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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무너진 코스피···“사스·메르스 때보다 심각”

[韓 증시 긴급진단]‘코로나19’에 무너진 코스피···“사스·메르스 때보다 심각”

등록 2020.02.25 15:57

수정 2020.02.25 17:05

고병훈

,  

김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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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나흘만에 반등했지만···외국인 팔자 지속낙관·비관 전망 엇갈려···3월 중순까진 이어질 것이번 조정 본질은 대내외 심리 및 경기 복합불안변동성 불가피해도 조정폭 제한 가능성도 높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의 확산에 따른 불안이 이어지면서 코스피지수가 휘청이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의 확산에 따른 불안이 이어지면서 코스피지수가 휘청이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불안감이 커지면서 코스피 지지선이 위태롭다. 특히 최근 증시 하락 때 외국인들의 매도 규모가 이미 과거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때를 넘어서 향후 전망이 더욱 불투명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코스피는 개인들이 방어하면서 나흘 만에 반등에 성공했지만, 외국인들의 매도세는 계속 이어지고 있어 불안감은 여전한 상황이다. 특히 전날 외국인은 사흘 만에 순매도로 돌변해 무려 7868억원어치의 주식을 내다팔았는데, 이는 지난해 11월26일(8576억원) 이후 최대 순매도 규모다. 25일인 이날 현재도 전날과 비슷한 수준인 7794억원어치 매도 물량을 내놓고 있는 모습이다.

당장 증시 전문가들의 전망은 엇갈린다. 사태가 곧 진정될 것이라는 낙관론과 당분간 ‘V’자 반등은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는 비관론이 동시에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사스·메르스때보다 심해···비교해보니

25일 이정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 사태를 둘러싼 불확실성 국면이 얼마나 이어질 지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며 “과거 사스와 메르스가 진행된 기간이 약 3개월이었던 점을 미뤄볼 때 4월 말 이전에는 코로나 사태가 종료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화되며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를 돌파한 것과 변동성지수(VIX) 레벨이 20포인트를 돌파한 것은 부담”이라면서도 “질병 이슈는 증시에 단기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확진자 수가 둔화되는 시점이 되서야 코스피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봤다. 그는 과거 메르스와 사스 사례를 미뤄볼 때, 이번 코스피지수의 지지선은 2000선 초반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사스 당시, 질병이 확산돼 투자 심리가 위축되었던 시점부터 코스피 전 고점 대비 하락폭은 30%였다. 메르스 당시는 14.7%였다.

이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는 전 고점 대비 7.3% 하락중”이라며 “최대 낙폭이 점진적으로 축소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과거 코스피는 저점 형성 후 회복 반등이 나왔던 만큼 이번에도 코스피는 기술적으로 ‘W버텀’으로 추세 상승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전문가 진단도 엇갈려···V자 형태의 반등을 꾀하긴 무리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매도 물량이 커진데 이어 대구 지역 중심으로 확산된 이번 코로나 19 사태가 좀처럼 진정되지 않자, 코스피 지수가 예년의 모습을 되찾기에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는 비관론도 나온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조정의 본질이 대내외 심리 및 경기라는 복합 불안이라는 점을 상기할 경우, 확진자 증가추세의 진정과 같은 미시적 상황 변화만으론 시장 색깔변화나 ‘V'자 형태의 반등을 꾀하긴 무리가 있어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가 발단이 되면서 1월 24일 세계 증시 급락이 1차적인 전초전이었다면, 2월 3일 중국증시 7%대 하락은 2차전으로 변동성 확대의 트리거가 됐다”라며 “코로나19 영향력 확대로 3월 중순 이전까지 2가지 요인이 주가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진단했다.

문 연구원은 “즉 코로나19 사태가 몰고온 불안은 감염병 유행이 공식적으로 종료 발표되기 전까지 사그라들기 어렵다”라며 “불안의 강도는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겠지만 불안이 해소되지 않는 한 증시측면에서 투자심리를 억누를 수 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한 세계 각국의 대응에도 불구하고 위험수위가 높아진 코로나19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불확실성은 향후 증대될 수밖에 없다”라고 덧붙였다.

◇변동성 불가피해도 조정폭은 제한될 것···낙관론도

반면, 코로나19 사태로 국내외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당분간 클 수는 있지만 조정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시각도 여전히 지배적이다.

