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열린 임시주총서 회사 측 판정승전병철 전 대표 최대주주 지위 그대로8월 임시주총 효력취소 소송도 진행중최종 판결까지 자금조달 어려움 예상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중앙오션은 100억원 규모의 12회차 전환사채(CB) 발행에 따른 납입일을 지난 20일에서 내년 4월22일로 연장했다. 발행대상자는 씨게이트로 주식으로 전환하면 지분 12.67%를 확보할 수 있다. 또한 중앙오션은 공사에프디경기총판을 대상으로 진행하려던 제3재배정 방식의 50억원 규모 유상증자도 납일일도 내년 4월22일로 연장했다.
중앙오션이 전환사채와 유상증자 납입일은 연기한 것은 경영권 분쟁의 불씨가 아직 살아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월 열린 임시주총에 대해 결의취소 본안소송이 내년 3월 열리는 만큼 자금조달 일정도 재판 이후로 미뤄진 것이다.
중앙오션의 현재 최대주주는 전병철 전 대표다. 전 전 대표는 지난해 4월 마리투자조합·신라투자조합 등에 지분을 넘기면서 회사를 매각한 바 있다. 마리투자조합은 전 전 대표도 참여하고 있는 곳이었다. 이후 전 전 대표는 투자조합에서 탈퇴해 투자 비율만큼 주식을 배분받았고 다시 최대주주 지위에 올랐다. 다만 지분 보유 목적은 ‘단순투자’였다.
중앙오션의 경영권 분쟁은 지난달 15일 전 전 대표가 지분 보유 목적을 ‘경영참여’로 바꾸면서 불거졌다. 이후 전 전 대표는 장내매수를 통해 주식수를 늘리기 시작했고 7.67%의 지분율을 8.80%로 높였다.
당시 전 전 대표 측은 “주가에 대해 염려하는 주주가 많다. 이들의 걱정을 조금이라도 덜기 위해서 주식 확보에 나서는 것”이라면서 “주식은 곧 경영권과 연결된다”고 설명했다.
중앙오션은 임시주총을 앞두고 전 전 대표를 상대로 5%를 초과하는 주식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해서는 안된다는 취지로 ‘의결권행사금지가처분 신청’을 접수하기도 했다. 회사 측은 전 전 대표의 경영참여 목적이 경영권 프리미엄을 재차 매각하는 시도라고 주장했다.
법원은 전 전 대표 측 손을 들어주면서 중앙오션의 신청을 기각했다. 전 전 대표는 보유하고 있는 모든 지분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되면서 유리한 입장에 섰다.
하지만 소액주주들은 전 전 대표가 아닌 현 경영진의 손을 들어줬다. 지난 13일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이사회가 추천한 이사가 모두 선임된 반면 전 전 대표 측의 주주제안으로 올라온 정관변경, 이사 해임, 이사 선임 등의 안건은 모두 부결됐다.
결국 경영권 다툼 1라운드는 현 경영진의 일방적인 승리로 마무리된 셈이다. 중앙오션은 임시주총에서 승리한 직후 대표이사를 교체하며 경영 정상화에 힘을 내고 있다. 또한 사업다각화를 위해 소프트웨어 업체인 오뉴이노베이션의 지분 34.17%을 약 41억원에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인수대금은 CB(14회차)를 발행해 넘겨주는 방식이다.
중앙오션의 경영정상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 전 대표 측이 싸움을 이어간다면 경영권 분쟁은 쉽게 마무리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회사 측이 임시주총에서 승리하고도 전 전 대표의 최대주주 지위는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경영권 분쟁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중앙오션 주가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전 전 대표의 지분매각 소식이 알려지면서 급등했던 주가는 올해 들어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중앙오션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이 진행 중에는 전환사채를 발행할 수 없어 납입일을 연기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전병철 전 대표 측과 협의 중인 부분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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