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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섭 한화에너지 부사장, 에이치솔루션 대표 올랐다

정인섭 한화에너지 부사장, 에이치솔루션 대표 올랐다

등록 2020.08.20 13:17

수정 2020.08.20 17:41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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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3세 소유회사-자회사 대표 겸직3년간 큐셀 글로벌 태양광 사업 담당하다 이동셀·모듈 판매 대신 발전소로 베트남 시장 공략에너지 사업 효율성 강화 등 기업가치 상승 의도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정인섭 한화에너지 대표이사(부사장)가 모회사 에이치솔루션 대표를 꿰찼다. 정 대표는 김동관 한화솔루션 전략부문장(부사장)이 이끌어온 태양광 사업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기반으로, 에이치솔루션 기업가치 확대라는 임무를 수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재계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 대표는 지난 5월 말 에이치솔루션 대표로 신규 선임됐다. 지난 3월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린지 2개월여 만이다. 2017년 10월부터 약 3년간 대표를 맡아온 최형철 에이치솔루션 경영관리팀장은 대표에서 내려왔지만, 사내이사는 유지한다.

에이치솔루션은 한화가 3세인 김 부사장,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 김동선 전 한화그룹 팀장이 각각 50%, 25%, 25%의 지분을 보유한 회사다. 한화시스템과 한화에너지, 한화종합화학을 직·간접적으로 지배하고 있고, 실질 지주사격인 ㈜한화 지분도 보유 중이다.

한화에너지 대표가 에이치솔루션 대표까지 겸하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류두형 한화솔루션 첨단소재부문 대표가 한화에너지 대표로 재직하던 당시에도 사내이사직만 수행했다.

모기업 임원이 자회사 대표로 이동하는 것은 일반적이지만, 자회사 대표가 거슬러 올라가 모기업 대표를 동시에 차지하는 경우도 흔하지 않다.

최 전 대표가 재무회계 전문가로 에이치솔루션의 재무건정성 향상을 이끌었다면, 정 대표는 친환경 에너지 사업간의 시너지 확대를 추진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1969년생인 정 대표는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보스턴대학교 경영학 석사학위(MBA)를 받았다. 그는 업종을 가리지 않고 수많은 기업에서 실무 경험을 쌓았다. 특히 오너가를 지근거리에서 보필한 점과 주로 베트남에서 근무한 이력이 눈에 띈다.

정 대표는 1995년 고(故)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비서실(수행비서)을 거쳐 2000년부터 2년간 KPMG 선임 컨설턴트로 일했다. 이후 한샘 인테리어 BU 직영 부문장과 벽산그룹 비서실장 겸 구조조정 본부장, 벽산건설 해외사업본부장(베트남) 등을 맡았다.

2009년에는 고 김우중 전 회장 3남인 김선용 벤티지홀딩스 대표가 최대주주로 있던 옥포공영과 코랄리스 인베스트먼트 임원을 역임했다. 당시 정 대표는 베트남 관련 사업을 진두지휘했다.

청와대에도 잠시 입성했다. 2010년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으로 일하다 정권이 교체되면서 한화그룹으로 영입됐다.

정 대표는 2013년 한화생명 해외사업팀장으로 근무했다. 정확한 직책은 베트남 사업 전략 태스크포스(TF)팀장이다. 2015년부터 약 1년간은 한화생명 전사혁신실 부실장으로 발령난 김승연 회장 차남 김동원 상무와 호흡을 맞췄다.

정 대표가 태양광 사업에 발을 들인 것은 2016년부터다. 해외 경험이 풍부한 그는 글로벌 시장에서 한화큐셀 입지 확대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베트남 산업구조에 해박한 지식을 보유한 현지 전문가다.

김 부사장은 일찌감치 ‘태양광 메카’로 불리는 베트남에 주목했다.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7%에 육박하지만, 에너지 인프라가 부족한 탓에 정부가 직접 태양광 사업을 육성했다.

하지만 정 대표는 3년 뒤인 2019년 한화에너지로 적을 옮겼다. 여기에는 베트남 태양광 시장을 점령하기 위한 고도의 전략이 깔려있다.

베트남 태양광 셀과 모듈 시장은 이미 저가 중국산 제품이 주도권을 잡은 상태여서 한화큐셀이 비집고 들어갈 자리가 마땅치 않았다. 그룹은 한화큐셀 대신, 한화에너지를 활용하기는 구상을 그렸다. 한화에너지는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해 전기를 직접 판매하거나 발전소 전체를 매각하는 방식으로 매출을 내는 만큼, 시장 공략이 한결 수월하다.

한화그룹이 완전한 지배구조를 갖추려면, 향후 에이치솔루션이 ㈜한화와 합병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하지만 두 회사간 자산규모 격차가 크기 때문에, 에이치솔루션 가치가 희석될 수밖에 없다.

자회사 덩치를 키우는 동시에, 에이치솔루션의 사업역량을 키우는 것을 대안책으로 삼은 것이다. 정 대표가 한화에너지에서 베트남 등 글로벌 태양광 사업 개척에 몰두하는 것은 이와 맥락을 같이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화 관계자는 “정 부사장의 에이치솔루션 대표 선임은 한화에너지와의 경영효율성을 강화하기 위해 목적”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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