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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證, 옵티머스 보상 놓고 장고···“30%도 회의적이라는데”

NH證, 옵티머스 보상 놓고 장고···“30%도 회의적이라는데”

등록 2020.07.20 16:29

수정 2020.07.20 17:43

김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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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지급 비율 50% 저울질···한투처럼 70% 배상 어려울 듯피해자들, 국민청원·집회 열며 압박···금감원 책임론 부각23일 이사회서 결정, 문제는 배임 이슈 발생시 부결 될수도

NH證, 옵티머스 보상 놓고 장고···“30%도 회의적이라는데” 기사의 사진

“담당 PB(프라이빗뱅킹)들한테 물어보니 30% 선지원 안도 나왔다고 하네요. 그런데 그마저도 회의적이라는데”, “저 역시도 PB가 처음부터 30% 말했고 최대 50%는 힘들꺼 같다고 했어요”, “30% 이상이면 NH투자증권 스스로 불완전판매 인정하는 꼴이라, 힘들다네요. 현재 NH는 법적 책임은 없고 도의적 책임만 지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면서요.”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최대 판매처인 NH투자증권이 선지원 비율 안을 놓고 깊은 고민 중이다. 오는 23일에 있을 정기 이사회에서 투자자 유동성 공급 방안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인데, 앞서 먼저 배상한 한국투자증권처럼 ‘70% 보상안’은 힘들 것으로 전망되는 분위기다.

옵티머스 펀드 피해자들 증언(NH투자증권 각 PB들이 고객들에게 전한 말)에 따르면 현재 가장 유력하게 언급되고 있는 선지원 비율은 50% 내외가 될 것으로 전해진다. 그 중에서는 최소 30% 안팎으로도 거론되고 있는데, 이 마저도 회의적이라는 것이다. 50%가 됐든, 30%가 됐든 간에 한국투자증권처럼 (조건없이) 원금의 70%를 돌려주지 못하게 되면 옵티머스 피해자들의 불만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이미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 올리고, NH투자증권 본사와 금융감독원을 직접 찾아다 항의 집회를 하며 집단행동을 구체화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NH투자, 하나은행, 예탁결제원 등에 대한 민사소송을 제기하거나, 금감원에 분쟁조정을 신청하는 방식으로도 판매사들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최소 한투처럼 보상해줘라” 했더니 “법적 근거 찾기 힘들어” = “지난주 목요일에 NH투자증권 계좌 이용한 옵티머스 피해자들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와 회사 임원진과의 면담이 있었다. 당시 비대위에서는 전액 보상을 못한다면 최소 한국투자증권처럼 70%는 지급해달라고 했다. 그러더니 하는 소리가 ‘법리적인 근거를 찾기가 쉽지 않다‘라고 되묻더라.”

20일 NH투자증권 본사 앞에서 항의에 나선 옵티머스 피해자들의 불만은 날이 갈수록 거세지는 양상이다. 이들에 따르면 지난 16일 NH투자증권 임원진들과 옵티머스 보상안을 놓고 면담을 가졌으나 제대로 된 답변을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피해자 중 한 명은 “현재 가장 중요하게 거론되야할 배상안 자체도 없었고, 몇 %가 될지에 대해서도 아직 결정된 게 없다는 답변만 받았다. 그러면서 법적인 책임이 없다. 도의적인 책임만 있을 뿐이라는 말만 되풀이했다”고 말했다.

현재 이들이 원하는 보상안은 라임의 무역금융펀드 피해자들에게 진행된 것처럼 ‘전액보상’이다. 만일 전액보상이 힘들다면 앞서 한국투자증권처럼 원금의 70%라도 보상해줘야 한다고 강력히 항의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주 NH투자증권 임원들에게서 원하는 답변을 받지 못하자 위기감을 느낀 피해자들은 이날 NH투자증권 본사, 금감원, NH금융지주 등 앞에서 집회하며 전방위 압박에 나서기로 결단한 것이다.

이들 피해자들은 “같은 상품인데, 누구는 70% 보상해주고, 누구는 이 조차도 해주질 않으려 한다”라며 “NH투자증권은 상장사라는 이유로, 혹은 주주 가치에 위배된다며 배임 이슈가 불거진다는 이유 등을 들며 고객들이 원하는 최소한의 보상도 해주지 않으려 한다”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PB가 먼저 제안한 상품, 피해자 대다수도 70~90세 노년층 = “PB가 먼저 제안해서 괜찮은 상품이 있으니 옵티머스펀드에 투자하라고 제안하더라구요. 심지어 사모인지도 몰랐어요.”

옵티머스 피해자들이 더욱 분통을 터트리는 이유는 문제의 펀드에 가입하게 된 계기도 ‘고객들이 먼저 원해서가 아닌’ 바로 PB들이 먼저 제안했기 때문이라고 전해진다. 그도 그럴것이 문제의 옵티머스자산운용사는 금투업계에서도 널리 알려지지 않은 회사인만큼, 투자자들 입장으로서는 더욱 알 턱이 없다.

