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총리 “미세먼지 추경하겠지만 9조원 미만”여당·전문가 “돈 풀어야···대대적 확장 정책” 요구4월 중 추경안 국회 제출 전망···'알짜' 추경 가능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 28일(현지시간) 중국 충칭에서 수행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미세먼지 추가경정예산 준비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 총리는 “미세먼지 관련법이 여러 개가 통과됐는데 이로 인해 새롭게 할 수 있게 된 일이 있어서 내년까지 기다리지 말고 가능한 건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며 추경 의지를 밝혔다.
정부는 지난 19일과 26일 국무회의에서 미세먼지 관련 8개 법률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 중 개정안인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을 통해 미세먼지 피해를 ‘사회재난’으로 지정하고 추경 편성 요건을 확보했다.
그러나 이 총리는 추경 규모에 있어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 총리는 “재원에 제약이 있어 IMF 권고한 (9조원) 정도까지 되긴 쉽지 않아 보인다”며 "지난해에는 세계잉여금이 많았지만 빚을 갚는데 사용해 실제로 남아있는 재원은 많지 않다. IMF 권고만큼은 자신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IMF 연례협의단은 최근 우리나라를 방문해 정부 목표인 2.6%`2.7% 경제성장률 달성을 위해 GDP의 0.5% 이상, 즉 9조원 규모의 추경을 편성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문재인 정부는 3년 연속 추경을 하다 보니 재원이 넉넉치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 세계잉여금 중에서 추경에 쓸 수 있는 재원은 1조원도 되지 않는다. 추경을 편성하려면 적자국채 발행 등을 추진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
앞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 26일 국회에서 “미세먼지 근본 해결을 위해 검토한 결과 기존 예산으로는 한계가 있어 추경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미세먼지 추가경정예산의 경우 조단위 규모가 들어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세계잉여금으로 추경 재원에 사용할 수 있는 자금은 1000억원 미만”이라며 “(추경을 위해서는)적자국채를 발행하거나, 각종 특별회계 등의 기금 여유분을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여당과 전문가들은 과감한 적자재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크다.
지난 2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정우 의원은 “IMF가 재정정책과 관련해 상당한 규모의 추경을 통해 더 확장적으로 가라고 했다. 규모도 9조원 정도 얘기했다”며 “만약 추경을 한다면 그 시기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도 “문재인 정부의 치명적인 문제는 거시경제 운용에 있다. 대대적인 확장 정책을 해야 할 때 초긴축 정책을 했다”며 “적극적 완화 정책이 필요하다. 저는 정부에 20조원 규모의 청년 삶 개선을 위한 추경을 세우도록 요청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본질은 경기 부양”이라며 “추경은 빠를수록 좋고 재정 적자도 각오하고 감세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현재 경기 하락 폭이 큰 상황이다”며 “10조원 내외의 추경이 필요한 시점으로 생각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정부는 4월 중 9조 원 이하의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할 전망이다. 홍 부총리는 늦어도 4월까지 추경안을 마련해 국회에 제출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올해 추경은 중앙 정부 사업이 중심이 된 알짜 추경이 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다른 명목으로 떼는 금액이 적어 대부분을 추경 목적에 쓸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이른 추경이라서 세입 경정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는 미세먼지 대책 외에 경제 활력을 제고하고 저소득층을 지원하는 방안을 추경에 담을 것으로 관측된다. 일부 부처에는 일자리 사업을 미리 검토하라는 비공식 연락이 실무선으로 전달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미세먼지 문제 대응을 위해 추경 편성 논의가 촉발됐지만 실제 미세먼지 저감에 쓰일 추경 규모는 1조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면서 비판도 나오고 있다. .
환경부 등 관계 부처가 미세먼지 추경으로 요구한 액수는 총 2조원에 달하지만 기획재정부는 이를 1조원 규모로 삭감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웨이 주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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