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쇼트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HDC그룹이 인수 자금을 마련함과 동시에 지주회사 체제 강화를 위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이로써 고 정세영 HDC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부터 정몽규 HDC회장까지 이어온 HDC그룹과 삼양식품간 14년간 백기사 인연에 마침표가 찍히게 됐다.
HDC는 삼양식품 보통주 127만9890주를 처분한다고 23일 공시했다. 처분 금액은 947억1186만원으로 지난해 자기자본의 4.48%에 해당하는 규모다.
회사 측은 “신규 투자를 위한 유동성 확보와 비계열지분 처분을 통한 지주체계 강화를 위해 타법인 주식 처분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처분은 이날 정규시장 종료 후 시간외 대량매매를 통해 진행될 예정이다. 주당 기준가는 7만4000원으로 산정됐다.
아울러 삼양식품 주식 처분과 동시에 지분 인수자인 미래에셋대우와 주가수익스왑(Price Return Swap) 계약을 체결하고 주식 매각 시 매각금액과 정산약정금액의 차액을 정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 HDC그룹의 결정에 대해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실탄 마련을 위한 선제조치로 보고 있다. 삼양식품 지분 전량 처분으로 늘어나는 실탄이 1000억원에 육박하기 때문.
아시아나항공 쇼트 리스트에 미래에셋대우와 함께 손잡고 이름을 올린 HDC그룹은 인수금액으로 2조원 가까운 현금이 필요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이로써 HDC그룹(옛현대산업개발)과 삼양식품 선대회장간 아름다운 동행은 사실상 마무리된다. 지난 14년간 백기사 역할을 하던 HDC그룹이 올해 초 삼양식품 오너 일가에 불리한 주주제안을 하는 등 이미 균열 조짐이 보이기도 했다.
이번에 HDC그룹이 삼양식품 보유지분 전량을 털어내면서 이들간 끈끈한 인연을 마침표를 찍게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간 HDC는 삼양식품 지분율이 약 17%로 제2대 주주역할을 해왔다.
한편 이번 블록딜 직전 삼양식품 지분 구조는 삼양내츄럴스 등 특수관계인이 47.22%, HDC 16.99%로 구성된다. 작년까지 5% 이상 주요 주주였던 국민연금은 올 들어 지분율을 4%대로 낮추면서 주요 주주에서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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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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