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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전 꿈도 꾸지 마라’···2020 新투자법

‘코로나 이전 꿈도 꾸지 마라’···2020 新투자법

등록 2020.06.10 07:02

김소윤

,  

조은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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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산업 지각 변동 활발언택트 힘, 결국 IT·반도체로 귀결바통 이어 받을 섹터는 ‘2차 전지’레저·항공 업종은 아직 관망해야

‘코로나 이전 꿈도 꾸지 마라’···2020 新투자법 기사의 사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엔화강세는 일본 자동차의 가격 경쟁력을 하락시키는 요인이 됐다. 그런 반면, 현대, 기아차의 경쟁력이 부각되면서 글로벌 판매량과 시장 점유율을 확대시키는 계기가 됐다. 이를 시작으로 ‘차화정’(자동차, 화학, 정유) 업종들이 한국 증시 랠리를 주도했고, 시총 순위 역시 지각변동이 발생됐다.(현대차 11위→2위)

2015년 들어선 화장품을 비롯한 내수주들이 국내 증시를 주도하게 된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일본-중국 간 센카쿠 열도 문제로 일본 화장품 선호도가 하락하면서 자연스레 한국 화장품 선호도가 상승하게 되면서 중국에서 시장 점유율이 9.8%에서 22.9%나 확대된다. 당시에는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주식시장에서 주목받게 됐다.

과거 사례를 보니, 위기가 있을 때마다 증시 반등을 주도했던 업종들을 중심으로 산업 지각 변동이 발생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코로나(COVID-19) 사태 역시 다시 한 번 산업의 지각변동이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대면 접촉으로 인한 전염병이기 때문에 사회적 통제가 불가피해졌고, 기업들 또한 재택근무를 시행하면서 비대면 화상회의, 온라인 쇼핑 등 비대면 접촉(언택트)이 활성화됐기 때문이다. 카카오나 네이버 등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같은 섹터들이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또 코로나 감염 예방을 위한 위생용품, 치료제, 백신 개발 등으로 건강관리 섹터들 또한 한동안 주목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언택트는 IT·반도체 등 제조업으로 귀결될 것 = 코로나로 가장 주목받은 업종은 언택트다. 일례로 언택트 대표주 중 하나인 카카오가 가장 각광을 받았는데 연초만 해도 코스피 시총 순위 22위에 머물렀으나, 한 때 현대차를 제치고 시총 8위까지 오르기도 했다. 현재는 9위로 시총 10위권 안에 정착한 모습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IT·반도체 등 제조업 역시 언택트와 연관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말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일상화되면서 재택근무, 원격교육, 원격진료, 무인배달 등 언택트 수요가 확산될 전망인 가운데, 특히 원격교육과 재택근무로 인해 단기적으로 위축됐던 노트북 수요가 회복되고 있다는 점은 반도체 산업에 긍정적이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업종은 당연 '삼성전자'다. 이날(9일) KTB투자증권에서는 코로나 이후 삼성전자의 반도체 수요가 중장기적으로 점증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상향(6만원→6만7000원)키도 했다. KTB투자증권 보고서에는 “재택근무와 온라인 쇼핑, 인터넷 콘텐츠 수요 증가로 데이터 트래픽은 늘어나고 PC와 스마트폰 중요성 역시 커지는 추세”라며 “단기 반도체 업황도 세트업계 프로모션 강화, 각국 민간 소비 부양 정책 시행 등을 근거로 2분기 저점이 회복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외에도 5G, 자율주행차, 무인배달 기기, 생체인식, 개인용 의료장비 수요 증가로 메모리 반도체 수요 역시 증가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전세계적으로 코로나로 인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2024년까지 기존 예상치보다 11.9% 많은 1636억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중 유-헬스케어(U-Healthcare)로 지칭되는 원격진료는 사물인터넷(IoT)이 주목받던 몇 년 전부터 성장 잠재력에 대한 기대가 컸으나, 실제 결과는 그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본격적으로 저변이 확대될 것으로 보이며, 관련 인프라 투자도 함께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의료용 반도체 회사들의 실적 증가가 예상된다. 또한편,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이 감소함에 따라 성장세가 주춤했던 모바일 D램(Mobile DRAM) 시장은, 의료용 센싱(Sensing)의 수요 증가로 또다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관련주로는 알서포트, 비트컴퓨터, 전파기지국, 소프트센, 유비케어, 인성정보, 인피니트헬스케어, 이지케어텍, 뷰웍스 등 주로 중소IT업체들이다.

◇언택트 바통 받을 제조업종은? “2차 전지” = 언택트 못지않게 최근 각광받고 있는 업종이 또 하나 있었다. 글로벌 전기차시장이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성장세를 이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2차 전지’ 업종들의 주가가 대거 올랐다. 여기에 정부가 한국판 뉴딜 정책으로 ‘그린뉴딜’ 친환경 사업을 추진하면서 2차 전지 관련주에 대한 관심은 향후에도 높아질 전망이다.

일례로 삼성SDI의 경우 코로나 이전 18위에 머물러 있었으나, 어느새 시총 7위 자리에 꿰찮고 있는 모습이다. 또다른 국내 배터리 업체인 LG화학 역시 코로나 이후 시총 6위권에 안정적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미 전기차 시대 ‘새로운 원유’로 주목받는 2차 전지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국내 대기업 그룹의 경쟁은 격화되고 있다. 배터리 완제품 시장에서는 삼성·SK·LG가 3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고, 장기적으로 현대차 그룹이 배터리를 직접 생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또 배터리 소재 분야에서는 SK와 포스코, 두산이 시장 선점에 나섰고, 한화와 롯데도 가세하는 형국이다.

