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만에 매매거래 정지시간 뜯어 고쳐
이은태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은 24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유가증권시장본부 2019년 주요 사업계획’ 간담회에서 “삼성증권과 같이 시장에 충격은 주지 않고, 한맥증권과 같이 주문실수로 회사가 무너지는 건 없도록 하겠다는 것”이라며 “이런 혼란한 상황을 틈타 누군가 수익을 취하도록 허용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직권 취소제도는 거래소가 처음으로 도입하는 제도다. 삼성증권 우리사주 배당사고가 추진 계기가 됐다. 지난해 4월 삼성증권은 우리사주 조합원 계좌에 현금배당(주당 1000원)을 입고해야 할 것을 주당 1000주를 입력하면서 501만주가 당일 매도됐고, 주가는 장중 11%나 하락했다.
미국(NYCE) 영국(LSE) 독일(DB) 등 선진거래소는 이미 거래 취소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 본부장은 “런던과 같은 경우에선 실무자가 직접 취소할 수 있도록 돼 있는 등 유연한 편”이라며 “해외 국가마다 거래취소제도의 형태가 다른 만큼 우리도 어떤 제도를 채택할 지는 좀 더 알아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한국거래소는 14년간 유지해왔던 매매거래 정지시간도 단축한다. 현행 중요정보공시 및 조회공시 답변시 30분간 거래가 정지됐던 것을 10분이나 15분으로 단축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지난 2005년 기존 1시간이었던 정지시간을 30분으로 단축한 후 14년만이다. 일단 유가증권시장에 적용한 후 코스닥시장으로도 확대할 방침이다.
우선 공매도 제도 및 인프라도 손본다. 차입공매도 사고 발생으로 인한 증시 신뢰도 하락을 막겠다는 차원이다. 지난해5월 골드만삭스 공매도 미결제 사고가 발생하면서 무차입 공매도 논란이 일기도 했다.
라성채 거래소 주식시장부장은 “잔고모니터링 시스템을 외국인·기관과 협력해 올해 중 가동할 계획”이라며 “사전확인을 강화하고 투기적 공매도를 완화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선 금융당국과 다각도로 논의하겠으며, 정리가 되면 금융당국에서 발표할 예정”이라고 했다.
공시도 강화한다. 올해부터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기업들은 기업지배구조(G) 보고서 공시를 의무적으로 내야 한다. 환경(E), 사회책임(S) 정보제공도 진행하도록 기업들을 독려할 계획이다. 2021년부터는 코스피 전 상장사의 의무가 된다.
ETF,ETN 지수 산출기관 진입요건도 외부 산출기관에 대한 차별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완화한다. 2년 이상의 업력, 5명 이상 전문인력, 20개 이상의 지수를 보유하면 된다. 코스닥 전용 ETF와 KRX300 등 코스닥시장 활성화를 위한 ETF상품도 지속 출시할 예정이다.
이 본부장은 “펀더멘털에 집중하자는 생각으로 사업계획을 마련했다”며 “투명하고 거래하기 편하고 공정한, 그래서 깊이와 폭이 넓은 증시가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유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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