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미국 3대 지수 모두 4%대 급락포인트 기준으로 사상최대 낙폭 기록코로나19 재료로 대세하락 전환 진입美기준금리 인하에 투자자 관심 쏠려
27일(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미국 3대 증시가 모두 4%대 급락하며 조정장에 돌입했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190.95포인트(4.42%) 폭락한 2만5766.64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상승세를 이어오면서 사상 최초로 ‘3만 고지’를 눈앞에 뒀었지만 나흘만에 넉 달 상승분을 반납했다.
다우지수가 지난 24일에도 1000포인트 이상 급락한 바 있다. 일주일 사이 두차례 1000포인트 이상씩 주저 않은 것은 지난 2018년 2월 이후 2년 만이다. 또한 이날 포인트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 낙폭이다. 하락률로는 1987년 ‘블랙 먼데이’(-22.6%)와 2018년 2월5일(-4.60%)에는 못 미치지만 사상 최대 낙폭이라는 상징성이 공포심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역시 414.30포인트(4.61%) 떨어진 8566.48에 장을 마감하며 4%대 하락세를 기록했다. 지난 19일 9817.18까지 오르면서 ‘1만 고지’ 돌파에 대한 기대감이 부풀었지만 이후 주가가 고꾸라지면서 지난해 11월 수준으로 돌아갔다. 애플(-6.54%), 테슬라(-12.81%) 등 증시를 이끌어온 ‘대장주’들의 부진이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37.63포인트(4.42%) 추락한 2978.76에 거래를 마치며 3000선이 붕괴됐다. S&P 500 지수가 2000선으로 내려간 것은 지난해 1월18일 이후 4개월여 만이다. 또한 2011년 이후 최대 낙폭으로 기록됐다.
이에 따라 미국 3대 지수는 모두 전 고점 대비 10% 이상 하락하며 조정장에 진입했다. 통상 주가조정은 고점 대비 10~20% 하락을 의미한다. 사상 최고치를 향해 가던 미국 증시는 불과 6거래일 만에 조정 장세에 들어갔는데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빠른 속도다. 이에 이번주가 2008년 이후 최악의 한주로 평가된다.
미국 증시의 조정장 돌입은 코로나19 확산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CNBC에 따르면 전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캘리포니아주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가 어떤 경로로 감염됐는지를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감염 경로가 확인되지 않으면 지역사회에 급속히 확산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스탠다드차타드의 글로벌 외환 연구책임자인 스티브 잉글랜더는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경제 문제와 질병이 미국을 강타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시장이 움직였지만 실제로 미국에서 아직 집단 감염은 일어나지 않았다”면서 “그런 일이 생기면 또 다시 단기하락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조정 국면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 넘게 상승곡선을 이어온 미국 증시가 대세하락으로 진입하는 초기 단계로 바라보고 있다. 코로나19가 재료로 작용했지만 불가피한 조정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FAANG’(페이스북·애플·아마존·넷플릭스·구글)과 테슬라 등 기술주들이 미국 증시를 이끌어왔다는 점에서 ‘닷컴버블’이 꺼질 때의 주가하락도 각오해야 한다는 경고도 나온다. 미국 증시는 최근 9년 내 사상 최고가 기록을 꾸준히 경신해보면 닷컴버블 때와 비슷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글로벌 증시의 중심축인 뉴욕증시의 조정국면이 길어질 경우 글로벌 증시의 도미노 하락도 불가피하다. 이에 따라 시장의 관심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여부에 쏠리고 있다. 증시 부진이 이어질 경우 연준이 주가 부양을 위해 금리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18년 12월 미국 경기둔화 우려로 지수 ‘베어 마켓’(약세장) 진입했을 당시 2019년 1월 파웰 연준 의장이 금리 인하 스탠스로 바로 바뀌었다는 점에서 주가부양을 위해 연준이 구원투수로 나설 가능성 높다”고 분석했다.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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