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열린 금통위서 기준금리 연 1.25%로 동결이주열, 경기바닥론 언급···“현재 수준 유지 전망”미·중 무역분쟁 완화·내년 중반 반도체 경기 회복내년 경제 성장률 2.3%···경제 성장 모멘텀 약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9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10월에 기준금리를 인하했고 앞으로 거시경제와 금융안정 상황이 어떻게 흘러갈지 지켜봐야 한다는 점에서 (금리를 현 수준에서)유지하기로 결정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하며 역대 최저 수준을 유지했다. 이는 앞서 7월과 10월 두 차례 금리 인하 효과를 지켜보겠다는 의미다.
한은은 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1.75%로 인상한 후 올해 7월 0.25%포인트를 인하했고 10월에도 0.25%포인트 잇따라 인하했다.
이 총재는 “두 차례 금리 인하 효과를 살피고 있다“면서 “통화 정책의 파급효과가 실물로 나타나려면 오래 걸리는 만큼 파급경로가 잘 작동하는지를 살피고 있고 금리 인하의 일차적·단기적 효과를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미·중 무역 분쟁과 반도체 경기 회복 시점을 두고는 “반도체 경기는 내년 중반쯤엔 회복 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회복의 정도가 강하지 않더라도 내년 중반엔 나아질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미·중 무역 분쟁이 최근 양국간 일단계 협상 타결 여지가 생기면서 상당폭 완화됐다”며 “앞으로 미중 분쟁이 더이상 악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는게 일반적인 견해를 기본적인 시나리오로 설정했다”고 말했다.
또 “미·중 무역 분쟁이 완화된다고 한다면 그에 따른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투자 증대를 기대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글로벌 교역 확대나 우리 수출의 증대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경기 부양을 위해 통화정책이 아닌 비전통적인 정책수단을 활용할 것인가에 대해선 “특정 수단을 염두에 두지 않고 주요국 도입했던 비전통적인 정책수단을 폭넓게 살펴보고 있는 단계”라면서 “현재 금리 수준을 볼 때 아직은 금리 정책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고 선을 그었다.
기준금리 하락에도 CD금리가 상승하는 현상에 관해 “내년부터 시행되는 신예대율 충족을 위해 일시적으로 은행들이 CD를 발행한 것에 기인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저금리 기조에 따른 금융안정 우려가 제기되자 “경제 주체들의 수익 추구 성향이 높아지고 금융기관의 수익성은 저하되는 등 금융안정 리스크가 축적되어 가고 있다는 우려가 높은 것이 사실”이라면서 “그동안 정부가 거시건정성 정책을 꾸준히 펼친 결과 부정적 영향이 어느정도 억제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가계의 레버리지가 높고 부동산 신용 공급이 확대된 상태라 부동산 또는 위험 자산 유입될 가능성에 대해 각별히 경각심을 가지고 살피겠다”고 전했다.
또 “통화정책은 주택가격 움직임에 직접 대응해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할 필요가 있는만큼 거시금융 흐름 등을 종합적으로 살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한은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2.2%에서 2.0%로 하향조정했고 내년 전망치 역시 2.5%에서 2.3%로 내렸다.
이 총재는 “당초 예상보다 수출과 투자가 부진하고 소비 증가세가 둔화한 점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년 성장률은 세계 교역부진 완화와 반도체 경기 회복으로 올해보다 소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내년 중반께부터는 글로벌 불확실성이 완화할 것으로 보이고, 정보기술(IT) 업황이 개선된다는 예상이 지배적이기 때문에 이에 비춰보면 수출과 설비투자를 중심으로 (경기가) 완만하게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내년 전망치가 잠재성장률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에서 보면 우리 경제의 성장 모멘텀이 강하다고 볼 수는 없겠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기존 0.7%에서 0.4%로 내렸다. 이 총재는 “수요 압력이 미약하고 국제유가, 농·축·수산물 가격이 예상보다 하락한 점을 반영해 0.3%포인트 낮췄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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