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슈퍼, 성장 멈추고 적자 지속유통 플랫폼 BU 조직 개편 통해온·오프라인 사업 연계 시도
오랜 불황으로 소비자들은 지갑을 닫은 지 오래다. 그러다보니 지난해 유통업계는 유독 힘든 시기를 보냈다. ‘경기침체’에서 ‘소비위축’, 또 이로 인한 ‘수익감소’라는 현실에 직면하며 위기의식을 절실하게 느꼈다. 대외 환경도 최악으로 치달았다. 일본과의 무역갈등, 여진으로 남아있는 중국의 한한령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온라인 성장에 밀린 오프라인 시장은 급속도로 쪼그라들고 있으며, 정부는 규제 고비를 더욱 바짝 죄면서 업계를 옥죄고 있다. 이렇다 보니 유통사 마다 ‘리셋’만이 살 길이라며 특단의 조치를 강구하고 있다. 신년 긴급진단, 유통 ‘리셋’ 현장을 살펴본다.<편집자 주>
GS리테일은 GS그룹이 품은 유통기업이다. GS그룹이 건설과 정유·화학 부문이 주력인 만큼 GS리테일은 사업 초기 그룹 내에서 크게 눈에 띄지 않았으나 슈퍼마켓, 호텔, 뷰티 등 다양한 사업 시도로 존재감을 키워갔다. 문제는 주력 사업인 편의점을 제외하고는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편의점 키우고 호텔 밀고 = GS리테일의 가장 큰 무기는 단연 편의점이다. GS리테일은 2010년 백화점과 마트 부문을 매각한 후 편의점과 기업형슈퍼마켓(SSM)을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며 승승장구 했다.
실제로 2010년 3조4737억원이었던 GS리테일의 매출액은 2012년 4조3776억원으로 4조원을 넘어섰고 2014년 4조9624억원, 2015년 6조2731억원, 2016년 7조4020억원, 2017년 8조2666억원으로 계속 앞자리를 바꿔치웠다. 매출액은 2018년 8조6916억원, 2019년 3분기 누적 6조7661억원으로 최근 증가율이 다소 둔화 했으나 한동안 계속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에는 GS리테일의 편의점 GS25가 점포수 기준으로도 업계 1위에 올라섰다. 지난해 11월 기준 GS25는 점포 수 1만3899개로 CU(1만3820개)를 제쳤다. GS25가 1위 자리에 오른 건 1999년 LG25 시절 이후 20년 만이다. 지난해 12월 기준 점포수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폐점 수가 평월보다 적은 연말인 것을 감안하면 GS25는 1위를 유지한 것으로 추정된다.
계열사 GS건설로부터 받은 파르나스호텔도 최근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며 ‘효자’ 계열사로 자리매김 했다. GS리테일은 2015년 파르나스호텔의 지분 67.6%를 7600억원에 GS건설로부터 인수하면서 파르나스호텔을 계열사로 편입했다. 파르나스호텔은 2016년 8월 완공한 파르나스 타워의 임대와 함께 새 비즈니스 호텔 사업이 시작되자 이익이 큰폭으로 개선되며 GS리테일의 이익에 크게 기여하기 시작했다.
GS리테일은 파르나스호텔이 운영하는 호텔 내에 GS25를 입점시켜 시너지 효과도 봤다. 현재 서울 강남의 파르나스타워점을 비롯해 중구에 위치한 나인트리호텔점, 센텀호텔점, 라마다호텔점, 사보이호텔점 등 전국 호텔 및 근접 지역에 출점한 GS25 점포수만 30여 곳에 이른다.
◇안 그래도 적자인데···리브랜딩도 실패한 H&B·수퍼마켓 = 주력 사업들의 호실적이 이어지는 반면 야심차게 리브랜딩한 H&B스토어 랄라블라와 슈퍼마켓의 상황은 좋지 않다.
랄라블라의 시작은 GS리테일이 2005년 홍콩 AS왓슨과 합작으로 ‘왓슨스코리아’를 설립하면서부터다. 2017년에는 홍콩 AS왓슨 지분 50%를 인수하며 본격적으로 단독 경영에 나섰다. GS리테일은 가장 먼저 왓슨스 색깔 빼기에 돌입했다. 사내 공모전을 통해 ‘랄라블라’라는 새 사명을 도입했고, CI부터 간판 교체, 매장 리뉴얼까지 진행했다.
이후 랄라블라는 공격적인 매장 수 확대와 매출 증대를 목표로 내세웠다. 리브랜딩 첫해인 2018년 내에만 매장 300개를 출점하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그 해 매장수는 178개로 오히려 2017년 186개보다 13개 줄어들었다. 지난해에는 140개까지 쪼그라들었다. 기존 왓슨스보다 젊고 밝은 느낌의 CI로 고객 유입을 기대했지만 정작 소비자들에게 낯설다는 인상을 주며 외면 받았기 때문이다.
리브랜딩 후 실적도 악화하고 있다. 랄라블라는 2018년 1728억원의 매출을 거뒀으나 지난해 3분기 누적 1222억원에 머물러 연간 매출 감소가 확실시 된다. 2018년에는 254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냈는데 간판 교체와 인테리어 교체 등 대규모 정비에 따른 비용 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손실은 120억원으로 여전히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기업형수퍼(SSM)인 ‘GS 더 프레시(GS THE FRESH)’ 역시 고전 중이다. 매출액은 매년 소폭 증가하고 있으나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GS 더 프레시의 영업이익은 2015년 전년 대비 반토막 난 7억5900만원에 머물렀고 이듬해인 2016년에는 아예 적자전환해 161억원의 손실을 냈다. 2017년과 2018년에도 각각 132억원, 1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GS리테일은 지난해 초 기존 2005년부터 사용해온 브랜드명 ‘GS수퍼마켓’에서 GS 더 프레시로 리브랜딩하며 반전을 노렸으나 수익성은 더 악화했다. GS 더 프레시는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손실이 35억원 발생해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통합 플랫폼으로 온·오프라인 시너지 기대 = 새롭게 변신을 시도한 오프라인 채널들의 고전이 이어지면서 허연수 GS리테일 대표이사 부회장의 어깨도 무거워졌다. 편의점 역시 현재는 성장세가 높지만 출점 규제, 최저임금 인상, 업계 경쟁 과열 등으로 사업 환경이 점차 어려워지고 있어 허 부회장의 역할이 중요하다.
향후 허 부회장은 온라인 플랫폼 등 대체 채널을 발굴하고 이를 발판삼아 체질 개선에 나설 전망이다. 오프라인 성장 제동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온라인 사업과의 연계가 필수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동안 GS리테일은 오프라인 사업 중심으로 규모를 확대해왔다. 반대로 온라인 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는 의미기도 하다. 최근 GS리테일이 ‘GS25·GS THE FRESH·랄라블라’ 사업군을 통합한 ‘플랫폼 비지니스 유닛’(이하 플랫폼BU)을 설립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GS리테일은 플랫폼BU를 필두로 온·오프라인 사업 연계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현재 GS리테일은 이들 3개 사업군을 합한 총 1만4000여개 오프라인 매장을 온라인, 생활 서비스 등의 영역을 결합한다는 복안이다. GS리테일이 이들의 통합을 이끌기 위해서는 물류 사업을 강화해야 하는 과제도 안았다. 이를 위해 GS리테일은 지난 2018년 자본금 30억을 출자해 세운 자회사 GS네트웍스를 통해 물류 사업을 구축한 만큼 택배 서비스 사업에서도 수익 활로를 찾아야 한다.
뉴스웨이 변상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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