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그룹 계열사 CEO 교체서 제외한화맨이자 방산통···삼성테크윈 인수 진두 지휘누적수주액 23조 상회···항공부품사업 성과 인정
21일 재계 등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다음달 중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한다. 그룹은 지난 9월 말 한화시스템과 ㈜한화 기계부문, 한화케미칼 등 화학·방산 7개 계열사를 대상으로 CEO 교체를 우선 실시한 바 있다. 예년보다 한 달 가량 빨리 이뤄진 인사로,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전문성을 갖춘 인사들을 대거 내세웠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대표이사급 인사가 이미 이뤄진 만큼, 연말 인사는 다른 임원 인사로 국한될 전망”이라며 “다만 수시 인사를 실시하고 있어 추가적인 CEO 교체가 없을 것이라고 단정할 순 없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신 대표가 3연임을 달성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2015년부터 4년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이끄는 그가 이번 CEO 교체 칼날을 피한 것으로 짐작해 볼 때, 사실상 재연임이 확정된 것이란 주장이다.
신 대표는 1964년생으로, 서울대학교 기계공학과를 졸업했다. 1987년 입사해 30여년간 한화그룹에서 일해 온 ‘한화맨’이자 ‘방산통’이다. 그는 ㈜한화 경영전략실장(상무)와 한화그룹 경영기획실 인력팀장(전무)를 거쳐 2015년 ㈜한화 방산부문 부사장을 역임했다.
신 대표는 2014년 한화그룹이 삼성그룹으로부터 삼성테크윈(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신)을 인수할 당시 주도적인 역할을 하면서 김승연 회장의 신뢰를 받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직후인 2015년 한화테크윈 총괄부사장에 선임됐고, 같은해 12월 한화테크윈 항공·방산부문 대표이사에 이름을 올렸다.
신 대표는 김철교 전 대표이사와 각자대표체제를 이어오다 2016년 10월 김 전 대표가 퇴진하면서 단독대표체제를 구축했다. 신 대표는 2018년 3월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는 재선임에 성공했고, 그의 임기는 2020년 3월까지로 연장됐다.
경영 성과로만 보더라도 3번째 연임은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신 대표는 그룹의 미래성장동력으로 꼽는 항공부품 사업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내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15년 프랫 앤 휘트니(P&W)와 GTF 엔진 국제공동개발사업(RSP) 계약을 체결하며 단순 부품 납품사에서 파트너로 글로벌 지위를 높여가기 시작했다.
2016년에는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와 LEAP 엔진 부품 공급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경남 창원공장에는 1000억원을 들여 스마트 팩토리를 구축했다. 이듬해 베트남 법인을 설립했고 지난해 신공장을 완공하며 원가경쟁력도 확보했다. 당시 준공식에는 김승연 회장이 직접 참석해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올 초에는 P&W로부터 40년에 걸쳐 2조5000억원 규모의 최첨단 항공기 엔진부품 공급권을 획득했다. 이달 들어서만 영국 롤스로이스, 미국 GE와 각각 1조1525억원, 3507억원 규모에 달하는 최첨단 항공기 엔진부품 공급 계약 2건을 맺었다. 3대 항공엔진 제조사 위주의 누적 수주금액만 23조원을 상회하며 중장기 성장 기반을 탄탄하게 마련했다.
또 미국 항공엔진 부품 전문업체인 ‘이닥(EDAC)’의 지분 100%를 3570억여원에 인수했다. 신 대표는 인수 작업이 완료된 직후 직접 미국을 방문해 이닥 경영진 등과 만나 미래 비전을 공유했다. 이닥은 첨단 항공기엔진 부품인 일체식 로터 블레이드와 게이스 등을 제조하는 회사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인수로 고난이도의 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이 때문에 연말 인사에서 승진 가능성 전망도 나오고 있다. 더욱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방산 중간지주사격인데, 자회사인 한화시스템은 앞서 실시한 인사에서 김연철 사장이 새롭게 선임됐다. 김 사장은 대표이사 발령과 함께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를 감안할 때 모회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이끄는 신 대표 역시 사장으로 직급을 높여 균형을 맞출 것이란 관측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본격적인 성장궤도에 올라탄 상황에서 굳이 선장을 바꿀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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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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