윤영교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유사 사례(2003년 사스, 2015년 메르스)를 보면, 전염병 사태는 시장의 단기 방향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나 중장기적인 펀더멘탈을 바꿀 수 있는 요인은 아니다”라며 “코스피 단기 저점이 2100선 수준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가 심각 단계로 격상되면서 증시 영향력도 커질 수밖에 없다”면서도 “역사적으로 미국 중앙은행의 통화긴축이 동반되지 않는 경우 전고점 대비 13%를 넘겨 하락한 경우는 거의 없다. 현재로는 11% 하락이면 2018포인트, 13%면 1970포인트”라고 설명했다.

◇외국인들 증시 하락 유도하지만···곧 순매수로 전환할 것

전날 코스피 지수의 기록적인 낙폭을 주도한 건 외국인 투자자들이었다. 전일 장 시작과 함께 매도물량을 쏟아낸 외국인은 이날 하루에만 무려 7968억원어치의 주식을 내다팔았는데, 이는 지난해 11월 26일(8576억원) 이후 최대 순매도 규모였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 증시가 불안정해지고 원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일제히 등을 돌린 것이다. 다만, 외국인이 매도세를 이어가며 지수 하락을 주도하고 있지만 곧 매수로 전환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김동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 반등을 기다리는 입장에서 기관보다는 외국인의 순매수 전환이 필요하다”며 “현재 외국인의 20영업일 누적 순매도 규모는 약 6조원으로 신종플루와 메르스 사태 때의 규모를 넘어섰고 최근 3년래 최대치 6조2000억원에 근접해 통계적으로는 바닥에 가깝다”고 말했다.

이는 외국인의 코스피에 대한 순매수 전환 시점이 가까워졌다는 판단이다.

김 연구원은 “외국인 순매도로 인한 첫 번째 지수 급락 이후, 5영업일 이내에 전 고점 대비 -10% 이상 하락한 케이스는 2011년 8월 금융위기 케이스가 유일했다”며 “지수 추가 하락에 대비하기보다는 바이러스 사태 진정에 따른 지수 반등에 대비하는 매수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시 반도체 슈퍼호황 오나 싶었는데..전망은?

코로나19에도 비교적 영향이 적었던 반도체·장비 업종도 사태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비상이 걸렸다.

올해 초부터 업황이 회복세로 돌아선 반도체 업계는 지난 2017∼2018년 반도체 ‘슈퍼호황’이 재연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다. 실제로 코로나19 사태 초기에는 ‘공급 충격에 따른 가격 상승’이란 긍정적 영향이 부각됐다.

그러나 애플이 중국 생산이 차질을 빚어 1분기 실적이 나빠질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을 계기로 ‘공급 차질에 따른 수요 둔화’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전 세계 반도체 수요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에서 소비 심리가 위축돼, 반도체 수요가 급감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매출 감소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공급 업체들의 발 빠른 대응전략으로 반도체·장비 업종의 업황 훼손은 없을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도 여전하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19 여파로 반도체 수요 측면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태지만, 공급업체들이 탄력적으로 대응하면서 수급에 큰 차질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연구원은 “D램 생산업체들은 코로나19 장기화를 우려해 D램 캐파 감소로 대응할 전망”이라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각각 13L, M10 팹에서 D램 캐파 감소를 가속화시킬 수 있다. 최악의 경우 IT 수요 소멸이 현실화될 수 있지만 반도체 업황 방향성이 훼손될 가능성은 극히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만약 생산업체들의 예상과 달리 중국 내 IT 공장이 조기 가동된다면 수요 훼손 없이 공급만 하향시키고 하반기 업황을 맞이할 수 있다”며 “코로나19가 오히려 반도체 수급에 긍정적일 수도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 코로나 19로 가장 큰 피해본 업종 추천하기도

그런 와중에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코로나 19사태로 큰 타격을 받은 업종들을 중심으로 매수 추천에 나서기도 했다.

일단 코로나19 사태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소비재 업종은 화장품, 소매와 유통, 호텔, 레저, 미디어 등이었다. 반도체와 IT, 자동차업종은 이번 코로나19 사태와 무관한 것으로 봤고, 금융과 유틸리티 업종에 대한 영향력은 중립적인 것으로 판단했다.

윤영교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가 표면화 된 1월 이후에도 반도체 등 IT업종 및 자동차 업종의 2020년 당기순이익 전망치는 상향 조정되기도 했다”라며 “해당 업종의 경우 코로나19 사태 이후 주가 복원력이 가장 클 것으로 전망돼 비중 확대를 추천한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중국 관련 소비재 업종의 경우 코로나19 사태 해소 이후 이익 전망치 상향 속도가 가장 빠를 것으로 전망된다”라며 “주가 조정을 저가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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