·3대 주주로 머무르며 대주주에 대한 견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국내 기업이 해외로 넘어간 데 따른 사회적 반감도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작년과 같은 상황이 재연되자 일각에서는 동부제철의 해외 매각 가능성에 눈을 떼지 않고 있다. 미국이나 중국 철강업체를 비롯해 사모펀드(PEF)까지도 유력 인수후보로 점치는 분위기다. 금호타이어 매각을 추진할 때도 국내에서 인수 후보가 나타나지 않자 채권단은 앞서 한 차례 인수를 철회한 더블스타로 다시 눈을 돌린 바 있다.

사실 동부제철은 국내에서 마땅한 인수자를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 회사가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137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내는 등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데다 철강업계 전반에 불황이 계속되고 있어서다. 전방산업 부진과 무역 분쟁으로 올해도 험난한 여정이 예상되는 가운데 단순히 경영권만 가져오는 이번 거래가 회사에 도움을 주지 못할 것이란 인식이 팽배하다. 동부그룹은 물론 포스코나 현대제철, 동국제강도 마찬가지다.

반면 미국이나 중국 철강업체는 입장이 조금 다를 수 있다. 미국은 보호무역 기조에 철강업이 상대적으로 호황을 누리고 있고 중국 업체로서는 항만과 인접한 당진공장의 활용도가 높아 동부제철 인수를 저울질할 수 있다는 분석이 존재한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철강업 전반이 어수선한 만큼 동부제철 인수에 국내 업체가 뛰어들지는 미지수”라면서 “해외 업체라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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