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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의 숨겨진 유력자들···올해도 소규모 물갈이

[금융권 사외이사 대해부]금융권의 숨겨진 유력자들···올해도 소규모 물갈이

등록 2019.03.03 10:25

수정 2019.03.03 10:28

정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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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외이사 선임 방향 따라 경영 트렌드 해석 가능올해도 DJ·盧정부 출신 인사 사외이사 대거 진입노동이사제 도입은 올해도 변수···성사 확률 낮아

국내 각 금융지주회사와 은행, 보험사 등 금융업권 내 각 회사들이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잇달아 사외이사 교체를 준비하고 있다. 회사별로 규모의 차이는 있지만 적게는 1~3명에서 많게는 5명 안팎으로 사외이사를 바꾸는 곳도 있다.

금융회사의 사외이사는 산업계 민간기업의 사외이사와 비슷한 위치를 점하고 있지만 행하는 역할을 빗대면 금융회사 사외이사가 상대적으로 무거운 일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사외이사로 어떤 인물이 선임되느냐에 따라 그 회사의 경영 방향을 해석할 수 있기도 하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주요 금융지주회사와 은행, 보험사 등은 이달 중순부터 순차적으로 예정된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사외이사 후보자들을 잇달아 공개하고 있다.

금융회사의 사외이사는 꽤 여러 역할을 하고 있다. 이사회를 통해 각종 경영 현안을 처리하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임무고 회사의 최고경영자(CEO) 후보를 검증하고 선출하는 역할 또한 사외이사에게 부여된 임무다.

특히 특정 경영자와 그 일가가 경영권을 장악하고 있는 산업계 민간기업과 달리 금융회사는 특정된 주인 없이 운영되는 곳이 많기 때문에 사외이사가 어떤 의견을 내느냐에 따라 경영 현안의 방향이 달라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올해도 각 금융회사의 사외이사 후보들을 보면 전직 관료부터 시작해서 법조인, 회계 전문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던 인물들이 후보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유독 두드러지는 트렌드를 꼽아보자면 친정부 인사들이 올해도 득세하는 모양새라는 점이다. 과거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때 청와대 또는 정부 부처에서 일했던 일부 관료들이 금융권 사외이사로 진입하는 경우가 올해도 등장했기 때문이다.

각 금융회사들은 친정부 계열 사외이사 후보들에 대해 앞으로 진행될 여러 고강도 감독 정책으로 인해 다소 소원해질 수 있는 금융당국과의 관계를 조정할 수 있는 역할을 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노동조합 등 근로자들이 추천하는 이른바 노동이사제 도입 문제도 현재의 사외이사 인력 구조를 혁신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근로자들이 사외이사를 추천한 것은 이전에도 몇 차례 있었지만 단 한 번도 성사된 적은 없다.

올해는 당초 KB금융그룹 노조협의회가 백승헌 변호사를 근로자 추천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됐으나 자격 문제 논란이 불거져 백 변호사 추천을 자진 철회했고 현재는 IBK기업은행 노조만이 노동이사제 선임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노동이사제의 경우 금융당국에서 이렇다 할 가이드라인을 아직 내놓지 못했고 노동이사제 제도에 대해 비판적 의견을 갖고 있는 외국인 주주들을 설득해야 하는 문제가 남아있어 올 주총 시즌에서도 이 문제는 동의 문턱을 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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