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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놓친 제주항공···에어부산 노린다

아시아나 놓친 제주항공···에어부산 노린다

등록 2019.11.12 14:15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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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산업, 우선협상대상자로 HDC현산 낙점HDC, 증손회사 100% 공정거래법 충족시켜야‘상장사’ 에어부산 걸림돌, 재매각 가능성 존재LCC 1위 제주, 에어부산 인수 플랜B 가동할 듯

사진=에어부산 제공사진=에어부산 제공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이 아시아나항공 우선협상대상자로 낙점되면서 에어부산의 향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HDC현산 지주사인 HDC는 공정거래법에 따라 증손회사가 되는 에어부산 지분을 100% 확보하거나 잔여 지분을 처분해야 한다.

제주항공이 규모의 경제로 국내 항공시장을 재패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만큼, 에어부산만 인수하는 ‘플랜B’에 돌입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금호산업 이사회는 12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HDC현산 컨소시엄을 아시아나항공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확정했다. HDC현산 측은 인수대금으로 2조5000억원 가량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 숏리스트(적격예비인수후보)보다 최대 1조원 가량 비싸게 부른 셈이다.

이에 따라 HDC현산은 아시아나항공과 6개 자회사를 통째로 사들이게 된다. 금호산업은 최대한 이른 시일 내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고, 연내 매각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HDC현산이 에어부산을 품을지, 다시 매물로 내놓을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일괄매각’을 원칙으로 삼았지만, 원매자가 원할 경우 추가적으로 분리매각을 검토할 수 있다는 방침을 세웠다.

더욱이 인수주체인 HDC현산은 지주사 HDC를 모회사로 두고 있다. 지주사는 증손회사 지분을 100% 확보하거나 처분해야 한다. 아시아나항공 100% 자회사인 에어서울과 아시아나개발, 아시아나에어포트는 문제될 게 없다.

하지만 에어부산과 아시아나IDT의 인수 구조를 두고서는 고심할 수밖에 없다.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두 자회사 지분율은 에어부산 44.17%, 아시아나IDT 76.22%다. 공정거래법상 지주사 체제의 기업은 증손회사의 지분을 100% 확보해야 한다.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완료되면 지배구조는 ‘정몽규 HDC 회장→HDC→HDC현산→아시아나항공→에어부산·에어서울·아시아나IDT 등 자회사’로 그려진다. 다시 말해 아시아나항공은 지주사 HDC의 손자회사가 되고, 아시아나항공 자회사는 지주사의 증손회사가 되는 것.

HDC가 지주사 규정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에어부산과 아시아나IDT 지분을 추가로 매수하거나 아예 다른 기업에게 보유 지분을 넘겨야 한다. 이들 모두 상장사이기 때문에 지분율 100%를 채우기란 쉽지 않다.

에어부산은 부산시를 비롯해 넥센, 부산은행 등 지역 주주 지분율이 45.62%를 가지고 있고, 소액주주가 10.21%를 보유 중이다. 이들을 설득해 지분 전량을 사들이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게 시장의 중론이다. 주식 매입이 이뤄지더라도 현재 주가 7250원을 감안, 추가로 소요되는 비용은 211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HDC현산이 따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에어부산 지분을 매각한 뒤 재취득해 지주사 증손회사가 아닌 단순 손자회사로 삼는 그림을 그릴 수 있다. 혹은 지주사인 HDC에 지분을 넘겨 HDC현산과 동등한 위치의 자회사로 만드는 방법도 존재한다. 하지만 HDC현산이 보유 지분을 넘기는 과정에서 현금거래가 이뤄져야 하는 만큼 추가적인 비용부담이 여전히 남아있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HDC현산이 과도하게 보여질 수 있는 인수금액을 제시했고, 10조원에 육박하는 아시아나항공 부채도 떠안아야 하기 때문에 재무적인 고민을 할 수 있다”면서 “승자의 저주를 피하기 위해 재매각을 시도할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고 내다봤다.

더욱이 항공업계에서는 제주항공이 에어부산에 더 큰 관심을 보여왔다고 입을 모은다. 저비용항공사(LCC) 1위 업체인 만큼, 대형항공사(FSC)보다 같은 LCC인 에어부산을 인수하는 것이 시너지를 내는데 효과적이다. 제주항공 측에서 HDC현산이 에어부산을 다시 매물로 내놓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는 추측이 나오는 이유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제주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을 준비하면서 에어부산 등 분리매각 가능성에 대한 시나리오도 검토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제주항공이 규모의 경제를 노리고 있는 만큼, 에어부산으로 영남권 수요까지 모두 가져가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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