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현대모비스 대표이사 선임
현대차는 이날 주주총회에서 정 수석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고 이원희 현대차 사장과 알버트 비어만 현대차 연구개발본부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현대차는 정 수석부회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됨에 따라 주총 후 이사회를 거쳐 대표이사로 확정한다. 이로써 현대차는 정몽구 회장과 이원희 사장, 하언태 부사장(울산공장장) 3인 각자대표 체제에서 정몽구 정의선 이원희 하언태 4인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변경된다.
그룹 경영권을 장악하게 된 정 수석부회장은 1999년 자재본부 구매실장으로 현대차에 입사한지 20년 만에 사실상 그룹 총수로 올라섰다. 최근 현대차가 정보통신기술(ICT) 인재를 적극 영입하고 관련 기업들과 협업 강화에 나서는 만큼, 정 수석부회장이 그룹 체질 개선을 이끌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대모비스도 주총를 열어 정몽구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했고, 박정국 대표이사 사장과 배형근 부사장(재경본부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대표이사로 올라서면서 정몽구 정의선 박정국 3인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바뀐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이사회 수는 사내이사 4명, 사외이사 5명 구성을 유지한다.
현대차 사외이사는 이사회가 새로 추천한 윤치원 UBS 그룹 자산관리부문 부회장과 유진 오 전 캐피탈그룹 인터내셔널 파트너, 이상승 서울대 경제학 교수 등 3명이 모두 선임됐다. 반면 엘리엇이 내세운 후보들은 표 대결에서 부결돼 탈락했다.
현대모비스도 외국인 사외이사 2명으로 추천한 전기차 스타트업 에빌 로즈시티의 칼 토마스 노이만와 투자업계 전문가 브라이언 존스가 선임됐다. 엘리엇이 제안한 후보 2명은 주총에서 지지를 얻지 못했다.
이날 양사 주총은 엘리엇 측 요구로 주총장에서 서면 투표 방식의 표 대결이 진행됐다. 이 때문에 오전 9시에 시작된 현대차의 주총은 오전 10시30분께 마쳤고 현대모비스 주총은 오전 11시를 넘겼다.
특히 현대모비스 주총은 2시간을 넘게 진행된 탓에 일부 참석 주주들은 “빨리빨리 진행하자”며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엘리엇은 주총에 앞서 양사의 배당안 및 사외이사 선임, 정관 일부 변경(이사회 11명으로 확대) 등에 대해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하지만 국내외 주요 의결권 자문사들이 엘리엇의 제안에 반대 뜻을 표한 반면, 사측 안에 찬성하면서 실제 주총 표 대결은 싱겁게 끝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결국 엘리엇은 지난해 5월 현대차가 추진하던 지배구조 개편안에 반대하며 제동을 걸었지만, 10개월 만에 열린 주총에선 자신들의 이익을 쟁취하지 못했다.
현대모비스 주총에서 엘리엇 대리인으로 참석한 최준호 씨는 “엘리엇은 지난해 5월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 철회 이후 그룹의 저조한 실적을 해소할 수 있는 실질적인 문제를 요구해왔다”며 “오늘 주주들이 한 곳에 모여 기업경영구조 문제 등 이의를 제기하는 이 자리가 한국자본시장의 중요한 이정표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주총 인사말에서 이원희 현대차 사장은 “전사적 원가혁신 활동을 통해 수익성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박정국 현대모비스 사장은 “다양하고 전문성을 갖춘 독립적인 이사회를 구성해 의사결정의 투명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관련태그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