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손해보험사들이 본사 후선부서를 파트제로 전환해 중간관리자를 없앤데 이어 생명보험업계 1위사 삼성생명이 영업 컨트롤타워인 사업부를 폐지한다. 복잡한 의사결정 구조를 단순화해 업무효율성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을 통해 허리띠를 졸라맨다는 계획이다.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보험설계사(FC) 영업조직인 FC영업본부 산하 4개 FC사업부를 폐지하는 조직개편안을 검토 중이다.
FC사업부는 전국 86개 지역단, 610개 지점을 총괄하는 권역별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다.
현재 FC사업부는 FC1사업부(강남), FC2사업부(강북), FC3사업부(영남), FC4사업부(충청‧호남)로 구성됐다.
삼성생명은 이 같은 FC사업부를 없애고 지역단을 중심으로 영업조직을 개편할 계획이다.
FC영업본부와 지역단 사이의 중간조직을 없애는 조직 슬림화를 통해 의사결정 구조를 단순화하고 업무효율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이번 조직개편은 저금리, 저성장이 지속되면서 손익 관리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비용 절감 방안에 이어 내놓은 후속 조치다.
연결 재무제표 기준 삼성생명의 지난해 1~3분기(1~9월) 당기순이익은 9768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7267억원에 비해 7499억원(43.4%) 감소했다. 2018년 삼성전자 주식 매각으로 발생한 대규모 일회성 이익의 기저효과에 저금리로 인한 운용자산이익률 하락이 겹친 결과다.
앞서 삼성생명은 올해 사업비, 임원 경비, 행사비 등의 비용을 30% 감축하기로 했다. 임원 경비의 경우 담당 보직과 업무 유형 등에 따라 최대 50% 삭감한다.
현성철 삼성생명 사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삼성생명은 보험산업의 위축과 사상 초유의 저금리 등 어려운 여건 아래에서도 전방위 혁신 추진으로 위기 상황에 대응해 왔다”며 “계약 체결부터 보험금 지급에 이르는 전체 절차 개선과 경영진부터 솔선수범하는 원가혁신을 통해 새로운 투자 여력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최대 보험사이자 생보업계 1위사인 삼성생명의 이러한 행보는 다른 보험사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저금리 장기화와 손해율 상승에 직격탄을 맞은 보험업계의 조직 슬림화 바람은 이미 대형 손보사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손보사의 올해 1~3분기 당기순이익은 2조1996억원으로 전년 동기 2조9162어구언에 비해 7166억원(24.6%) 감소했다.
현대해상과 KB손해보험은 영업, 보상 등 현장부서를 제외한 본사 후선부서를 파트제로 전환했다. 기존 실·부장의 보직은 파트장으로 바뀌었고 파트장 이하 관리자는 실무자 역할을 수행한다.
현대해상은 기존 154부, 296팀을 56파트, 114부, 190팀으로 개편했다. 사업비를 절감과 비용 누수 방지를 위해 보험종목별 손익파트를 신설했다.
KB손보는 기존 2총괄, 9부문, 27본부, 140부를 1총괄, 9부문, 25본부, 140부로 변경했다. 상품총괄, 영업총괄은 경영총괄로 단일화했다.
이 밖에 중소형 손보사인 롯데손해보험은 전화를 이용한 텔레마케팅(TM) 자동차보험 영업을 축소하기로 하고 상담직 직원 330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접수했다.
회원사인 보험사들이 대규모 조직개편과 비용 절감에 나서면서 생명·손해보험협회는 올해 예산을 사실상 동결했다.
이철영 현대해상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올해도 보험산업은 성장성이 둔화되고 수익성이 저하될 것으로 전망돼 위험관리 강화 수익 확보를 위한 내실경영이 요구된다”며 “자동차보험, 실손의료보험 손해율 개선 노력과 함께 사업비 절감을 위한 효율적 비용 집행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장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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