더욱이 펀드 투자금 중 30%는 70대 이상 노인들의 노후 자금인 것으로도 드러났는데, 60대와 70대를 합치면 전체의 절반이 넘는 53.6%에 달한다.

고령층이 부실 사모펀드 피해의 직격탄을 맞은 건 증권사 지점 PB들이 고객의 믿음을 담보로 판매를 적극 권유한 영향이 크다는 지적이다. 이 과정에서 상품의 위험성을 제대로 알리지 않아 불완전판매 논란도 불거지고 있는데, 이를 막기 위한 보호 대책이 필요하다는 말들도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NH투자증권 PB들을 비롯한 직원들이 옵티머스펀드 사태와 관련 투자자를 위한 보상안 결정이 명확하게 나오지 않자 대책마련 촉구에 나섰다.NH투자증권 PB들을 비롯한 직원들이 옵티머스펀드 사태와 관련 투자자를 위한 보상안 결정이 명확하게 나오지 않자 대책마련 촉구에 나섰다.

◆정영채 사장, 주주와 고객 모두 만족시킬수 있는 방안 찾기 골몰 = 옵티머스 사태가 터지자마자 책임 회피하지 않겠다는 정영채 사장. 그러나 보상안을 내놓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은 모양새다.

앞서 80% 선지급한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지주사이자 상장사가 한국금융지주 뿐이라, 김남구 부회장의 결정만 있으면 됐는데, NH투자증권의 경우 지주사 눈치도 있는데다 회사 자체가 상장사이다. 때문에 이사회를 거치는 절차가 있어 한국투자증권만큼 빠른 결단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

이사회는 오는 23일에 있을 예정인데, 보상 비율은 사측 관계자 누구도 모른다. NH투자증권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이사회 인원은 8명(박철 사외이사는 최근 일신상의 이유로 퇴사)인데, 정영채 사장은 그 중 한명이다. 명단을 보면 금감원 출신이 2명, 농협중앙회 출신이 2명, NH한삼인 출신이 1명 등으로 돼 있다.

문제는 이 보상안 안건이 이사회 자체에 안올라가거나, 올라가더라도 주주 가치 훼손이 심하다고 판단될 시 부결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결국 정영채 사장이 대표이사로서 적절한 보상안을 찾으려고 해도 주주가치와 투자자 모두를 만족시킬 만한 결정을 내리기에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그가 취임 당시부터 공들여 온 고객과의 신뢰가 이번 사태로 한순간에 잃어버릴 수도 있다는 점도 우려된다. 정 사장은 그동안 고객가치를 높이기 위해 증권업계 최초로 CCO(소비자보호최고책임자)를 독립적으로 선임하고 핵심성과지표(KPI) 대신 ‘과정가치 평가제도를 도입하는 등 금융소비자 보호에 앞장서 왔다.



현재 NH투자증권 내부에서도 옵티머스 보상안 마련 촉구가 한창 중이다. NH투자증권 노조는 사측이 직원과 고객들을 외면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달 29일에는 금감원 앞에서 옵티머스 사모펀드 사태 해결 촉구 기자회견을 가졌으며, 7월 7일부터는 본사 로비에서 천막 농성을 펼치고 있다.

◆3년 전에도 ‘펀드 사기’ 발각, 판매사보단 금감원 책임 더 커 = 3년 전(2017년)에도 이미 한번 발각됐다는 옵티머스의 펀드사기, 최대 판매사였던 NH투자증권이 정말 몰랐는지에 대한 의구심도 남아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판매사보다는 이미 부실이 드러난 운용사를 묵인해준 금감원의 책임이 더 크다는 말이 나온다.

옵티머스운용은 이미 3년 전에도 정부 기금을 끌어다가 ‘펀드 사기’ 행각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때도 국공채 같은 우량채에 투자한다고 사모펀드를 조성하고선 장외업체 사모사채로 자금을 빼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현재와 똑같은 방식의 사기 행각이다.

이 사건으로 당시 이혁진 대표가 물러나고 김재현 대표가 취임하게 된다. 하지만 문제는 또 있었다. 김재현 대표 역시 당시 233억원대 횡령 및 배임 혐의로 피소됐던 인물이었는데, 금융당국이 이를 문제 삼지 않았다는 것이다.

결국 금감원은 2018년 회계 기준으로 옵티머스운용사에 대해 ‘문제 없다’며 작년 3월 대주주 변경 승인을 내줬다. NH투자증권이 옵티머스운용사와 판매 계약을 맺던 시점은 작년 6월이다.

한마디로 횡령혐의가 있는 대주주를 묵인해 줬다는 금감원도 이번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또 사모펀드는 여타 금융상품보다는 규제에서 자유롭지만 여전히 금감원의 ‘사후 검증’ 절차를 받아야 하는데, 금감원이 이 (옵티머스) 펀드 대한 검증 절차를 제대로라도 했더라면 이런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지적도 만만찮다.

그럼에도 최근 윤석헌 금감원장은 라임펀드를 제외한 환매중단 펀드상품 투자자에 원금 100% 지급은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라임자산운용 사태와 같이 금융회사에 완전한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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