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노무라증권 “내년 코스피 지수 2100~2400선”모건스탠리·골드만삭스·JP모건···韓증시 투자의견↑美씨티 “지나친 낙관론 경계해야” 엇갈린 전망도
일본계 증권사인 노무라증권은 지난 11일 서울 중구 SFC에서 열린 ‘2020년 증시 전망’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코스피 지수가 반도체 경기 회복에 힘입어 2100~2400선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상장사의 순이익도 올해보다 22%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창원 노무라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제조업은 올해 3분기를 바닥으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며 “수출도 지난달부터 감소폭이 둔화해 내년 1분기 중 플러스로 전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무라증권은 경기민감 업종인 화학·철강·정유·LCD·해외건설 등도 바닥을 통과하고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내년 한국 증시를 이끌 산업으로 단연 반도체를 지목했다.
정 센터장은 “반도체 이익이 급락했다가 내년부터 상승으로 돌아서기 시작해 회복은 2년 정도 이어질 것”이라며 “반도체 수출 증가율을 보면 2020년에는 회복세를 보이고 2021년에는 슈퍼사이클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또한, 노무라증권은 내년도 증시 유망 종목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관련 소재·장비 기업을 추천했다. 탄소배출 규제에 따른 전기차 수요 증가로 삼성SDI와 LG화학 등 배터리 회사들의 수혜를 예상했고, LNG선의 수요 증가로 한국조선해양 등도 유망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현 상황에서 리츠(REITs)와 고배당주 등의 성장도 기대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도 최근 ‘2020년 아시아 신흥시장 전략’ 보고서를 통해 한국 증시에 대한 투자의견을 종전 ‘비중유지’(equal-weight)에서 ‘비중확대’(overweight)로 한 단계 높였다. 또 내년 코스피 목표지수는 2350으로 제시했다. 이는 12일 종가 기준 지수(2137.35)를 9.94% 웃도는 수준이다.
모건스탠리는 “미중 무역 분쟁이나 거시경제 여건 약화 등 부정적인 요인은 이미 지수에 반영됐다”며 “코스피가 그동안 부진했던 만큼 상대 밸류에이션(가치평가) 측면에서는 오히려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골드만삭스도 이와 비슷한 의견을 내면서 한국 증시 투자의견 지난 3분기 초 ‘비중 축소’에서 ‘시장 비중’으로, 최근에는 ‘비중 확대’로 재차 높였다. 골드만삭스는 “오는 2020년 글로벌 경기 회복과 기술 하드웨어 분야에서의 실적 개선이 전망된다”며 “내년 한국의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은 올해 -33%에서 내년 22%로 크게 반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적 회복을 이끌 요인으로는 메모리 가격 안정화와 D램(DRAM)·낸드(NAND) 재고 정상화, 5세대 이동통신(5G) 수요 증가 등을 꼽았다.
JP모건 역시 내년 아시아 주식시장을 긍정적으로 전망하면서 특히 한국 주식에 대한 투자 비중 확대를 조언했다.
미국 CNBC 방송에 따르면 JP모건의 제임스 설리번 아시아(일본 제외) 담당 책임자는 “한국은 비중을 확대할 핵심시장 중 하나”라며 “투자자들이 채권에서 주식으로, 성장주에서 가치주로 전환하는 흐름을 보이는 상황에서 한국은 이런 변화에 잘 맞아 떨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한국 기술주들이 좋은 실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삼성처럼 좋은 실적을 내온 기업들이 우리의 최상위 선발 목록에 올라있다”고 밝혔다. 또 카카오에 대해서도 투자 비중을 높이도록 권유하는 비중확대 의견을 내놨다.
반면, 미국 투자은행 씨티그룹은 내년 한국 증시에 대해 ‘비중 축소’ 의견을 내놓으며 다른 IB들의 낙관론과 엇갈린 전망을 제시했다. 이는 수출 둔화가 내년 증시까지 악영향을 이어갈 것이라는 판단에서 나온 분석이다. 또 부진한 배당 등이 투자매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씨티그룹은 “무역 둔화가 한국 증시의 이익 모멘텀을 해치고 있다”면서 “여기에 한국 기업들이 주주 친화적인 행보를 보이리란 기대는 있지만 배당금 지급은 여전히 부진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뉴스웨이 고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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