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지주, 대내외 리스크 관리·분석 조직 강화‘유기적인 시장 대응 강조’ 조용병 의중 반영신한은행, 조직 운영 원칙에 ‘고객 보호’ 강조금융투자상품 전문성 제고 위한 IPS그룹 신설
2018년에 이어 2년 연속 ‘리딩뱅크’ 자리를 수성한 신한금융지주는 올 초 조직 개편에서 큰 변화를 주지 않았다. 기존의 조직 환경에서 역대 최고의 성과를 올린데다 섣부른 변화를 시도할 경우 위기 상황에서 부작용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
신한금융지주가 지난 1월 단행한 조직 개편에 따르면 전체적인 조직 구조는 그대로 두면서 회장 직속 부서인 미래전략연구소의 기능을 강화하기로 했다.
미래전략연구소는 신한금융지주 내 타 부서들과 달리 상위에 부문장을 두지 않는 유일한 회장 직속 부서로서 그동안 신한금융그룹 안팎의 전략 수립·실행 업무를 하며 싱크탱크 역할을 해왔다.
미래전략연구소가 주력 업무 분야는 거시 경제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전략 수립이다. 원래 맡던 주 업무이기도 했지만 이제는 역할의 무게가 더 무거워졌다. 아시아 금융권 1위를 노리는 신한금융지주인 만큼 더 넓은 시야로 다양한 전략을 수립하겠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미래전략연구소의 표면적 역할은 거시적 시장 분석과 분석 자료 기반의 전략 마련이지만 진짜 중요한 임무는 따로 있다. 바로 그룹 안팎의 경영 위협 요인을 면밀히 분석해 리스크 관리 역량을 키우는 것이 미래전략연구소의 강화된 역할이다.
무엇보다 최근 대외 정세 불안 사례나 국내에서 발생한 각종 금융사고 등 금융권 안팎으로 불확실성과 변동성 확대 이슈가 자주 발생한 것이 역할 변화의 큰 요인이 됐다.
특히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시장 변동에 대한 유기적이고 선제적인 대응을 꾸준히 강조했던 만큼 시장 전체를 면밀히 분석하고 직·간접적 위협 요인이 될 만한 부분을 정확히 예측해 적기에 활용할 만한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됐다.
신한금융지주는 올 상반기 내에 ‘마켓 인텔리전스 협의회’를 구성해 시장 전반이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조직을 만들 예정이다. 이 작업은 미래전략연구소가 주도하게 된다.
미래전략연구소는 거시적 측면에서 시장 전반의 상황을 분석하고 위협 요인을 예측해 전략을 수립한 뒤 이를 각 자회사와 공유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조 회장은 이 역할이 리스크 관리 효율 제고와 전반적 경영 안정성을 높이는 지름길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모회사인 신한금융지주가 거시적 전략 수립에 중점을 두고 조직 재편에 나섰다면 주력 자회사인 신한은행은 소비자 보호 기능 강화를 조직 혁신의 첫 키워드로 꼽았다.
신한은행의 조직 혁신은 진옥동 신한은행장의 경영 철학과도 연결된다. 진옥동 은행장의 경영 철학은 ‘고객 중심’ 한 마디로 압축된다. 그는 지난해 3월 취임 이후 줄곧 ‘고객 퍼스트’를 외치면서 고객에게서 진정한 리딩뱅크 가치가 나온다고 강조해왔다.
진 은행장의 철학은 올해 조직개편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금융권의 실적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도 소비자 보호를 기반으로 고객과의 신뢰를 더욱 두텁게 쌓겠다는 전략이다.
진 은행장은 올 초 상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은행의 업(業)은 고객의 요구 조건을 해결해주는 과정에서 성립된다”며 “손익이 기준이 되는 과거의 리딩뱅크가 아닌 고객의 흔들림 없는 믿음을 받는 일류 신한을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진 행장의 이러한 의지가 가장 잘 보이는 조직이 바로 ‘소비자보호그룹’이다. 소비자보호본부가 확대 재편돼 그룹으로 격상한 것으로 은행의 고객보호 컨트롤 타워 역할을 맡는다. 산하에는 기존 고객만족센터를 굿서비스부로 개편해 고객 경험 개선과 고객 지원 기능을 확대했다.
여기에 별도로 소비자 민원과 대포통장 관련 대응을 맡는 소비자지원부도 새롭게 신설했다.
최근 잇달아 터진 금융사고를 계기로 더 세밀한 업무 수행을 위한 조직도 생겨났다. 신한은행은 ‘IPS그룹’을 신설해 투자상품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상품 추진으로부터 독립성을 확보, 일원화된 투자전략을 추진하는 데 중점을 뒀다.
이와 함께 고객 수익률과 리스크 관리 강화를 통해 고객의 신뢰 및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신한은행이 지난 달 ‘투자상품 판매 정지 제도’를 국내 은행 중 처음으로 시행한다고 발표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새로 신설된 부서로는 디지털 전략부, 혁신금융부, FI사업부, 글로벌IB추진부 등이 있다. 혁신금융부는 중소 성장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부문으로 기술금융 전담과 혁신금융 강화 역할을 맡았다.
FI사업부는 국내외 전략적투자자(FI)를 통한 은행 수익 기회를 창출하는데 주력한다. 국내외 금융기관 대상 영업력을 확대하고 신사업을 발굴하는 등의 역할을 수행한다.
이밖에도 신한금융이 강조하고 있는 글로벌IB를 강화하기 위한 글로벌IB추진부도 신설됐다. 글로벌 채널 소싱과 IB딜 관련 영업확대를 위한 조직이다. PWM채널 중심 초고자산가 대상 특화영업을 강화하기 위해 WM(자산관리)그룹 내 PB사업부도 새롭게 생겼다.
또 고객군별 통합적인 의사결정 기반을 위해 부문제도 도입했다. 디지털 개인부문과 기업 부문을 나누어 리테일 고객의 대면‧비대면 ‘ONE VIEW’를 지향하면서 디지털 영업에서의 시너지를 창출하도록 했다. 기업부문은 기업 고객에 대한 종합관리를 추진한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han324@newsway.co.kr
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andrew.j@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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