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필 전 부사장 중심으로 인력 구축이 전 부사장 잠적, 핵심 인력 ‘이탈’투자자들 “라임-대신 사실상 공범” 주장
대신증권은 라임 펀드 최대 판매사로 이름을 올리면서 가장 큰 후폭풍을 겪고 있는 판매사다. 특히 대신증권 반포WM센터는 라임 펀드가 집중 판매된 지점으로 불법 판매 의혹이 불거진 곳이다.
현재는 잠적한 이종필 전 라임운용 부사장과 장영준 전 대신증권 반포WM센터장의 유착 관계로 라임 펀드가 이곳에서 대규모로 판매될 수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등 라임과 대신증권의 연결고리를 두고도 뒷말이 무성하다.
라임사태 핵심 인물로 꼽히는 이종필 전 부사장은 2007년 대신증권에 입사해 퀀트 애널리스트로 활약한 이력이 있다. 이후 LIG투자자문, IBK투자증권, 외국계 증권사 HSBC 등을 거쳐 2015년 자산운용사 설립을 준비하던 당시 라임투자자문으로 자리를 옮겨 펀드매니저 길에 들어섰다.
라임에서 기업투자와 주식운용을 각각 담당했던 임일수 전 이사와 김영준 전 이사도 대신증권 출신이다. 두 사람은 라임사태가 불거지면서 지난해 12월 31일자로 사임했다.
김영준 전 이사의 경우 2003년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에서 IT 업종 담당 애널리스트로 활동하다가 2011년 대신자산운용으로 이동, 2015년 라임에 합류하기 직전까지 헤지펀드 1본부장을 역임했다.
이종필 전 부사장과 김영준 전 이사는 2015년 헤지펀드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던 원종준 라임운용 대표의 러브콜을 받고 동시에 라임으로 자리를 옮겼는데, 세 사람 모두 1978년생 동갑내기다. 이외에도 이자환 라임운용 마케팅과장과 김창희 대체투자운용본부장, 이진호 대체투자전략본부장 등 핵심 인력 상당수가 대신증권 출신으로 구성됐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라임운용은 본격적인 시장 진출에 앞서 이종필 전 부사장을 중심으로 인력이 구축된 회사”라며 “이른바 ‘이종필 사단’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대신증권 출신들이 자연스레 모여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샐러리맨 성공신화’로 불리는 박현주 미래에셋회장의 과거 사례와 유사하다. 1986년 동양증권에 입사, 동원증권으로 옮긴 후 최연소 지점장으로 승승장구한 박현주 회장은 1997년 7월 구재상 동원증권 압구정지점장, 최현만 서초지점장 등 8명의 ‘박현주 사단’과 함께 미래에셋캐피탈을 세웠다.
1998년 미래에셋자산운용, 1999년 미래에셋증권 등을 출범한 박 회장은 2005년에는 생명보험사를 인수해 증권과 자산운용, 보험으로 짜인 국내 굴지의 투자전문그룹을 키워냈다.
다만, 박 회장의 성공신화와 달리 이종필 전 부사장은 코스닥 상장사 리드의 800억원대 횡령사건과 1조원대 라임 환매 중단 사태에 연루되며 사실상 재기불능 상태가 됐다. 이 전 부사장의 잠적으로 회사 핵심 인력들도 줄줄이 이탈해 ‘이종필 사단’도 결국 와해 수순을 밟고 있다.
대신증권을 통해 라임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들은 라임에 대신증권 출신이 다수 포진한 점과 실질적인 펀드 운용을 담당했던 이종필 전 부사장과 장영준 전 대신증권 반포WM센터장의 친분 등을 이유로 라임과 대신증권을 사실상 공범으로 간주하고 있다.
지난달 말 ‘대신증권 환매 피해자 모임’ 소속 투자자들은 성명을 통해 “라임의 이종필 전 부사장이 도주 중이고, 이 전 부사장과 매우 친밀한 관계인 전 반포WM센터장 장씨와 대신증권에 의한 증거인멸 행위가 염려돼 신속한 수사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한편, 라임사태를 수사 중인 검찰은 최근 대신증권과 KB증권, 우리은행 등 관련 증권사와 은행 등에 대해 전방위 압수수색에 나서는 등 수사를 본격화하고 있다. 판매사 지점 가운데 라임 펀드를 가장 많이 팔았던 대신증권 반포WM센터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잠적한 이종필 전 부사장의 행방도 계속 수소문하고 있다.
뉴스웨이 고병훈 기자
kbh6416@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