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 수익성 고민···사명 교체로 이어져글로벌 타이어 브랜드 위한 불가피한 선택3세경영 신호탄 조현범 경영체제 변화 모색브랜드 교체에 따른 다양한 분야 신사업 확대
14일 한국타이어에 따르면 그룹 지주사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는 사명을 ‘한국테크놀로지그룹’으로 변경하는 안건을 오는 28일 정기주주총회에 상정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주력 계열사인 한국타이어는 ‘한국타이어&테크놀로지’, 배터리 제조 계열사인 아트라스BX는 ‘한국아트라스BX’로 이름을 바꾼다. 한국타이어그룹 이름에서 ‘타이어’란 단어가 빠지는 것은 이 회사 전신인 조선다이야공업이 설립된 1941년 이후 78년 만이다.
한국타이어 측은 미래 신사업을 발굴하겠다는 의미로 사명에 ‘테크놀로지’라는 단어를 넣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국타이어는 이번 주총에서 사업 목적에 타이어 렌탈업 신규 진출을 위한 ‘고무제품 렌탈임대업’을 추가하는 정관 변경도 추진한다. 지난해 주총 때도 이를 시도했지만, 국민연금관리공단 등의 반대로 인해 무산된 바 있다.
한국타이어와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의 사명 교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한국타이어 고위 관계자는 조현범 사장의 고민에 대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조 사장은 올해를 지주사의 수익성 개선에 따른 신산업 발굴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고 그는 증언했다. 한국타이어와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의 전신인 조선다이야공업이 1941년 설립 이후 72년 만에 매출 7조692억원의 글로벌 타이어 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뿐만 아니라 2019년 1월 미국 타이어 전문지 ‘모던 타이어 딜러’가 실시한 타이어 기업의 2018년 매출 실적 조사에서 한국타이어는 매출액 기준 전 세계 7위를 차지하며 지난 2006년부터 12년 연속 세계 7위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 타이어업계 최초 해외법인 설립 및 최초 수출의 기록과 세계 30여개국에 지사와 현지법인으로 뻗어나가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브랜드로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을 치르고 있다.
조현범 사장의 입장에서는 기존의 타이틀에서 글로벌 톱5 타이어 기업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기존 사업과 함께 지주사의 역할이 시급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읽힌다. 그는 지주사의 수익성 마련이 시급한 당면 과제라고 내부 회의석상에서 언급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국타이어의 사명 변경에 대해 한국타이어그룹의 3세 경영 신호탄이라는 분석이다. 회사 경영진이 사명을 바꿀 때에는 기업의 큰 변화를 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올해 사명을 바꾸면서 조양래 그룹 회장 아들인 조현식·조현범 ‘투톱’이 사실상 3세 경영의 서막을 알리게 된다.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사내이사 임기가 올해 끝나는 조 회장은 회장직은 유지하지만 이번 주총에서 임기를 연장하지 않으면서 등기 임원에서는 퇴장하게 된다. 차남 조현범 한국타이어 대표이사 사장은 부친의 자리를 채워 사내이사에 오르고 장남 조현식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부회장은 사내이사에 재 선임된다. 조 회장은 지난해 초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대표이사직을 내려놓으면서 주총을 기점으로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사명 변경과 함께 신사업 분야에 속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타이어와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는 지난 1941년 일본 타이어 제조사 브리지스톤이 한국에 조선다이야공업을 설립하며 시작됐다. 이후 1951년 한국다이야제조로 이름을 바꿨고 1967년 효성그룹에 편입됐다. 이듬해 1968년 이름을 한국타이어제조로 변경했다.
또 고(故) 조홍제 효성그룹 창업주의 차남인 조양래 회장(장남은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이 1985년부터 한국타이어를 독자적으로 경영하기 시작했다. 2012년엔 회사를 지주회사(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와 사업회사(한국타이어)로 분할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룹 성장의 핵심은 신성장동력 사업 진출이지만 그동안 한국타이어그룹은 ‘타이어’라는 명칭에 발목을 잡힌 상황”이라며 “한국타이어가 그룹 매출의 95%를 책임지고 있지만 장기적인 측면에서 한국타이어에 기댈 수 있는 입장이 아니기 때문에 사명을 변경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윤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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