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김종인 위원장은 취임 인사차 민주당 대표실로 향해 이해찬 대표를 예방했다. 두 사람은 뼈 있는 농담을 주고 받았다.
4년 전 민주당 비대위 대표를 맡았던 김 위원장은 이날 이 대표가 앉은 자리를 가리키면서 “4년 전에는 내가 이 자리에 앉아있었는데 기분이 이상하다”고 농담을 건넸다. 이에 이 대표는 웃음을 지었다.
두 사람은 1988년 13대 총선을 시작으로 32년간 질긴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당시 두 번의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지낸 김 위원장은 민주정의당 후보로 서울 관악을에 출마해 3선을 노렸다. 하지만 평화민주당 후보인 이 대표에 5000여표(4%포인트) 차이로 패했다.
이후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는 김 위원장은 비대위 대표로 친노(친노무현) 주류와 강경파를 대상으로 물갈이를 했다. 당시 친노 좌장인 이 대표도 컷오프(공천배제)됐다.
이 대표는 컷오프에 반발해 탈당해 무소속으로 세종시에 출마했다. 이 대표는 당선된 뒤 복당했고 김 위원장은 비례대표직을 던지고 탈당했다.
한편 이날 두 사람은 국회 구성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에 대해 논의했다. 김 위원장은 “7선으로 의회 관록이 가장 많으신 분이니까 과거의 경험을 보셔서 빨리 정상적인 개원이 될 수 있도록 협력해달라”며 민주당의 단독개원 태세에 우회적으로 불만을 제기했다.
이에 이 대표는 “5일에 (개원을) 하도록 돼있다”며 “기본적인 법은 지키면서 협의할 것은 협의하고 하면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고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어 이 대표는 “나는 임기가 곧 끝난다. (주호영) 원내대표가 원숙하신 분이라 잘 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의 역할에는 선을 그었다.
두 사람은 코로나19로 인한 3차 추경의 필요성에는 공감했다. 김 위원장은 “정부 재정의 역할이 중요한 상황에서 국회가 정상적으로 잘 작동이 돼야 이 사태를 빨리 극복할 수 있다”며 “정부의 노력에 적극 협력할 테니 그런 식으로 (정상적으로) 해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5분 가량 진행된 비공개 대화에서 이 대표는 “3차 추경의 규모도 중요하지만 속도도 중요하다”며 조속한 처리에 협조해달라고 요청했고, 김 위원장은 이에 “내용을 보고 하겠다”고 답했다고 민주당 송갑석 대변인이 전했다.
뉴스웨이 임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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