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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대 남창희 교수 “광개토대왕 수군, 대마도 상륙”...임나일본부 설 자리 없게 돼

인하대 남창희 교수 “광개토대왕 수군, 대마도 상륙”...임나일본부 설 자리 없게 돼

등록 2020.02.04 11:12

주성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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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대 남창희 교수인하대 남창희 교수

인하대학교(총장 조명우)는 정치외교학과 남창희 교수가 일본 우익세력의 왜곡된 역사관을 무력화하는 중대 학설을 제시했다고 4일 밝혔다.

광개토대왕의 수군이 대마도에 상륙했을 가능성이 70% 이상이라는 정치군사모의게임(PolMil game) 결과를 공개, 연구 결과는 `한일관계 2천년- 화해의 실마리`라는 책을 통해 이미 학계에 보고됐다.

고구려 수군 도해작전의 역사적 사실이 밝혀지면 한일관계의 암적 요소도 동시에 제거된다고 남 교수는 주장한다.

임진왜란부터 1910년 한국 강점까지 일본의 한반도 침탈의 사상적 근거는 고대 역사서 `일본서기`의 임나일본부설이었다고 한다. 전설의 신공황후가 신라를 정벌하고 고대 4세기 말부터 200년간 설치했다고 하는 임나일본부는 한반도 침략의 명분이 됐다.

고대에 일본의 영향권 하에 있었으니 1910년 강제병합은 원래 상태로 돌아간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 조선총독부 식민사관의 핵심 논리였다. 만주 집안시의 호태왕비 도해(渡海) 원정의 문구도 일본군 참모본부가 자의적으로 해석했다는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400년 전후에 고구려 수군이 대마도의 왜군 전진기지를 공격했다면 논리적으로 경상도에 임나일본부는 설 자리가 없게 된다. 군사강국 고구려가 버티고 있는 한반도에 일본 세력이 끼어들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임나일본부설과 광개토대왕 수군의 대마도 상륙설은 양립할 수 없는 경합학설이라고 한다.

남 교수가 제시한 고구려 수군 도해설의 근거는 세 가지다. 첫째, 호태왕비에 400년 신라를 괴롭히다가 등을 돌려 후퇴하는 왜군을 고구려군이 임나가라(任那加羅)까지 추격했다는 내용이 나온다.

`일본서기` 숭신천황 65년 조에 임나가라의 위치를 알려주는 명확한 기록이 나온다. 후쿠오카로부터 북쪽 바다로 2천리에 임나가 있다고 한다. 중국 삼국지, 위지동이전에 후쿠오카로부터 바닷길 2천리에 대마도가 있다고 했다.

중국과 일본 사료를 종합하면 임나가라는 대마도를 의미한다. 또한 `일본서기`에 임나는 북쪽으로는 바다로 막혀있다는 기록도 나온다. 임나는 한반도의 지명이 아니고 대한해협의 섬이라는 이야기다. 임나는 경주로부터 뱃길로 서남 방향이라 하는데 고대에 대마도로 가는 항구인 거제도는 경주에서 볼 때 서남방향이 맞다.

둘째, 당시 고구려에게 왜국은 집요하게 백제를 후방에서 돕는 눈의 가시 같은 존재였다. 백제의 후방지원 전진기지인 대마도를 점령하지 않으면 고구려의 동맹국 신라의 안보는 보장할 수 없다. 400년 전후 동북아 국제 관계에 참여한 행위자들의 국내외 정세 변수를 놓고 정치군사모의게임(PolMil Game)을 반복적으로 시행해 본 결과, 대마도 상륙 가능성이 70%가 넘는 결과가 도출됐다.

각 행위자들의 전투서열, 기상, 각국의 국내정세 등 데이터 부족 때문에 90%까지 확정적으로는 판단할 수 없어 다소 낮게 추산했다고 한다. 해방 후 초대 감사원장을 지낸 정인보 교수가 고구려 수군의 대한해협 도해 가능성을 제시한 적이 있는데 군사학적으로 검증한 것은 처음이다.

호태왕비는 아들 장수왕이 아버지의 위대한 전공을 기리는 기념비다. 정인보의 학설을 빌려, 적국 왜군의 기동을 바다를 건너 격파했다고 `도해파(渡海破)`라는 장쾌한 어감의 표현을 장수태왕이 쓸 리 없다고 남 교수는 해석했다.

셋째, 기마부대가 편성된 편성한 고구려군에 비해 기동성이 불리한 왜군이 퇴각한다면 바다로 철수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왜군은 대마도의 전진기지로 물러나서 보급을 보충받고 전투력을 정비해야 한다. 고구려군은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두고 일찍부터 수군을 원정군에 편성했을 수 있다.

호태왕비 본문에 대왕이 친히 수군을 이끌고 원정에 나섰다는 대목이 보인다. 고구려 수도에서 작전 지역인 경주까지 진군하려면 수군이 필요 없다. 굳이 함대를 원정군에 편성했다면 애초에 바다를 건너는 도해작전 소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남 교수는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 주임연구원과 한국국방연구원 선임연구원을 거쳐 현재 군사고고연구회장을 역임하고 있다. 국제정치학 전공자로서 국방부와 육군, 해군, 공군 자문위원을 두루 거친 경력 덕분에 국내에서 보기 드물게 융합적인 고대 군사사 연구자로 인정받고 있다.

이 연구 과정에는 해병대 사령부의 상륙작전 전문가도 참여했다고 한다. 대마도에 5회 현지 조사하면서 2006년 규슈대학 교환교수 때부터 14년간 채집한 증거를 종합한 결과라고 역설한다. 지난 1월 중순에는 규슈 다자이후의 후방 보급기지인 키쿠치성과 야메고분군 등 관련 유적을 집중 조사하며 검증 절차를 밟았다.

이번 연구 결과가 일본 학계에 소개되면 악화일로의 한일관계를 복원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학계는 전망한다. 징용공 배상 문제로 수출 규제라는 무리수를 둔 아베정권의 배후에 우익 단체 일본회의가 있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이 단체의 한반도에 대한 시대착오적인 우월의식의 뿌리에 바로 `일본서기`의 임나일본부설이 도사리고 있다. 고대 한국이 비굴하게 조공을 바치는 제후국이라는 왜곡된 역사인식은 일본 정치권의 그릇된 한국관과 불가분의 관계라고 한다.

역사왜곡의 출발점을 교정하는 것이 퇴행적인 일본의 우익세력 부활을 차단하는 특효약이 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

남 교수는 "임나일본부설만 제거되면 한일 양국은 진정으로 화해할 수 있는 기초가 생긴다"면서 "나아가 북한 핵문제를 포함해 양국이 협력하면서 동북아 평화번영의 주역이 될 수 있는 잠재력을 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주성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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