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200원 목전···산업별 ‘희비’현대·기아차 10원 오르면 年3300억 이익항공은 790억 환차손 발생철강·유통 환율 영향 미미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오후 1시 기준 전일 종가(1187.50원) 보다 0.70원(0.06%) 내린 1186.80원을 나타냈다. 전날 환율은 10원 넘게 급등하면서 2017년 1월 이후 2년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강달러에 원화 약세가 지속되면 완성차, 반도체 등 주력 산업은 가격 경쟁력이 높아져 해외 시장에서 제품을 팔기에 유리하다.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달러로 표시되는 수출 가격이 내려서 제품을 수출하고 받은 달러를 원화로 환산하면 이익이 더 많이 남게 된다.
시장에선 미·중 무역분쟁 확산에 강달러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환율 급등의 원인을 미·중 갈등 격화에 따른 영향이라 본다면 단기 조정 시점도 미·중의 긴장 강도 완화에 달려 있다고 본다”면서 “당장은 상호 보복 조치를 높여가는 단계이기 때문에 1200원선 도달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북미 시장으로 약 68만대를 수출했다. 연초부터 주문이 쇄도해 출고 적체 현상을 빚고 있는 팰리세이드 등이 대표적인 북미 수출 차종이다.
현대차 글로벌경영연구소에 따르면 환율이 10원 오를 경우 현대·기아차의 연간 매출액은 약 3300억원 늘어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실적 대부분이 반도체 수출에 의존하는 만큼 원화 가치 하락에 실적 수혜를 받을 수 있다. 삼성전자는 환율이 10원 오르면 분기 영업이익이 연간 약 800억원 늘어난다.
스마트폰, 가전 등 완제품은 달러만으로 결제하는 것이 아니라 각국의 현지 통화로 판매돼 환율 효과는 미미하다는 평가다.
철강 업종은 환율 변동에 큰 영향을 받진 않는다. 철강석 등 원재료는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에 불리한 반면, 철강 제품 수출 확대에는 호재다. 주요 철강사 가운데 수출은 포스코가 전체 생산의 50%, 현대제철이 30%를 각각 차지한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환율은 철강 업체에 양날의 칼”이라며 “경영실적에 환율 영향이 크게 작용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항공업계는 국제유가 상승 부담이 커진 가운데 환율마저 올라 초긴장 상태다. 최근 항공사들의 실적 하락은 유가 급등 영향이 컸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외화 수입은 긍정적”이라면서도 “환율이 10원 오르면 연간 790억 환차손이 발생하고 유가는 1배럴에 1달러 오르면 3300만 달러(약 390억원) 비용이 더 든다”고 설명했다.
대부분 수출계약을 맺는 조선업은 환율 변동에 크게 영향을 받진 않는다. 원화 값이 떨어져도 거래액이 고정되는 환헤지 계약을 맺고 있어서다. 조선업체 한 관계자는 “업체마다 헤지 비중은 각기 다르지만 환율이 오르는 게 떨어지는 것보단 사업에 유리하다”고 밝혔다.
유통 업종은 환율 영향이 미미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CJ제일제당 등 동남아나 미주에서 원재료 사오는 기업들은 영향을 받지만 연초에 고정 환율로 계약하기 때문에 거의 영향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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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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