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대책] 전문가 “두더지잡기식 미봉책···큰 영향 없다”

LTV 소폭 조정·전매제한 등은 12·16의 변형일 뿐

근시안적 대책 아닌 장기적·안정적 공급방안 必

단기적 수원 등 수도권 남부 집값 안정화엔 효과

19일 수원시 영통구 한 단지 옆 공인중개사 전경. 사진=이수정 기자

전문가들은 정부의 19번째 부동산 규제 방안인 2·20대책에 대해 대부분 ‘미봉책’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그러면서 집값 오름 현상이 나타나는 즉시 내놓는 두더지잡기식 대책이 아니라,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주택 공급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20일 정부는 12·16대책 이후 풍선효과가 나타난 ▲수원시 영통·권선·장안구 ▲안양시 만안구 ▲의왕시를 신규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한다고 발표했다. 또한 조정대상지역 규제 강도를 3월 2일부터 현행 60%인 조정대상지역 LTV비율을 9억원 이하 50%, 9억원 초과 30%로 차등 적용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이미 나온 대책을 강화한 것일 뿐이기 때문에 시장에 미치는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9억원분에 대한 조정대상지역 내 주담대 LTV를 50%로 소폭 조정 적용하는 것으로는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며 “이는 가격 상승 불씨를 남겨논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 역시 “결국 이번 대출규제는 지난 12·16대책의 변형일 뿐”이라며 “시장이 받는 충격은 약할 수밖에 없고, 시간이 지나면 스프링처럼 가격은 튀어오른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공급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장은 “이번에도 공급대책이 빠져있어 아쉬움이 크다”며 “두더지잡기식 규제책은 단기적인 집값 안정화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효과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수요 억제책 뿐 아니라 원활한 공급 대책도 동반돼야 한다”며 “지난 12·16대책에서 제시했던 가로주택정비사업 및 준공업지역 개발 활성화 방안, 3기신도시 개발을 가속화하는 동시에 추가적인 공급대책이 시급하다”고 부연했다.

송승현 대표 역시 “조정지역 내 대출 강화 및 합동조사는 일시적 효과에 그칠 수 있기 때문에 실수요자를 위한 전반적인 공급책이 필요하다”며 “현재 주택값 상승 시발점인 서울과 강남권에 대한 공급 계획을 제시해야 수도권 상승 이상 현상을 잠재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규제로 남부 수도권에 나타난 풍선효과는 단기적으로 잡힐 것으로 보인다.

송승현 대표는 “9억원 초과분은 LTV 30% 적용으로 대출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최근 풍선효과로 가격 상승 논란이 일었던 경기도 일부지역 주택상승률은 어느 정도 꺾일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세와 대출규제 강화로 외지인들의 갭투자 수요가 주춤해지면서, 수용성 아파트시장이 숨고르기 양상을 띌 것”이라며 “매수 대기자들도 관망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