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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마로 DNA 이식받은 더 뉴 말리부

[NW시승기]카마로 DNA 이식받은 더 뉴 말리부

등록 2019.02.04 09:38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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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7개월 만의 부분변경···‘카마로 인스파이어드’ 강조쉐보레 최신 패밀리룩·듀얼 콕핏 인테리어 등 적용···세련된 인상파워트레인 변화···1.35 E-터보 엔진, 효율성 극대화·가격경쟁력

카마로 DNA 이식받은 더 뉴 말리부 기사의 사진

한국지엠을 대표하는 중형 세단 말리부가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를 거쳐 ‘더 뉴 말리부’로 컴백했다. 2016년 ‘올 뉴 말리부’가 출시된 지 2년 7개월여 만이다. 통상 부분변경 시기가 풀체인지 이후 3~4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 뉴 말리부의 출격은 다소 이르다.

한국지엠은 지난해 철수설과 법정관리 위기, 노사 갈등 등 잇따른 악재로 브랜드 신뢰도가 하락하면서 판매가 급감했다. 경영정상화를 이끌 '한방'이 필요하던 한국지엠은 신형 말리부를 조기 투입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단순히 외관 스타일링에 변화를 주고, 편의사양을 추가하는 식의 부분변경이었다면 경쟁력을 갖추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한국지엠은 ‘절치부심(切齒腐心)’의 심정으로 신형 말리부를 내놨다. 패밀리 세단으로 한정되던 아이덴티티에도 변화를 줘 소비자 공략층을 확대했다. 쉐보레 최신 패밀리룩을 적용해 세련미를 강조했고 효율성과 퍼포먼스에 집중한 첨단 신규 파워트레인 라인업도 추가했다. 가격경쟁력을 위해서는 주력 트림의 판매가를 최대 100만원 낮추는 결단력을 보이기도 했다.

새로워진 말리부는 쉐보레 스포츠카 ‘카마로’와 많이 닮아있다. 카마로의 디자인과 파워, 밸런스에서 영감을 받았다. 쉐보레 패밀리룩이 적용된 더 뉴 말리부는 더욱 날렵하면서도 트렌디한 모습이다. 새롭게 디자인된 LED 헤드램프는 LED 주간주행등은 날카롭다. 좌우로 더욱 넓어진듯한 시각적 효과도 준다. 한층 대담해진 듀얼포트 크롬 그릴은 다이나믹한 인상이다. ‘카마로 인스파이어드’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다.

후면에는 트렌디한 면발광 LED 램프가 적용된 새로운 LED 테일램프로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스포티함이 강조된 테일램프는 크리스탈 LED 제동등, LED 보조제동등이 맞물려 높은 시인성을 제공한다.

카마로 DNA 이식받은 더 뉴 말리부 기사의 사진

실내 인테리어는 쉐보레 시그니처 디자인인 듀얼 콕핏 인테리어가 그대로 적용됐다. 항공기 조종석을 연상케 하는 디자인은 운전자 중심의 설계가 적극 반영됐다. 수평형으로 길게 뻗은 센터페시아는 탁 트인 개방감을 선사한다.

새롭게 디자인된 디지털 슈퍼비전 클러스터는 주행 정보를 비롯한 각종 차량 정보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직관성과 시인성이 떨어져 호불호가 갈리던 이전 버전과 비교할 때 확실히 개선됐다. 기존 마이링크(MyLink)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서 한층 업그레이드된 고급형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8인치 고해상도(1280×768) 디스플레이가 장착돼 내비게이션 정보를 슈퍼비전 클러스터와 연동해 제공한다.