현재 시장은 LG화학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3사가 대규모 설비투자 및 생산량 확대에 나서며 선두를 달리고 있다. 특히 LG화학은 올해 1분기 사상 처음 일본과 중국 업체를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랐고,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도 점유율을 늘리면서 글로벌 4위, 7위를 달리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코로나 이후 이후 환경 문제가 부각되면서 전기차 및 2차전지업종에 밝은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고정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에도 전기차 시장의 장기 성장 추세는 지속될 전망”이라며 “2차전지 시장은 2025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이 50%를 넘는 고성장세를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박연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테슬라의 중국 공장 가동으로 원가 경쟁력이 대폭 개선됐고 이를 통해 판매가격을 공격적으로 인하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보조금, 높은 브랜드 인지도와 연료비 절감 효과 등을 감안하면 올해 중반부터 중국 전기차 판매량이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전체적으로 전기차 시장의 성장성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밸류에이션 멀티플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그는 “당분간 그린뉴딜 정책과 관련된 2차전지 기업들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언택트 소비·재택근무·미디어 ‘활짝’ = 코스피 2200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코로나 추이와 관계없이 앞으로 일상생활이 ‘코로나 이전으로는 되돌아갈 수 없음’을 인지해야 할 것 같다.

특히 비대면 중심으로 재편될 일상생활에 반드시 필요한 서비스들을 제공하는 기업들의 성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김민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재택근무, 엔터테인먼트와 원격교육 등의 비대면 서비스와 언택트 소비가 일상화되고 데이터의 중요성이 커질 것”이라 밝혔다.

언택트 소비의 경우 네이버의 성장이 두드러지고 있다. 올해 1분기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거래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6% 증가했다. 재택근무 솔루션에 대한 필요도 커질 전망이다. 카카오는 기업용 업무 플랫폼인 ‘카카오워크’를 올해 하반기 출시하고 B2B(기업-기업 간 거래) 솔루션 영역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금융과 개인정보를 결합한 마이데이터 사업에도 뛰어든다. 금융위원회의 마이데이터 사업 허가가 이뤄지면 개인동의를 기반으로 개인정보를 취합해 맞춤형 자산 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금융위는 6~7월 마이데이터 예비 컨설팅을 진행할 예정이다.

동영상 콘텐츠 분야도 1분기 예기치 못한 부진을 만회하며 장기적으로는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미디어와 광고 분야에서 제일기획, KT, 제이콘텐트리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제일기획은 중국 스타트업 기업 컬러데이터를 인수하며 빅데이터 분석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 소비 시장에서 2030세대 비중이 확대되면서 웨이보, 위챗 등을 활용한 소셜 마케팅이 중요해지고 있다. 컬러데이터는 지역·성별·연령대별 버즈(입소문)을 분석하는 기술을 보유한 업체로 시너지가 기대된다.

KT는 LG유플러스가 제공 중인 넷플릭스 서비스를 이르면 오는 9월부터 추진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윤곽은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이 나오는 9월 이후 드러날 전망이다. 다만 시즌 등 OTT에서가 아닌 LG유플러스처럼 IPTV를 통한 제휴 계약을 맺을 것으로 보이며 콘텐츠 강화를 통한 수혜를 꾀하고 있다.

제이콘텐트리는 8월 드라마 사업부문 제이콘텐트리스튜디오 물적분할을 앞두고 있다. 제이콘텐트리는 60.5% 지분을 보유한 JTBC스튜디오와 합병 예정으로 물적분할 이후 IPO 등 승부수를 던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레저·항공업종은 아직 관망해야, 우울감 여전 = 코로나19 사태로 지난 3월24일부터 4월20일까지 휴장했던 파라다이스의 5월 실적이 발표됐다. 5월 파라다이스 매출액은 298억 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51.2% 급감한 수치다. 코로나19 재앙의 결과다.

외국인 VIP 고객의 입국이 사실상 제한된 상태에서도 300억원 가량의 매출을 증명했다는 점은 매우 의미(?)가 있다는 말도 나오지만, 그럼에도 증권가의 전망은 여전히 부정적이다. 지인해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로 VIP의 온전한 매출 회복 시점이 불확실하고, 수요가 불명확한 상황에서 신규 공급만 늘어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마찬가지로 코로나 직격탄이 큰 항공업종에 대한 전망 또한 관망세다. 항공업종은 작년부터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이다 올해 초 코로나19가 퍼지며 급락을 면치 못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며 국제 여객 수요가 급감했고, 2차 유행 가능성으로 수요 회복 시점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다만, 국내에서 코로나19 진단키트 등 긴급수송물량이 늘어나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처럼 화물기를 운용하는 항공사의 수송량은 상대적으로 양호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악을 피했다는 안도감과 포스트 코로나로 가는 구조조정 기대로 항공업종에 대한 투자 관심이 늘고 있다”며 “양대 국적사는 화물 부문의 서프라이즈와 한발 빠른 자본확충으로 국내 저비용항공업계는 물론 해외 대형항공사(FSC)와의 경쟁 구도에서도 우위를 점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글로벌 화물 수요 감소가 지속하지만, 반도체 등 비대면 산업 관련 정보기술(IT) 품목과 바이오·헬스 품목의 수출이 양호했다”며 “일부 품목을 중심으로 전반적인 화물 수요는 6월에도 양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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