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다음달 라임 현장검사 착수 판매비중 큰 하나·우리은행 등 거론핵심 쟁점은 ‘불완전판매 인정’ 여부은행 “같은 피해자···적극 소명할 것”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이 다음달 라임자산운용의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해 합동 현장검사를 실시하는 가운데 주요 판매사인 신한금융투자와 함께 우리은행, 하나은행 등이 첫 검사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는 은행권에선 우리·하나은행 두 곳의 판매 금액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이다. 금감원의 진단 결과 환매 중단된 라임자산운용 모펀드 4곳에 투자한 173개 자펀드의 수탁고는 1조6697억원인데 그 중 우리은행이 3577억원, 하나은행이 871억원을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은행 판매 금액 8146억원의 절반을 웃도는 규모다.
이에 금감원은 이들을 중심으로 현장 조사를 펼쳐 사실 관계를 파악하고 규정 위반 행외가 포착되면 정식 조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앞서 금감원은 라임자산운용의 대표 펀드(플루토 FI D-1호)를 중심으로 한 순환적 펀드 거래와 증권사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을 이용한 부적절한 운용 등 이상 징후를 포착해 검사를 실시했다.
이를 거쳐 사기 등 불법행위가 상당 부분 확인된 상태다. 실제 라임은 펀드의 수익률을 유지하고자 다른 펀드와 법인을 동원한 것으로 파악됐다. A펀드가 투자한 코스닥 법인의 손실을 회피하고자 B펀드를 통해 신용등급·담보가 없는 M법인의 사모사채를 인수하고, 그 법인이 다시 A펀드의 전환사채(CB)를 사들이도록 하는 식이다.
다만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측 심기가 편할리 없다. 먼저 불거진 사건을 채 매듭짓기도 전에 다른 문제에 직면하게 돼서다. 이들 은행은 지난해에도 대규모 손실로 논란을 빚은 ‘DLF 사태’와 관련해 금감원의 검사를 받은 바 있다. 이로 인해 배상(40~80%)을 진행 중인 것은 물론 기관과 CEO 모두 중징계를 받을 위기에 놓였다. 때문에 같은 상황이 반복될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그럼에도 두 은행이 금감원의 검사를 받게 된다면 쟁점은 불완전판매 인정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펀드 상품의 경우 투자자에게 손실 위험성을 충분히 설명해야 하는데 현재 은행에서 라임 펀드에 가입한 일부는 이를 제대로 듣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DLF 사태’ 때와 비슷하다.
하지만 책임소재가 분명하지 않다는 점은 변수다. 자세히 뜯어보면 ‘라임 사태’는 판매사가 펀드 설계부터 판매까지 모든 과정을 주도한 ‘DLF 사태’와 다른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펀드 구조와 운용의 불법성에서 비롯된 사건, 즉 라임자산운용의 잘못인 만큼 자신들도 피해자라고 은행 측은 해명하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금감원이 ‘라임 사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DLF 사태’처럼 불완전판매 판정을 내릴 수는 있겠지만 은행이 결과를 순순히 받아들이지 않을 전망이라 분쟁조정에 이어 배상에 도달하기까진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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