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 매각가 줄다리기 장기전 돌입하자채권 마감 시한 임박 코너몰려 요구 수용
27일 웅진씽크빅은 넷마블에게 웅진코웨이 지분 25.08%를 1조7400억원에 양도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당시 제안 받은 1조8000억원 중반대의 가격보다 1000여억원 적은 수치다.
웅진그룹은 지난 3월 1조8600억원의 자금을 들여 웅진코웨이를 다시 품으며 그룹 재건 의지를 다졌다. 웅진코웨이는 ‘방판업계 신화’인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그룹 기초를 닦을 수 있도록 한 회사였으나 2012년 기업회생 절차를 밟으며 내놓을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코웨이 인수를 위해 무리하게 자금을 조달한 데다 계열사 웅진에너지가 5월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지주사 웅진의 신용등급이 ‘BBB-‘로 떨어지는 등 그룹 전체가 흔들렸다. 웅진그룹은 결국 웅진코웨이를 재인수 한지 3개월 여만인 6월 말 재매각을 결정했다.
재매각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웅진이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려해 약 2조원대의 가격을 원한 반면, 원매자들은 주당 10만원 이상을 제시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다. 웅진과 원매자 측의 줄다리기가 이어지면서 매각 일정 자체가 몇 차례 연기됐고, 유력 원매자로 점쳐졌던 대기업들이지난 7월 치러진 예비입찰에 대거 불참하기도 했다. 본입찰 마감을 앞두고 ‘유력 후보’였던 전략적투자자(SI) SK네트웍스가 발을 빼며 유찰 우려까지 나왔다.
다행히 본입찰에 넷마블이 깜짝 등판하며 입찰 무산에 대한 우려를 지웠다. 넷마블은 본입찰 당시 약 1조8000억원대 중반의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웅진코웨이 노조(전국가정통신서비스노동조합 웅진코웨이지부)가 직접 고용을 요구하며 넷마블을 압박해 연내 인수가 불발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결국 웅진이 넷마블이 제시한 금액보다 1000억원 낮은 가격에 계약한 것은, 매각 진행이 장기전으로 흐르자 채권 마감 시한 임박 등 코너에 몰리면서 넷마블의 요구를 수용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웅진은 내년 2월 740억원 사채 만기가 예정돼 있다. 현재 웅진의 신용등급은 ‘BBB-’로 투기등급 수준이다. 정상적 사채 발행이 불가능하다. 이런 가운데 부산 기반 중소기업인 에이스디엔씨와 에이스유니폼이 웅진의 지분을 8.9%까지 늘리면서 경영권을 위협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매각으로 웅진그룹은 채무를 상환하고 재무구조를 정상화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웅진씽크빅은 코웨이 인수 당시 들인 자금 총 1조5000억원(인수금융 1조, 전환사채 5000억)를 모두 상환하고 무부채 수준의 기업으로 돌아갈 수 있다. 매각 대금 중 1조5000억원의 차입금 상환과 부대 비용을 제외하면 잔여 현금 약 2000억원을 보유하게 된다.
웅진그룹은 향후 재무건전성을 위한 내실 다지기를 진행하는 한편 웅진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웅진씽크빅과 IT사업 등을 중심으로 그룹을 이끌어 간다는 구상이다.
웅진씽크빅은 최근에 출시된 비대면 학습서비스인 ‘스마트올’, 웅진씽크빅 ‘AI수학’과 같은 AI학습 중심의 새로운 서비스로의 확대를 가속화 할 계획이다. 웅진 IT사업부문은 SAP와 클라우드 기반의 IT사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하며 스마트팩토리 구축, 렌탈시스템 인프라 구축 등의 비즈니스 영역으로 확대한다. 이 밖에 웅진플레이도시는 온천개발로 인한 입장객 순증과 관리비용 절감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뉴스웨이 변상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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