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테린 “가상화폐 사기 아니다···비금융적 응용도 가능”루비니 “1년만에 98% 가치하락···법정화폐 대안 아냐”
가상(암호)화폐 가치를 두고 이더리움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과 닥터둠으로 유명한 누리엘 루비니 교수가 한판 설전을 벌였다. 특히 루비니 교수는 가상화폐는 금융시스템이 아닌 물물교환 시스템과 같다며 혹평해 눈길을 끌었다.
4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제2회 ‘분산경제포럼(DECONOMY)’에 가상화폐에 대해 극단적 성향을 보이는 비탈릭 부테린과 누리엘 루비니가 만나 서로 의견을 나눠 화제다.
이날 부테린은 가상화폐 옹호론자로 나섰으며, 루비니 교수는 이를 비판하는 쪽에 섰다. 루비니 교수는 “가상화폐는 거품”이라며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어 금융시스템도 아니며, 비효울성도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1년 만에 가치가 98%가 사라진 코인도 있으며, 현재 가상화폐로 결제하지도 않고, 가치를 저장하는 기능도 없고 가치 변동도 커 안정적이지 않다”며 “ICO 자체가 사기”라고 꼬집었다. 또한 가상화폐가 다양한 사기 행각에 휘말리고 있다는 점도 문제 삼으며 곧 거품이 터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부테린은 “가치 거품에 대해서는 동의 하나, 이것은 초기 자산의 현상일 뿐 시간이 지나면 안정성이 돌아올 것”이라고 항변했다. 주식시장과 금시장도 마찬가지로 똑같은 현상을 목도할 수 있다는 것. 또한 “언젠가는 기존 금융 시스템과 가상화폐가 동등해질 것”이라며 “해외 송금 등 기존 금융시스템에서 비효율적인 부분이 많은데 가상화폐는 그러한 부분에서 장점이 있다”며 언급했다.
그러면서 “많은 사람이 가상화폐에 대해 가치가 없다고 볼 것이나 시간이 지나고 시스템 효율성이 증가하면 분산화된 금융도 가능하고, 세계 많은 사람이 가상화폐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루비니 교수는 가상화폐가 익명성을 띤다는 점도 문제라고 밝혔다. 그는 “범죄자를 추적할 때 사람을 추적하는 것보다 가상화폐를 더 추적하는 것이 검거에 쉽다고 한다”라며 “가상화폐의 익명성은 문제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가상화폐가 다음 세대의 스위스 은행처럼 쓰여선 안된다”며 “범죄 사실은 소탕되어야 하기 때문에 익명성을 가진 가상화폐를 옹호할 수 없으며 좋고 싫고의 문제가 아닌 사회 질서의 문제”고 부연했다.
부테릭은 프라이버시는 보호되어야 한다고 맞불을 놨다. 그는 “프라이버시를 지키기가 어려워지고 있으며 이는 사회 자율성이 훼손되는 지점이라고 생각한다”며 “규제도 너무 불필요한 부분이 많아 블록체인을 통해 개선할 여지가 많다”고 말했다.
둘은 블록체인의 확장성과 분산화, 안정성 등에서도 의견이 갈렸다. 루비니는 “가상화폐 거래가 확장성을 가지려면 어느 정도 중앙화가 도입 되어야 하나 암호화폐 거래가 확장성이 불가능하다”며 세 가지 특성을 가질 수 없다고 전했다.
하지만 부테린은 “기술 발전을 통해 개선하고 있다”며 “분산화되면서 확장성과 보안성을 모두 갖추는게 불가능하지 않다”고 응답했다.
중앙은행의 가상화폐 보유에 관해서는 루비니 교수는 “은행이 디지털 화폐를 발행할 때는 분산원장이 아닌 지금의 가상화폐와 다른 형태를 띨 것”이라며 “은행이 정말 하고자 하는 것은 개인과 기업이 자유롭고 효율적으로 거래를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예상했다.
부테린은 “중앙은행의 가상화폐 보유에 대해서는 비관적으로 보고 있지 않다”며 “많은 사람들은 금에 대해 관심이 없고 디지털 화폐에 더 관심을 가지고 열광하고 있다”고 밝혔다. 단 그는 “모든 거래에 대해 정부가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은 우려”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장가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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