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대 R&D 비용 올해 9% 육박작년보다 매출 줄었지만 투자 늘려AI, 5G, 시스템 반도체 등 투자 확대
19일 삼성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삼성전자의 연구개발 투자 금액은 역대 최대 규모인 20조원을 웃돌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까지 연구개발비 명목으로 15조2877억원을 투자했다. 이중 정부보조금 140억원 및 자산화된 2857억원을 제외한 14조9880억원을 당기 비용으로 회계처리했다.
사실상 매 분기마다 5조원가량의 투자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4분기에도 비슷한 규모의 투자 금액이 집행되면 연간 최대 규모인 20조원을 쏟아부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몇 년간 삼성전자는 매출액 대비 7% 이상 연구개발비를 집행해왔다. 2015년 7.4%를 기록했던 투자비는 2016년 7%로 소폭 줄었다가 지난해 7.7% 수준으로 재차 늘렸다.
올해는 매출액이 줄고도 투자비는 오히려 더 늘렸다. 올 3분기 누적 매출액은 170조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대비 7.6% 줄었다. 반면 매출 대비 투자비는 대폭 늘려 약 9%에 육박하고 있다.
올들어선 3분기까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DP)사업의 라인 성능개선 등 시설투자에도 16조8000억원을 사용했다. 삼성전자는 “중장기 수요 대응을 위한 메모리 인프라 투자에 집중하고 있으며, 파운드리 경쟁력 강화를 위한 극자외선(EUV) 7나노 생산능력 확대와 퀀텀닷(QD)디스플레이 투자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계에선 삼성전자가 한 해 동안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비용이 올해 20조원을 넘길 것으로 관측한다. 삼성전자가 향후 몇 년간 투자 확대 기조를 계속하겠다고 발표했기 때문.
특히 삼성전자는 아직 끝나지 않은 이 부회장의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재판을 진행중인 상황에서도 공격적인 투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는 주요 대기업들이 투자 확대에 쉽게 나서지 못하는 모습과 대조적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 재판 등 대내외 불확실성 시기에 투자를 더욱 확대하고 있는 게 삼성의 전략”이라며 “삼성을 제외한 대부분 기업들은 투자할 곳을 마땅히 못 찾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의 주요 상장 계열사 투자비를 보면 3분기까지 매출액 대비 삼성SDI 7.4%, 삼성전기 6.4%, 삼성SDS 1.38% 규모로 집행됐다. 삼성전자의 투자비 증액은 계열사보다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부회장은 지난 8월말 삼성디스플레이 아산 사업장을 방문해 “위기와 기회는 끊임없이 반복된다. 지금 LCD(액정표시장치) 사업이 어렵다고 해서 대형 디스플레이 사업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며 기술 개발과 투자를 통한 위기 극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난해 8월엔 5G(5세대 이동통신), 인공지능(AI), 바이오, 전장부품 등 4대 미래 신사업에 180조원 투자 계획을 내놨다. 또 올 4월엔 오는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 연구개발 및 생산기술 확충에 133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었다.
삼성을 제외하면 주요 그룹의 투자비 증액 비중은 높지 않다.
LG전자는 지난 몇 년간 매출액 대비 6.5%를 꾸준하게 연구개발비로 집행했다. 지난해 3조9600억원을 투자했고, 올해도 작년과 별 차이가 없다. 3분기까지 6.5%에 해당하는 3조원을 썼다.
다만 H&A(가전), HE(홈엔터테인먼트), MC(이동단말), VS(자동차부품) 등 각 사업부별 설비 투자는 당초 목표 금액으로 3조3380억원을 계획했으나 3분기까지 1조7225억원이 집행돼 약 52%에 그쳤다.
LG그룹 관계자는 “아직 투자가 진행되지 않은 비용은 4분기 또는 내년으로 넘어가서 집행되기도 한다”며 “협력사 납품 지연으로 설비 투자 등의 비용 집행이 늦어지는 경우도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3분기까지 1조8838억원(매출액 대비 2.4%)을 연구개발비로 집행해 지난해의 2조7564억원(2.6%)보다 줄어들 전망이다. 기아차(1조1723억원)를 포함하면 올해 3분기까지 약 3조원의 연구개발비가 들어갔다. 지난해 현대·기아차는 4조4200억원을 썼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는 매출액 대비 11.6%에 달하는 2조3280억원의 투자비를 집행했다. 지난해 SK하이닉스의 연구개발 비용은 매출액의 7.2% 수준인 2조8940억원이었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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