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력 30년의 국적기 라이선스에 매력고대 선후배 사이인 정몽규 회장 이끄는현대산업개발과 컨소시엄 구성 가능성
3일 금융투자업계와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는 재무적투자자로 이날 오후 2시로 예정된 아시아나항공 예비입찰에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아시아나 최대주주 금호산업(지분율 31.05%)과 매각주간사 크레디트스위스증권은 이날 아시아나 매각 예비입찰을 마감한다.
현재까지 미래에셋대우를 제외 아시아나 인수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곳은 애경그룹과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일명 강성부 펀드) 정도다. 아시아나항공의 인수 금액은 2조원 안팎으로 추정되며 금호산업은 예비입찰 후 일주일 안에 최종후보군(숏리스트)을 추리고 약 한 달간 실사를 거칠 예정이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금산분리 원칙 때문에 인수의 주체가 될 수는 없고 재무적투자자로 참여하는 방법을 검토 중으로 컨소시엄 구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미래에셋대우가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해 직접 운영하는 것이 아닌 인수합병(M&A) 과정에서 자금이 필요할 때 역할을 하고 수익이 나빠지면 빠지는 투자은행(IB)의 업무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2011년 휠라코리아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세계 최대 골프용품 브랜드 타이틀리스트를 보유한 아쿠쉬네트를 인수한 바 있다. 당시 인수금액은 12억 5000만 달러(1조 4000억 원)로 미래에셋파트너스프라이빗에쿼티7호를 비롯한 재무적투자자가 6억 달러를, 휠라코리아가 1억 달러를 각각 출자했다. 산업은행을 비롯한 시중은행이 대주단으로 나서 5억 달러를 투입해 거래를 성사시켰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인수합병 관련해서 IB로 투자하는 것은 업종이나 국적에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며 “아시아나항공이 좋은 매물이라고 보고 투자에 나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아시아나항공이 국적기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만으로도 투자 가치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규제산업인 항공산업의 특성상 신규 진입이 쉽지 않다는 점도 아시아나항공의 매력이다. 또한 아시아나항공이 30년간 쌓아온 국제적 네트워크와 영업망 등을 높게 평가했다.
하지만 항공 업종 자체가 위기를 겪고 있고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가 불안하다는 점 등이 단점으로 꼽힌다. 특히 자체 보유기종의 비율이 낮다보니 항공기 임대(리스) 비용이 회사 재무구조를 압박하는 구조다.
아시아나항공이 현행 리스계약에 의해 차후 1년 이내 지급해야 할 최소 운용리스료는 8950억원이며 5년 초과 최소 운용리스료는 4조8637억원 수준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미래에셋대우가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뛰어든 이유에 대해 궁금증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일각에선 ‘호남 정서’에 기반해 호남출신인 박 회장이 나선 것이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대우는 “조건이 좋아서 투자를 하는 것이지 출신이 이유가 되진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또 다른 이유로는 현대산업개발과의 인연이다. 박현주 회장과 정몽규 HDC 회장은 고려대 선후배 사이로 오래전부터 막역한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항공에 매력을 느끼고 적극적으로 전략적투자자를 찾았던 미래에셋대우와 신성장 사업 발굴에 집중하고 있는 현대산업개발의 니즈가 맞물리면서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뛰어들었다는 분석이다.
현대산업개발은 풍부한 자금력을 가지고 있다. 올 6월말 기준 HDC현대산업개발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조1772억원이며 유동화가 가능한 단기금융상품 4542억원을 더하면 당장 활용할 수 있는 자금은 약 1조6000억원 수준이다.
미래에셋대우 입장에선 현대산업개발과 손잡을 경우 대규모 자금을 들이지 않고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앞서 미래에셋대우는 아시아나항공이 매물로 나온 초창기부터 재무적투자자로서의 역할을 검토해 왔다. 대형 딜인만큼 복잡한 구조를 갖게 될 수 밖에 없고 그 과정에서 추가 수익도 가능하다. 현대산업개발의 경우 미래에셋대우의 자금력 뿐 아니라 IB로서의 역량도 기댈 수 있는 상황이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현대산업개발과의 컨소시엄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며 “오후 2시 이후에 명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임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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