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 화폐본부, 화폐 제조 공정 기자들에 공개조용만 사장 “품질은 조폐공사의 핵심 가치”100개중 1개라도 불만족하면 고객만족은 ‘0’ 강조8단계 거쳐 지폐 제조···신기술 적용으로 품질↑블록체인 기반 신사업 확대로 미래 대비도 강화
경상북도 경산에 위치한 한국조폐공사 화폐본부에 들어서면 이 문구가 새겨진 상징물이 설치돼 있다. 수식으로는 전혀 맞지 않지만 화폐본부에서는 당연하게 여겨진다.
조용만 조폐공사 사장은 “100 빼기 1은 0이라는 슬로건은 ‘품질’을 핵심가치로 여기는 조폐공사의 뜻이 담긴 것”이라면서 “고객에게 단 1개의 부적합 제품도 공급하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원료부터 제조까지 일관생산체제···품질 최우선=한국조폐공사는 18일 오만원권 발행 10주년을 기념해 화폐 제조 공정을 공개했다.
조폐공사 관계자는 “오만원권은 세계 최고 수준의 보안기술이 집약된 인쇄물이자 예술품”이라면서 16개의 공개장치와 6개의 비공개 장치가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화폐 제조는 은행권과 주화가 각각 다른 지상 건물에서 이루어진다. 은행권 제조공정을 통해 일천원‧오천원‧일만원‧오만원권 지폐가 만들어진다. 조폐공사 직원들은 총 8단계의 제조공정을 통해 완벽한 품질의 화폐를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조폐공사가 설립된 1951년에는 지하에서 화폐를 찍어냈다. 한국전쟁 중에 설립되면서 전쟁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지하 공간에 공간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이후 1975년 경산 조폐창을 발족하고 1999년 옥천 조폐창을 통합, 2005년 9월 은행권 전용시설을 가동하면서 지금의 화폐본부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은행권 제조공장에 들어서면 ‘2019년도 목표 티리플 크라운 달성’이라는 제목 아래 ‘무결점 제품 품질, 무재해 안전일터, 무사고 적기 현송’이라고 크게 적힌 플래카드가 붙어 있다. 공장 안은 시원하게 느껴졌는데 화폐 제조에 적합한 온도와 습도를 관리하고 있어서다.
오만원권은 기존 은행권에 적용되지 않았던 입체형 부분노출은선, 띠형 홀로그램, 가로 확대형 활판번호와 비공개 디자인 요소 등 다양한 신기술이 적용된 화폐다.
조폐공사 직원들은 무결점 제품 품질을 위해 공을 들이는 모습이었다. 은행권은 총 8단계를 거쳐 완성되는데 ▶평판인쇄 ▶스크린인쇄 ▶홀로그램 인쇄 ▶요판인쇄(뒷면) ▶요판인쇄(앞면) ▶전지 검사 ▶활판인쇄 ▶단재·포장 등의 순이다.
각각의 순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품질이다. 조폐공사 관계자는 “제조공정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품질과 계수”라면서 “은행권 전용시설로는 세계적인 최신시설이라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총 8단계 가운데 6번의 인쇄가 이루어지는데 정교한 인쇄를 위한 순서로 짜여졌다. 평판 인쇄 뒤 요판 인쇄에서 뒷면부터 찍어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오목판에 잉크를 넣어 압력으로 찍어내는 방식이어서 앞면부터 인쇄할 경우 뒷면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후 진행되는 기계검사에서는 맞춤불량과 색상번짐 등 불량인쇄여부를 검사해 완지와 잡완지, 손지로 분류한다. 손지로 분류되면 전량 폐기되고 불량화폐가 소량 섞여 있는 경우는 잡완지로 분류돼 단재 후 낱장으로 다시 한 번 검사를 거치게 된다.
일곱 번째 단계인 활판인쇄를 통해 지폐 고유의 기‧번호를 인쇄하게 된다. 조폐공사 관계자는 “영어대문자 3개와 숫자 7개로 구성된 기‧번호에는 언제, 누가 생산한 것인지에 대한 정보가 모두 담기게 된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단계에선 단재, 계수, 띠지, 포장까지 이뤄진다. 최종 포장은 1000장씩 10개의 다발로 (5억원)묶여 한국은행으로 운송된다.
은행권 제조공정은 2개 라인이 가동되고 있으며 하루 평균 인쇄량은 한 라인 기준 최소 9~10만장 정도 수준이다.
◇올해 매출 목표는 4900억원···세계 최고 조폐보안기업 도약=조용만 사장은 “올해 매출액 목표는 4910억원, 영업이익은 105억원”이라면서 “완벽한 품질을 통해 국민 경제생활의 신뢰를 더욱 높여가겠다”고 말했다.
조폐공사는 국내 유일의 제조공기업이자, 정부의 보조금을 받지 않는 공기업이기도 하다. 화폐 수요 감소 추세에도 지난해 매출 4806억원, 영업이익 95억원을 기록하며 2015년부터 꾸준히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화폐제조뿐 아니라 기념지폐, 수표, 유가증권, 상품권 등을 비롯한 기념주화, 올림픽 시상 메달, 여권, 공무원증, 주민등록증 등 국가 신분증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한 덕분이다. 해외 조폐공사와의 경쟁을 통한 수출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해외 매출의 경우 지난해 576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조 사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국민들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진짜’임을 입증해주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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