또 버튼시동 스마트키 시스템, 좌우독립식 전자동 에어컨, 듀얼커넥션 블루투스, 일루미네이팅 듀얼 USB포트와 같은 다양한 편의사양을 기본으로 탑재했다. 애플 카플레이,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를 통한 스마트폰 연동 시스템을 갖추는 등 상품성도 한층 끌어올렸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파워트레인의 변화다. 통상 중형세단은 패밀리세단의 이미지가 강하다. 하지만 한국지엠은 신형 말리부에 새로운 심장을 얹고 2030세대의 욕구를 적극 흔들고 있다. 기존 2.0 가솔린 터보 엔진 외에 1.35 가솔린 E-터보 엔진과 1.6 디젤 엔진을 새롭게 추가하며 ‘라이트사이징’으로 젊은층 공략에 나선 것. 파워 손실이 없음에도 효율성을 극대화했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다운사이징과는 차이를 가진다고 한국지엠은 강조했다.

1.35 E-터보 엔진은 기존 1.5 엔진을 대체한다. 가격을 낮춘 만큼, 배기량도 낮아졌다. 배기통을 하나가 줄어든 만큼 우려가 앞섰지만, 기우에 불과했다. 기존 엔진과 동일한 수준인 최고출력 156마력, 최대토크 21.4㎏.m의 힘을 발휘한다. 공차중량은 1400kg이고, 복합연비는 14.2km/ℓ다. 국내 가솔린 중형차 최초로 2등급을 획득했다. 제3종 저공해 차량 인증도 얻어 세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초반 가속력은 놀라웠다. 전자 유압식 부스터가 장착된 덕분에 운전자의 페달링에 따라 즉각적으로 응답했다. 배기량과 자동차 힘은 비례한다는 상식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E-터보라는 이름도 단 번에 이해됐다. 일부 시스템을 전자식으로 대체해 엔진 손실을 최소화했다.

2.0 가솔린 터보 엔진은 이전 세대와 동일하다. 하지만 이 엔진은 카마로를 비롯해 캐딜락 브랜드의 퍼포먼스 세단 CTS, ATS에도 적용돼 그 성능을 이미 인정받았다. 6단 변속기와 조화를 이뤄 최고출력 253마력, 최대토크 36.0㎏·m의 힘을 내고, 복합연비는 10.8㎞/ℓ다.

주행성능은 만족스러웠다. 고속에서도 차체는 흔들림이 없다. 부드럽게 미끄러지듯 치고나가자 자신감이 붙었다. 망설임 없이 속도를 올려 다이내믹한 주행을 이어갔다. 너무 무르지도, 단단하지도 않게 잘 세팅된 서스펜션은 나무랄데 없다. 급회전 구간에서도 밀리거나 흔들리는 느낌은 거의 없다. 제동 시 밸런스도 잘 잡혀있다. 노면 요철 진동과 소음은 충분히 잡아줬다. 과감한 주행에도 오히려 힘이 넘쳤다.

카마로 DNA 이식받은 더 뉴 말리부 기사의 사진

더 뉴 말리부는 동급 최초로 10개 에어백이 기본으로 탑재됐다. 포스코에서 공급받는 고품질의 초고장력 및 고장력 강판을 차체의 광범위한 영역에 적용, 초정밀 시뮬레이션을 바탕으로 실내공간 변형을 최소화한 세이프티 케이지로 높은 충돌 안전성을 확보했다.

또 지능형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저속 및 고속 자동 긴급 제동시스템, 사각지대 경고시스템, 후측방 경고시스템 등 첨단 능동 안전 시스템을 채택했다. 레이더, 광학 카메라, 초음파 감지기 등 총 17개의 카메라 및 센서로 360도 전방위 안전도 책임진다.

신형 말리부의 가격은 1.35 가솔린 터보 2345만~3210만원, 2.0 가솔린 터보 3022만~3279만원에 책정됐다. 기존 1.5 가솔린 터보 엔진(2345만~3310만원)과 1.35 E-터보 가솔린 엔진의 엔트리 트림은 가격차가 없지만, 최상위 트림은 신형이 100만원 저렴하다. 1.6ℓ 디젤 모델은 2936만~3195만원이다. 하이브리드 모델은 올해 초 출시가 예정돼 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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