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회장 지분가치 3400억 추정상속세율 50%···경영권 프리미엄 할증도유휴자산 매각·비핵심 계열사 처분 등 거론한진칼 지분 팔 가능성 낮아···경영권 위협 노출
차기 후계자로 유력한 장남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의 안정적인 경영권 승계를 위해서는 부동산 매각과 비핵심 계열사 지분 처분, 주식담보대출, 배당성향 확대 등의 방법이 거론된다.
10일 재계 등에 따르면 조 회장은 한진칼 17.84%, 대한항공 0.01%, ㈜한진 6.87%, 정석기업 20.64%, 한국정보통신 0.65%, 토파스여행정보 0.65%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조 회장이 보유한 지분가치는 약 3400억원 전후로 계산된다.
삼남매가 조 회장의 지분을 넘겨받기 위해서는 단순 계산으로 1800억원의 상속세를 물어야 한다. 상속세율은 상속액이 30억원을 초과하는 경우 50%로 책정된다. 또 최대주주의 주식을 상속받을 때는 경영권 프리미엄이 얹어져 주식 평가 시 시가의 20∼30%의 할증이 붙는다.
정확한 규모가 파악되지 않은 부동산·비상장주식·현금 등을 모두 합치면, 이들 남매가 내야할 상속세는 2000억원으로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진그룹은 지주사인 한진칼→대한항공·한진→손자회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갖췄다. 한진칼은 주요 계열사인 정석기업 48.27%, 대한항공 29.62%, 한진 22.19%, 진에어 60% 등의 지분을 보유해 이들을 지배하고 있다.
그룹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선 한진칼 지분이 절대적이다. 현재 조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28.95%로, 최대주주에 올라있다. 이어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가 13.47%, 국민연금이 6.7%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오너가 지분 가운데 조 회장 지분이 62%를 차지한다. 조원태(2.34%), 조현아(2.31%), 조현민(2.30%) 등 세 자녀의 지분은 각각 3%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상속과 관련된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조 회장 지분을 모두 세 자녀에게 넘겨주고 두 딸이 상속받은 지분을 조원태 사장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 우호 지분으로 남겨둘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상속세는 납부세액이 2000만원 이상이면 5년까지 나눠 내는 연부연납이 가능하다. 이 경우 조 회장 일가는 매년 400억원 가량의 상속세를 분납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상속재원 마련을 두고 다양한 방안이 거론된다. 가장 먼저 조 회장의 퇴직금 활용이다. 대한항공 퇴직금만 700억원으로 추산되는데, 세금을 제외하고 약 350억원을 확보할 수 있다. 다른 계열사 퇴직금까지 합치면 약 500억원대의 재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유휴자산 매각을 통한 현금 마련도 예상된다. 한진칼 계열사의 유휴자산은 1조80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서울 송현동 부지 1만1000평과 인천 율도 3만3000평, 제주 정석비행장 38만평, 제동목장 458만평 등을 보유하고 있다. 장부가만 따져봐도 6000억원을 훌쩍 넘는다. 또 노후화된 하와이 와이키키 리조트나 제주 파라다이스호텔, 왕산마리나 등의 매각도 가능하다. 와이키키 리조트의 경우 장부가가 76억원이다. 한진이 보유한 동대구 터미널과 부산 범일동 부지 등도 시장에 내놓을 수 있다.
비상장 계열사의 주식 처분도 고려 대상이다. 토파스여행정부는 항공스케줄 및 항공예약 발권시스템을 운영하는데, 한진칼 지분이 94.4%다. 장부가는 537억원이다. 정석기업은 부동산 임대 및 건물관리를 주요 사업으로 영위한다. 한진칼이 48.3%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고, 장부가는 902억원이다. 한진칼이 100% 보유한 제동레저는 장부가가 266억원 규모다. 토지 취득을 목적으로 설립된 만큼, 보유 부지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식담보 대출과 배당 성향 확대도 현금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이다. 주식담보대출은 주식 평가가치의 50% 수준까지 가능하다. 오너일가의 한진칼·한진 지분가치는 1300억원 안팎으로, 담보대출은 600억원 가량 조달할 수 있다.
한진칼 지분 매각을 통한 자금 마련을 제기하지만, 실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한진칼 지분을 매각해 상속세를 낼 경우 한진칼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20.03%로 낮아질 수 있다. KCGI 및 국민연금을 합친 20.81%보다 낮아지면서 경영권 위협을 받을 수 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sj@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