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학교(총장 조명우)는 해양동물학연구실 박서정(24)학생이 최근 남극 세종과학기지에서 수행한 논문 ‘해양 저염분화와 산성화가 남극 단각류에 미치는 영향 연구(Ocean freshening and acidification differentially influence mortality and behavior of the Antarctic amphipod Gondogeneia antarctica)’를 발표했다고 5일 밝혔다.
박서정 학생은 지난달 인하대 해양과학과를 졸업했다.
이 연구는 지구 온난화로 빙벽이 녹아 바다 염분과 pH가 낮아지면 나타나는 해양 생태계 변화를 담고 있다. 특히 이 두 현상이 해양 생태계 핵심 구성원인 ‘단각류(amphipod)’의 행동 패턴에 미치는 영향을 주목했다.
단각류는 새우와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으며 그 양이 풍부하고 크릴, 물고기, 펭귄, 갈매기, 고래 등 해양 생물의 주요 먹이원이다.
연구 결과 환경 변화가 생리적 스트레스를 가져와 저염분 환경에서는 동족 포식이 증가하고 pH가 낮을 때는 사망률이 늘어나며 먹이에 반응하는 행동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낮에는 숨고 밤에는 헤엄치는 야행성 행동도 변화를 보였다.
하지만 염분과 pH가 모두 낮을 때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저염분일 때 삼투 스트레스에 대응하는 방법으로 에너지 소비율을 늘리는 반면, 낮은 pH 환경에서는 체내 산-염기 균형을 유지하지 못해 항상성이 파괴되는 등 환경에 따라 생리적 변화의 작동 원리도 다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연구는 이산화탄소 배출에 따른 지구온난화로 남극 빙벽 근처에 서식하는 단각류의 개체군이 변동할 수 있고 이는 다른 생태계 구성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박서정 학생은 해양과학과 특성화 사업 참가자로 뽑혀 2018년 극지연구소 지원을 받아 남극 세종과학기지에서 1~2월 2개월에 걸쳐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 극지연구소와 수행하고 있는 ‘남극반도 연안해양시스템 변화 2050 전망 연구’ 중 하나다.
이 논문은 JCR 해양·담수 생물학(Marine and Freshwater Biology)분야 상위 10% 학술지인 ‘Marine Environmental Research’ 2월 호에 게재 됐다.
박서정 학생은 “작은 생물이지만 개체수가 풍부한 단각류의 개체군 축소와 행동 변화는 다른 생물들과 상호작용해 남극 해양 생태계에 큰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며 “인간 활동으로 큰 위기를 맞이한 해양 생태계를 계속 연구하며 실태를 널리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지도를 맡은 김태원 인하대 해양과학과 교수는 “연구를 수행했을 당시 박서정 학생은 학부생이었다. 학부생이 인류가 접근하기 어려운 남극에서 훌륭한 연구를 수행한 것은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사례”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주성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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