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어 터진 최악의 상황서도 평정심 지켜글로벌 네트워크 활용한 신속 정확한 대처 눈길신 부회장 역할 지금부터···위기 뚫고 하이킥 차례
신 부회장이 지난 5월 인도와 충남 대산 공장에서 연이어 인명 사고가 발생하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지만 특유의 냉철함과 위기관리 능력을 발휘했다는 평가가 줄을 잇고 있다.
LG화학 내부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 인명 사고는 최악의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사건”이라면서 “신 부회장이 평소에 차분함을 잃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데 연이어 발생한 최악의 상황에서도 평정심을 잃지 않고 차분하고 발빠르게 대처하는 것을 보고 내심 대단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특히 인도의 경우 사태 해결에 몇년이 걸릴 수 있지만 신종코로나감염증-19(코로나19) 상황에서도 적극적인 상황대처는 칭찬할 만 하다”면서 “아무래도 신 부장이 재직했던 글로벌 기업(3M)에서 온갖 산전수전을 다 겪었고 특히 위기 상황을 많이 돌파한 경험이 있다보니 상황별 대처 능력이 생긴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어 “수시로 글로벌 인맥을 활용해 전화 통화하는 등 조언을 구하고 그렇게 얻은 것을 경영진과 면밀히 검토하는 모습에서 만만치 않은 내공을 느꼈다”고 치켜 세우기까지 했다.
실제로 신 부회장은 인도 공장에서 사상자가 발생하는 등 사건 추이가 심상치 않자 곧바로 내부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현장 지원단을 파견해 사고 원인 규명과 피해 복구에 나서도록 지시했다.
이후 곧바로 발생한 대산공단의 LG화학 촉매센터 사고 직후에도 곧장 서산시·롯데케미칼·현대오일뱅크 등과 함께 8700억원을 투자하기로 하고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투자는 규모와 상관없이 원천 차단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안전 강화대책을 내놨다.
재계 관계자들은 “LG화학을 비롯한 모든 기업이 안전사고에 만전을 기해도 1%의 가능성으로 사고가 발생할 수 있음을 인정한다”면서 “결국은 CEO(최고경영자)의 판단이 중요한데 신 부회장은 빠른 결정은 본받을만 하다”고 말했다.
어느 기업이든 어쩔 수 없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수 있는데 결국은 CEO의 발 빠른 대처와 수습이 선결 과제로 작동하며 이 부분에서 신 부회장의 경영능력을 높이 봤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신학철 부회장은 당시 “환경안전이 담보되지 않는 사업은 절대 추진하지 않고 현재 운영하는 사업도 환경안전 확보가 어렵다고 판단되면 철수까지도 고려할 것”이라며 “철저한 반성을 통해 모든 것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해 사업과 환경안전에서 이해관계자들의 신뢰를 한층 높여 나가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LG화학 내부에서 ‘사업 철수’까지 대외 메시지로 내놓는 것에 우려의 시선도 있었지만 신 부회장이 이를 고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부회장이 안전사고 발생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는 소신을 표출한 것으로 풀이된다.
LG화학은 현재 신 부회장 주관으로 각 사업본부장, CFO(최고재무책임자), CHO(최고인사책임자), 환경안전담당 등이 참석하는 특별 경영회의를 매월 2회 개최하고 있다. 이 회의에서는 ▲긴급 및 정밀진단 진행사항 점검 ▲투자검토에서부터 설치 및 운전단계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프로세스 혁신 ▲환경안전 예산 및 인사 평가체계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방안 등을 계획하고 실행 중이다.
LG화학 관계자는 “전 세계 40개 모든 사업장을 대상으로 고위험 공정 설비 긴급 진단을 하는 중”이라며 “외부 전문기관과 함께 정밀 진단도 진행한다”고 전했다.
지난해 11월 LG화학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된 신학철 부회장은 구광모 LG 회장이 처음 영입한 외부인사로 상징성이 높은 인물이다. 신 부회장은 취임 이후 중국발 저가 공세로 수익성이 낮아진 액정표시장치(LCD) 관련 사업을 정리하고 석유화학, 전지, 첨단소재 등 3대 핵심축 중심의 성장 전략을 내거는 등 체질개선에 공을 들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계열사 독립경영이 강한 LG그룹의 스타일로 봤을 때 만큼 신 부회장에 대한 평가는 지금부터 시작”이라며 “위기 속에서 신 부회장의 상황 대처는 신속하고 정확했다는 점에 이견이 없는 분위기”고 평가했다.
뉴스웨이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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