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규제 대상이 반도체 소재 3개 품목에서 857개 품목으로 늘어남에 따라 피해가 전방위로 확산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한국 수출이 8개월 연속 감소 행진을 이어간 상황에서 일본의 추가 규제는 미·중 무역 분쟁과 글로벌 경제 성장 둔화에 더해 불확실성을 키우면서 성장률을 추가로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2일 정부와 주요 경제전망 기관에 따르면 지난달 초부터 시작된 일본의 수출규제로 인한 악영향은 이미 가시화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부설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달 말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8월 전망치는 80.7로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한창이었던 2009년 3월(76.1)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7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1.0% 줄어 8개월 연속 감소했다. 품목별로 보면 반도체(-28.1%), 석유화학(-12.4%), 석유제품(-10.5%) 등 주력 품목은 단가가 떨어지면서 수출 실적이 부진했다.
7월 대일 수출은 0.3% 감소하는 데 그쳤지만, 수입은 일본의 수출규제 대상인 부품·소재·장비 수입이 줄어드는 등의 영향으로 9.4% 줄어들었다.
6월 산업생산은 수출 감소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2개월 연속 줄고 소비마저 마이너스로 돌아선 가운데, 정부는 이달부터 일본 수출규제에 따른 여파가 산업생산지표에 반영되면 더욱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본이 이날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주재로 연 각의(국무회의)에서 한국을 ‘화이트 리스트’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의결함에 따라 악영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영국 등 27개국이 포함된 백색국가 명단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조치가 시행되면 일본 기업이 한국으로 수출할 때 거의 모든 품목에서 개별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로 인해 반도체·소재뿐만 아니라 국내 산업 전반에 광범위한 악영향이 예상된다. 이미 경제 전망기관들은 일본 수출규제 영향 등에 대해 우려하면서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잇따라 하향조정하고 있다.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이 2%에도 못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늘어나고 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국내외 43개 기관의 올해 한국경제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지난달 기준 2.1%로 6월(2.2%)보다 0.1%포인트 떨어졌다.
국내외 43개 기관 중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이 2%에 못 미칠 것으로 전망하는 곳은 스탠다드차타드(1.0%), IHS마켓(1.4%), ING그룹(1.4%), 노무라증권(1.8%), 모건스탠리(1.8%), BoA메릴린치(1.9%) 등 10곳으로 늘어났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일본의 수출규제로 촉발된 한일 무역갈등이 우리나라의 투자와 성장에 영향을 미쳐 하방 위험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무디스는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술기업 신용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피치는 한국에 대한 일본의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수출 규제가 글로벌 첨단 기술시장에 불확실성을 더한다며, 올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2.0%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로 한국의 반도체 생산이 10% 줄 경우 GDP는0.4% 감소하고 연간 경상흑자는 100억 달러(약 11조7820억원)가 줄어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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