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보 외에 다른 청구 않기로 한 조항 있는데담보 대신 돈 달라는 호텔신라 주장은 억지”
29일 동화면세점에 따르면 김 회장은 지난 26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제17민사부(재판장 이상주 부장판사)에서 열린 주식매매대금 청구 소송 1심 재판 결과 호텔신라에게 788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것에 대해 항소하기로 했다.
이번 소송의 발단은 2013년 시작됐다. 호텔신라가 당시 김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롯데관광개발의 용산개발사업 부실 해결을 위해 600억원을 빌려줬는데, 3년 후 김 회장이 이를 상환할 수 없다며 담보로 설정돼 있던 동화면세점 지분 30.2%를 호텔신라에 가져가라고 요구했다. 호텔신라가 동화면세점 지분을 받을 경우 이 회사 최대주주가 된다. 호텔신라는 동화면세점 지분을 받을 수 없으니 돈을 내놓으라는 소송을 2017년 제기해 3년 여만인 지난 26일 1심 판결에서 승소했다.
김 회장 측은 “주식매매계약서상 명시적인 조항을 명백히 무시한 부당한 판결”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 회장이 주식 재매수를 하지 못할 경우 호텔신라는 김 회장에게 담보로 제공한 주식 외에 일체의 추가 청구를 하지 않도록 하는 조항이 있다는 것이다.
동화면세점은 “2013년 5월 체결된 주식매매계약에는 김 회장이 동화면세점 주식 19.9%를 호텔신라에 매각하되 호텔신라는 해당 주식을 되팔 수 있는 매도청구권과 이에 대한 담보로 주식 30.2%를 추가로 질권 설정하도록 돼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매매계약서 4조3항에는 매도청구권 행사에도 김기병 회장이 주식 재매수를 하지 못할 경우 담보로 제공한 주식이 호텔신라에 귀속돼 호텔신라가 전체 50.1%를 보유하게 되며, 호텔신라는 김 회장에 대해 일체의 추가 청구를 하지 않도록 돼 있다”고 덧붙였다.
동화면세점은 “이런 주식매매계약서상 명확한 규정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재판부는 호텔신라의 매도청구권 행사에 대해 주식을 재매수하지 않은 김 회장이 계약을 위반했다고 판결했다”며 “이는 재판부가 면세점 시장상황이 악화되자 계약서상 서로 합의한 담보 주식 대신 돈으로 달라는 호텔신라의 억지 주장을 일방적으로 받아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김 회장은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막내 여동생인 신정희 동화면세점 대표의 남편이다. 롯데관광개발 최대주주이며, 지난해 말 기준 동화면세점 지분 41.7%를 보유한 최대주주기도 하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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