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자 연합, 당사자 등 이사회 진입 불가하단 확약6년째 무직상태···공식소득은 보유주식 배당 뿐작년말 지분 상속 불구, 확보 가능한 현금 약 13억매년 100억 세금부담, 우회복귀로 자금마련 가능성
하지만 재계와 관련업계 등에서는 조 전 부사장이 경영 불참 약속을 이행할 수 있을지 여부에 의구심을 품는다. 2014년 ‘땅콩회항’ 이후 5년 넘게 무직(無職) 상태인 조 전 부사장의 자금력을 고려할 때, 복귀를 고려할 수밖에 없지 않냐는 관측이다.
24일 재계 등에 따르면 조 전 부사장은 경영 미참여 의사를 꾸준히 밝히고 있다. 조 전 부사장과 KCGI, 반도건설이 결성한 주주연합 역시 3자간 계약서 일부를 공개하며 경영 참여 가능성은 절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3자가 지난 1월 31일 체결한 주주간계약서에는 ‘당사자들은 회사 경영에 있어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해 각 당사자와 그 특수관계인이 직접 이사로 참여하지 않고 전문경영인·외부전문가로 이사회를 구성해 회사를 경영하도록 하기로 했다’고 명시돼 있다.
조 전 부사장과 강성부 KCGI 대표,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은 물론 KCGI 소속이거나 관련 인물, 권 회장 친족과 반도건설 계열사 임원 등의 이사회 진입을 막는다는 내용이다.
3자 연합은 경영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어기면, 막대한 재산상 손실을 물게끔 계약했다는 점도 밝혔다. 한진그룹을 활용해 각자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것이 아닌, 지배구조와 재무구조 개선이라는 진정성을 강조하는데 상당 시간을 할애하고 있는 것.
하지만 3자 연합간 확약을 온전히 믿을 수 없다는 시장 반응이 여전히 존재한다. KCGI 산하 9개 사모펀드 중 7개의 존속기간이 3년이라는 점을 근거로 단기 시세차익을 노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권 회장이 한진그룹 명예회장과 한진칼 임원 선임 권한, 부동산 개발권 등을 요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3자 연합 명분도 약화된 상태다.
한진그룹 측도 “3자 연합이 공개한 계약서 내용은 대표이사 권한으로 3자 연합 당사자나 직·간접적 이해관계자를 등기임원으로 임명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조 전 부사장이 처한 상황을 감안하면 경영복귀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조 전 부사장은 2014년 불거진 ‘땅콩회항’ 논란으로 경영에서 물러난 상태다. 약 4년 뒤인 2018년 칼호텔네트워크 등기이사 사장으로 경영에 복귀했다. 하지만 막냇동생인 조현민 한진칼 전무의 ‘물컵논란’이 터지면서 한 달 만에 다시 퇴진했다.
약 6년째 무직 상태인 조 전 부사장의 공식 소득은 한진칼 등 계열사 지분에서 나오는 배당금이 전부다. 지난해 10월 부친인 고(故) 조양호 전 회장이 소유하던 계열사 지분을 상속 받기 전에는 한진칼 2.31%(136만6687주), ㈜한진 0.03%(4000주)를 보유했다. 전년 기준 배당금은 4억1200만원으로 계산된다.
올해는 배당금 총액이 최대 12억8000만원으로 3배 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조 전 회장 보유 주식을 다른 가족들과 법적비율에 따라 나눠가진 영향이다.
한진칼은 올해 보통주 255원, 우선주 280원의 배당을 실시한다. 대한항공은 실적 악화로 무배당을 결정했다. ㈜한진은 주당 500원, 토파스여행정보는 주당 1만4000원을 지급한다.
정석기업과 한진정보통신은 아직 배당금을 확정하지 않았다. 정석기업은 그동안 주당 5000원을 배당해 온 만큼 올해도 이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영업환경이 악화된 2018년 2500원을 배당한 사례가 있다. 한진정보통신은 쭉 주당 250원을 지급해 왔다.
하지만 조 전 부사장이 상속세를 내기 위해 마련해야 하는 현금은 매년 100억원대에 이른다. 한진그룹 오너가는 약 2700억원으로 추정되는 상속세를 5년간 6번에 나눠 내기로 했다. 1회 납부액만 500억원대 안팎이다. 지난해 10월 1차분을 냈고, 2024년까지 연간 1회씩 납부해야 한다. 사실상 조 전 부사장이 배당만으로는 감당하기 힘든 수준이다.
조 전 부사장이 지난해 말 한진칼 지분 0.93%를 담보로 대출을 받은 점은 이를 염두에 둔 행보로 풀이된다. 당시 주가 기준 약 150억원을 빌린 것으로 추정된다. 통상 금리 3.5~5%를 적용하면, 연간 이자는 5억~7억원이다. 올해 받은 배당금의 절반 이상을 이자 갚는데 소모하는 셈이다.
주담대 연장만으로는 막대한 현금을 마련하는게 쉽지 않다. 주담대 비율을 늘리는 식의 현금 돌려막기는 우려되는 부분이다. 이 경우 지배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부작용이 있다. 상속세를 제때 내지 못하면 결국 보유 지분 매각 등의 방안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조 전 부사장이 경영 복귀에 나서 급여를 챙기는 식으로 자금력을 보완할 것이란 주장이 나온다. 조 전 부사장이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자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언급한 점도 이 같은 해석에 무게를 싣는다. 경영에 직접 참여하지 않더라도, 우회적으로 경영개입이 가능하다는 여지를 남겨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얘기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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