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아직은 계획 없다” 설명美 악영향 받는다면 日 ‘몽니’ 부담
26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D램 2위 SK하이닉스는 지난 25일 2분기 실적 발표 후 메모리 공급과잉 해소를 위해 오는 4분기 감산 계획을 밝혔다. D램 3위 업체인 마이크론도 지난 1분기부터 전년대비 5% D램 감산에 돌입했고 한동안 이를 유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의 시선은 삼성전자 반응에 집중됐다.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실적 발표 후 생산 공정 최적화를 언급하며 우회적인 감산 방침을 내비쳤다. 삼성전자는 “아직 구체적인 감산 계획이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언제든지 급변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마침 삼성전자는 오는 31일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어 관련 질문이 집중될 전망이다.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최소한 삼성전자는 투자 집행 속도를 다소 늦추는 간접적인 방법으로 생산량을 조절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미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은 삼성전자의 생산량 감소를 거론하며 향후 시장 판도에 주목하고 있다.
이렇게 간접적으로나마 삼성전자가 감산에 착수하면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에 따른 글로벌 반도체 ‘벨류체인(가치사슬)’이 다시 집중 조명될 전망이다. 당장 삼성전자가 대량 감산하면 하락세에 빠진 D램 가격이 폭등하고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미국 기업들까지 높은 가격에 구매해야 하는 불확실성에 직면하게 된다.
이는 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 70% 이상을 좌지우지하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동반 감산을 뜻하기 때문이다. 일본의 수출 규제에 미국이 더욱 적극적으로 중재할 수 있는 하나의 카드로도 삼성전자의 감산 방침이 거론된다.
실제 이날 미국 현지 보도에 따르면 유명희 통상교섭 본부장과 만난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이 일본 수출규제와 관련해 “미국으로서도 필요한 역할을 하겠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역시 조직적 생산 감축에 참여해야 하고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확대했던 캐파 가동률을 과감하게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뉴스웨이 임정혁 기자
dori@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